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호정의 컬쳐 쇼크 & 조크] <159> 꿈결에 들었던 포크 해변지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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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상 2관왕을 차지했던 펑크밴드 소음발광을 이끄는 강동수는 저러다 몸 상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심하게 열심히 하는 부산의 음악가다.
소음발광 외에도 펑크에 가까운 노이즈 팝 밴드 태평시간이란 밴드도 병행한다.
해변지하는 강동수의 또 다른 팀이다.
강동수 김성현은 해변지하 활동에 대해 별 부담 없이 천천히 즐기듯 진행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공연 뒤 좀 더 부담 갖고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결국 잔소리를 해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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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중음악상 2관왕을 차지했던 펑크밴드 소음발광을 이끄는 강동수는 저러다 몸 상하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로 심하게 열심히 하는 부산의 음악가다. 소음발광 외에도 펑크에 가까운 노이즈 팝 밴드 태평시간이란 밴드도 병행한다. 소음발광, 그린빌라, 우리들, 지니어스의 멤버들이 뭉친 부산 인디의 어벤저스 같은 팀이다. 두 밴드 다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성을 위해서라도 누군가는 반드시 지켜야 할 희소성 있는 사운드를 펼쳐 깊이 애정한다.
해변지하는 강동수의 또 다른 팀이다. 쟁글팝을 연주하는 부산 밴드 검은잎들의 키보드를 맡은 김성현과 함께 결성했다. 영어로 하면 Beach Underground. 비치보이스와 벨벳 언더그라운드, 두 전설적 밴드에서 따온 이름이다. 소음발광·태평시간과는 확연히 구별되는 몽환적 드림 포크 Dream Folk를 연주하는 혼성듀오다. 지난해 1월 3일 첫 EP ‘꿈연인’을 발표했다. 지난주 라이브클럽 오방가르드에서 처음 해변지하의 라이브를 접하고 결국 팬이 돼버렸다. 깊숙이 잠수하기 위한 심호흡 같이 느껴지는 노래들이다. 꿈결처럼 잔잔히 울리는 기타와 두 사람의 숨소리까지 선명한, 나지막한 목소리로 던지는 시적인 노랫말을 곱씹다 보니 저항할 방도를 찾을 새 없이 강제로 정화되어 버리는 기분이었다.
강동수가 제주도 여행에서 마른 수국 위에 앉은 개구리를 보고 만들었다는 ‘수국’을 들으며 그간 알게 모르게 마구 더럽혀진 내면을 정화하려면 이런 노래를 좀 더 자주 챙겨 들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무대에서 땀 뻘뻘 흘리며 폭발하듯 발악하는 모습으로만 기억했는데 이런 섬세한 감성을 숨기고 있었다니 강동수는 참 무서운 사람이다.
김성현의 목소리 역시 도파민 중독으로 산산이 부서진 집중력에 극약처방 같은 마성이 느껴졌다. 강동수 김성현은 해변지하 활동에 대해 별 부담 없이 천천히 즐기듯 진행한다는 식으로 얘기했는데, 공연 뒤 좀 더 부담 갖고 열심히 하길 바란다고 결국 잔소리를 해버리고 말았다. 공연 때 처음 들은 미발표곡들도 빨리 음원으로 만나고 싶은 욕심이기도 했고, 그저 나 좋자고 그런 것만이 아니라 현 인류에겐 이런 노래가 더 많이 필요하니 해변지하의 신보가 시급하다는 판단이 들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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