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아일랜드 "북아일랜드 안정 우선…통일 꺼낼 때 아냐"

최윤정 2024. 2. 6.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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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아일랜드 총리가 북아일랜드 안정이 양국 관계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북아일랜드의 통일 얘기를 꺼낼 때가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영국 총리실은 5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총리와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만나 "안정적이고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북아일랜드가 양국 관계에 막대한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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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정치 정상화 맞춰 양국 정상 벨파스트 방문
영국 총리와 북아일랜드 자치정부 수반 (벨파스트 AP=연합뉴스) 리시 수낵 영국 총리(오른쪽)가 5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의회를 방문해서 미셸 오닐 자치정부 수반(왼쪽 두번째), 엠마 리틀-펜겔리 부수반(오른쪽 두번째), 크리스 히튼-해리스 영국 정부 북아일랜드 담당 장관(왼쪽)과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2024.2.5 photo@yna.co.kr

(런던=연합뉴스) 최윤정 특파원 = 영국과 아일랜드 총리가 북아일랜드 안정이 양국 관계에 이익이 된다는 점을 확인하고 북아일랜드의 통일 얘기를 꺼낼 때가 아니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영국 총리실은 5일(현지시간) 리시 수낵 총리와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가 북아일랜드 벨파스트에서 만나 "안정적이고 효과적이고 성공적인 북아일랜드가 양국 관계에 막대한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수낵 총리는 "우선순위는 정부가 다시 운영되는 것"이라며 "이는 체제 변화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중요한 일상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바라드카 총리도 "통일에 관한 질문은 오늘 할 건 아니다"라며 "벨파스트 협정이 기능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북아일랜드 정치가 2년간의 교착을 끝내고 내각을 구성한 것을 축하하기 위해 이날 벨파스트를 방문했다.

북아일랜드에선 3일 미셸 오닐 신페인당 부대표가 자치정부 신임 수반으로 임명되면서 행정부가 구성됐다.

양국은 북아일랜드 영유권을 둘러싼 유혈 사태를 종식하고 현재의 평화 체제를 구축한 1998년 벨파스트 평화협정의 공동 보증국이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 (벨파스트 로이터=연합뉴스) 아일랜드 레오 바라드카 총리는 5일(현지시간) 북아일랜드 벨파스트 의회를 방문해서 미셸 오닐 신임 자치정부 수반 등을 만나고 있다.2024.2.5 photo@yna.co.kr

아일랜드 민족주의자로서는 처음으로 북아일랜드 신임 수반이 된 오닐은 전날 스카이뉴스에 10년 내 아일랜드와 북아일랜드의 통일에 관한 주민투표가 가능하다고 말하며 관심을 끌었다.

그러나 통일 문제를 본격화하기엔 행정부 장기 공백에 따른 북아일랜드의 당면 현안이 녹록지 않다.

공공부문의 임금 인상에 관한 결정을 내릴 주체가 없다 보니 의료진, 교사 등의 근로 여건이 악화했고 결국 지난달 역대 최대 규모로 공공부문 파업이 벌어졌다.

북아일랜드는 영국에서 병원 대기 인원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중앙 정부는 정치 정상화를 조건으로 공공 서비스 부문 개선에 33억파운드(약 5조5천억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북아일랜드 정치 파행은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에서 비롯됐다. 친영 성향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이 영국 본토와의 교역 장벽에 반대하면서 연정이 구성되지 못했다.

2022년 5월 자치의회 선거에서 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이 사상 처음으로 제1당에 올라섰지만 민주연합당은 연정에 응하지 않았다.

북아일랜드에선 평화협정에 따라 두 정당이 권력을 공유해야 한다.

지난달 말 민주연합당이 중앙 정부와 무역에 관한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에 합의하고 연정 복귀를 선언하면서 공백이 비로소 해소됐다.

이날 정상회담과 관련, BBC는 수낵 총리가 바라드카 총리가 만나긴 했으나 공동 기자회견과 같은 단합된 모습을 보이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수낵 총리로선 모처럼의 업적을 나누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그가 이날 아일랜드의 지지에 감사한다고는 했지만 영국이 과거 30년 분쟁 시기의 범죄를 면책하는 법안 제정을 강행하고, 아일랜드가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양국 관계가 껄끄러운 상황이다.

merci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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