"홍대상상점에서 라면 먹고 갈래요?"… '특화매장 대박' 주역
서울 강남구 BGF리테일 본사에서 만난 황보 민 CU 가공식품팀 MD(상품기획자)가 라면 특화 편의점을 이 같이 설명했다. 편의점 CU는 K라면 돌풍에 발맞춰 지난해 12월4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 라면 특화 매장인 '라면 라이브러리'(CU 홍대상상점)를 오픈했다. 국내외 인기 봉지라면 100여종, 컵라면 120여종 등 200여종이 넘는 라면을 판매한다. 이곳의 라면 누적 판매량은 2만8000개로 하루 평균 판매량이 500개에 달한다. 매장의 라면 판매량은 일반 매장의 10배 수준이다.
홍대상상점은 매장 한 면이 모두 라면으로 채워져 있다. 전용면적 215㎡ 매장 내부에는 가로 6m, 세로 2.5m 크기의 총 100칸짜리 초대형 라면 전용 진열장이 설치돼 있어 라면 박물관을 연상케 한다. 일반 점포(30여종)보다 세 배가량 많은 구색을 갖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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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 MD는 "다른 회사에서 상품 기획을 5년 넘게 하다가 새로운 업무를 담당하게 됐는데 기획 일이 적성에 맞는 것 같아 지난해 10월 BGF리테일에 합류하게 됐다"며 "어떤 카테고리를 담당하든 항상 선두에 있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라면 특화매장 기획뿐만 아니라 '옥사부 짜장' 등 자체브랜드(PB) 상품 기획에도 참여했다.
트렌드를 이끄는 상품기획자로 활동하고 싶다는 그는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수시로 들여다본다. 황보 MD는 "맛집이나 팝업스토어를 자주 찾아가고 다양한 경험을 하기 위해 노력한다"며 "새로운 경험들이 색다른 아이디어를 떠오르게 한다"고 말했다.
라면특화 매장을 꾸리는 데는 한달가량이 소요됐다. 황보 MD가 직접 진열장 사이즈를 파악하고 빈틈을 메우는 방식으로 매장을 꾸렸다.
황보 MD는 "해외여행 과정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외국인들도 국내에 오면 한강에 가서 라면을 끓여 먹는 경험을 하고 싶다는 점을 파악해 특화 매장을 기획했다"며 "소비자들이 직접 라면을 끓이고 자신의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는 경험의 장소라고 보면 된다"고 홍대상상점을 설명했다.
홍대상상점에서 잘 나가는 라면은 비교적 '덜 매운' 상품이다. 지난 1월 기준(1~29일) 매출 상위 제품을 보면 부대찌개라면(농심)이 1위를 차지했고 안성탕면 순한맛(농심), 참깨라면(오뚜기), 미고랭(인도네시아 라면), 감자면(농심), 얼큰 장칼국수(농심) 순이다.
외국인이 덜 매운 제품을 찾으면서 라면 순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홍대상상점의 라면 매출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2%에 달한다.
황보 MD는 "다양한 맛을 즐길 수 있도록 계란이나 파, 치즈 등 각종 토핑을 안내 책자를 통해 소개하고 판매하고 있다"며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치즈가 가장 많이 나가고 계란, 핫바가 인기"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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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는 라면 특화 매장을 계기로 점포 확대 방침을 세우고 2호점을 물색하고 있는 상태다. 황보 MD는 홍대상상점에 이어 K라면 트렌드를 이어갈 만한 장소를 찾고 있다.
그는 "어딜 가든 특화매장을 볼 수 있도록 전국으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며 "라이브러리에만 들어가는 전용 상품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다"고 말했다.
CU는 해외에서도 라면 특화 매장을 확대할 방침이다. 2025년까지 몽골 500호점, 2028년까지 말레이시아 500호점을 달성해 1000호점 돌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는 카자흐스탄 1호점 오픈이 예정돼 있다.
황보 MD는 "고객들이 좋아하는 공간과 상품을 찾아야 한다는 건 숙제인 것 같다"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변화를 주면서 트렌드를 주도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문수 기자 ejw02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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