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예능 보다 휴지 한통 다쓰겠네…“연애도 안하는데 결혼한 느낌”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
4% 시청률 찍으며 화제
헤어진 연인들의 2차전 다룬
티빙 ‘환승연애3’도 인기몰이
연애 안하는 사람들 대리만족
“네가 미안하다고 했으면 ‘환승연애’ 이딴 거 안 나왔어.”(‘환승연애3’ 출연자 주원)
실제 부부가 가상 이혼을 하는 MBN ‘한 번쯤 이혼할 결심’과 헤어진 연인들이 함께 출연해 새로운 출발을 하는 티빙 예능 ‘환승연애3’가 화제다. 헤어질 위기에 처했지만 잘해보고 싶은 부부와, 이미 이별했지만 미련이 남은 연인들의 이야기가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4일 방영을 시작한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은 부부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연예인 부부가 가상 이혼을 하는 관찰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1화 시청률 4.2%, 2화 3.5%, 3화 3.9%로 높은 시청률을 이어가고 있다.
스튜디오에서는 김용만·오윤아 MC와 노종언·양소영 변호사가 부부들의 갈등에 공감하고 때때로 조언을 제공한다. 이혜정·류담·정대세 등 가상 이혼의 당사자들도 스튜디오에 자리해 속내를 털어놓는다. 시청자들은 스튜디오 패널들과 함께 스타 부부들의 애환에 공감하고 비판할 수 있다.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 화제를 모으는 것은 이혼을 하거나 이혼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이혼 건수는 9만3000건으로 혼인 건수(19만2000건)의 절반에 달한다. OECD가 발표한 ‘한눈에 보는 사회 2019’에 따르면 한국의 조이혼율(인구 1000명당 이혼 건수)은 2016년 기준 2.1명으로 OECD 평균(1.9명)보다 높았고 아시아 국가 중 제일 높았다. 2022년의 조이혼율은 3.7건에 달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한국 사회에서 이혼은 더이상 특별한 사건이 아니지만 과거의 이혼 프로그램들은 외도 등 극단적인 내용을 다루거나 실제로 이혼한 남녀의 사례를 제시해 다소 무거웠다”며 “가상의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심각하지 않으면서도 현실 부부의 일상을 제시해 결혼 생활을 경험한 대중들이 공감할 포인트들을 짚어주는 것이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의) 인기 비결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환승연애3’의 매력은 청춘들의 겪은 과거의 연애 서사다. 누가 누구의 전 연인인지 당사자들 외에는 모르는 상황에서 전 연인으로부터의 택배, 자신의 전 연인을 소개하는 ‘X 소개서’, 전 연인과의 일대일 전화 통화 등의 이벤트가 이어지며 이전의 사랑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SNS를 통해 만난 연인부터, 대학 생활을 함께 한 명문대 커플, 13년을 만난 장수 커플까지 사연은 다양하다.
‘환승연애3’의 인기는 대리만족으로 설명된다. 각박한 생활로 연애와 결혼을 포기한 남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매력적인 젊은 남녀의 연애 이야기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것이다. 온라인 여론조사기관 피앰아이가 국내 20~69세 미혼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4.6%가 연애하고 있지 않거나 연애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명 중 2명이 연애를 안 하는 것이다.
김헌식 평론가는 “연애에 필요한 경제적, 시간적 자원이 부족해지고 젠더 감수성의 급격한 강조로 사회적 위험 부담이 증가하면서 연애 자체를 기피하는 청년들이 많다”며 “실제로 연애를 하기보다 연애 프로그램의 주인공들에 욕망을 투영하고 대리만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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