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수소로 재활용…고효율 촉매 생산법 나왔다

이병철 기자 2024. 2. 6.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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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화학 산업의 필수품인 촉매의 생산 비용을 낮추면서 반응 효율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이 이끄는 연구진은 6일 고려대·경희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세계 최고 효율의 수소 생산 촉매를 개발해 폐플라스틱의 98%를 수소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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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S·고려대·경희대 공동 연구진
원자 분산 촉매 생산 비용 낮춰
촉매 1g으로도 수소 3.7L 생산
폐플라스틱의 98% 수소 전환에도 성공
기초과학연구원(IBS)과 고려대·경희대 연구진이 공동으로 개발한 '금속 분산 촉매' 제조 공정(위)과 전자현미경 사진. 산화물 지지체에서 산소를 분리한 후 그 자리에 금속 원소를 분산해 생산 비용을 절감했다./기초과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버려지는 플라스틱을 친환경 에너지원인 수소로 재활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 화학 산업의 필수품인 촉매의 생산 비용을 낮추면서 반응 효율까지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 올리는 데 성공한 것이다.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 오염과 온실가스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기후변화 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기대를 모은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입자 연구단장(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석좌교수)이 이끄는 연구진은 6일 고려대·경희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세계 최고 효율의 수소 생산 촉매를 개발해 폐플라스틱의 98%를 수소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촉매는 화학 반응에 필요한 에너지를 조절하는 물질이다. 반응 속도를 빠르거나 느리게 조절해 원하는 반응을 유도할 수 있어 화학 산업에서 필수적인 소재로 꼽힌다. 주로 금속으로 만들어지며 백금을 비롯한 귀금속계 촉매는 특히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비싼 가격으로 경제성이 떨어지고 반응 조건에 따라 금속 원자가 불안정해져 성능이 다소 떨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최근에는 원자를 개별적으로 분산한 ‘원자 분산 촉매’가 과학기술계와 산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촉매를 구성하는 모든 금속 원자가 반응에 참여해 효율을 높이면서 귀금속의 사용량을 줄일 수 있어 경제성도 개선할 수 있다. 다만 고온·고압 조건에서 만들어지는 만큼 복잡한 합성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한계도 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이찬우 IBS 나노입자 연구단 연구원은 “기존에는 금속 원자가 붙는 자리를 만들기 위해 지지체부터 합성하고, 금속 원자를 고정하는 ‘바텀업 합성법’을 사용했다”며 “원자 분산 촉매로 만들 수 있는 금속 원자와 지지체의 종류가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상온에서 원자 분산 촉매를 합성하는 방법을 개발해 이런 단점을 해결했다. 별도의 전기에너지나 열에너지 없이 햇빛만으로도 고성능의 촉매를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지지체로는 이산화티타늄(TiO₂)처럼 산소 원자가 포함된 산화물을 이용했다. 산화물에서 산소를 분리하자 내부에 빈 공간이 만들어졌다. ‘산소 결함’이라고 불리는 이 공간은 햇빛을 비추자 지지체 표면에 드러났다. 산소 결함에는 금속을 결합해 금속 원자를 표면에 균일하게 분포하게 했다.

연구진은 이같은 방식으로 수소 생산 ‘백금·이산화티타늄 촉매’를 만들고 성능을 평가했다. 그 결과, 1g의 촉매로도 1시간에 3.7L의 수소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효율이다.

폐플라스틱을 수소로 바꾸는 반응에도 촉매를 적용한 결과 40시간에 걸쳐 98%를 수소로 바꿀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플라스틱을 수산화칼륨 용액으로 녹인 뒤 촉매를 투입했을 때 나온 결과다. 가장 성능이 가장 우수한 기존 촉매보다 10배 이상 높은 효율이다.

현 단장은 “사용하는 지지체와 금속 촉매의 종류에 따라 광촉매, 열촉매로 다양하게 합성할 수 있다”며 “쉽고 빠르게 촉매를 합성할 수 있는 만큼 산업적 규모로의 확장이 용이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머터리얼스’에 이날 소개됐다.

참고자료

Nature Materials, DOI: https://doi.org/10.1038/s41563-024-01799-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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