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사비 후임자는 '바르셀로나 영웅' 아들?

이솔 기자 2024. 2. 6. 0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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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MHN스포츠 이솔 기자) 리오넬 메시 이전, 바르셀로나를 밝게 비췄던 영웅의 아들이 바르셀로나 감독직에 도전한다.

5일(한국시간) 스페인 매체 아스는 바르셀로나를 지휘하는 사비 에르난데즈 감독의 후임자 중 한 명의 후보를 밝혔다.

공개된 후보는 놀랍게도 조르디 크루이프다. 성씨에서 알 수 있듯, 그는 '바르셀로나의 영웅' 요한 크루이프의 아들이다. 아버지에게는 미치지 못하지만, 조르디 크루이프 본인도 바르셀로나의 영웅으로 칭송받기 충분하다.

지난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바르셀로나에서 활약, 무려 54경기 3566분에서 11골 1도움을 기록한 바르셀로나의 영웅이다. 특히 당시 맨유로 이적하며 250만 유로라는 거금을 남겨주기도 했다.

사진=FC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

뜬금없이 왜 그의 이름이 나왔을까?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로 크루이프는 바르셀로나의 회장, 주안 라포르타와의 친분이 깊다. 매체는 그를 "라포르타의 절친한 친구"라고 소개하며 "라포르타와의 친밀함을 고려할 때, 크루이프는 다른 감독들에 비해 우위에 있을 수 있다"라며 이유를 들었다.

둘째로는 크루이프 본인의 의지다. 코치, 혹은 감독으로 복귀하기를 원하는 크루이프는 토트넘 홋스퍼의 스포츠 디렉터 직을 거절한 것을 시작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굵직한 제안들을 모두 거절했다.

그렇다면 그의 코칭 성적은 어떨까? 엄밀히 말해서는 '무난'했다.

지난 2017년 이스라엘의 리갓 하알 소속 마카비 텔 아비브를 감독했던 그는 1년간 50경기에서 29승 9무 12패를 기록, 평균 1.92점의 승점을 따내며 팀을 리그 3위에 안착시켰다.

그러나 이는 썩 긍정적인 성적은 아니었다. 직전 5시즌간 1위 아니면 2위를 기록했던 텔 아비브는 5년만에 3위 이하로 순위가 내려갔고, 결국 크루이프와의 이별을 택했다. 이별 직후 블라디미르 이비치 감독과 함께 한 텔 아비브는 2시즌 연속 무패 1위를 차지했다.

바로 다음 팀인 충칭 량장(당시 충칭 리판, 중국 슈퍼리그)에서는 46경기 14승 14무 18패, 평균 1.22점의 승점으로 고전했다. 부임 첫 해에는 13위를 기록했으며, 2년차에는 10위로 순위를 끌어올렸다. 그러나 답보 상태의 성적, 그리고 전임자었던 장외룡 감독(9위-10위)보다 못한 성적에 충칭 량장은 그 대신 장외룡 감독을 다시 데려왔다.

마지막 클럽 팀인 선전FC(2020-21)에서는 17경기 평균 1.47의 승점, 그리고 7승 4무 6패라는 무난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2020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리그가 취소됐으며, 21년에는 5경기에서 단 1패만을 거뒀음에도 뜻모를 이유로 시즌 전체를 치르기도 전에 구단과 이별했다. 정황 상 슈퍼리그를 덮친 '헝다 쇼크'로 인한 탈출로 추정된다.

유럽 1-2부리그 지도 경험이 없다는 점은 악재다. 특히 바르셀로나같은 초대형 구단은 감독 차이로도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랄프 랑닉 감독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감독했던 '랄프 랑닉'의 사레로도 이를 볼 수 있다.

랑닉은 임시감독으로 맨유에서 활약하던 당시 팀의 '역대급 기록'들을 새로 쓴 바 있다.

텐 하흐 감독이 새로이 역사를 쓰기는 했지만, 이전까지 맨유는 PL 재편 이후 21라운드까지의 경기에서 7위로 내려간 적이 딱 한번 있었다. 바로 '초보 감독' 데이비드 모예스 시절이다.

13/14시즌 맨유 감독직을 맡았던 모예스는 에버턴에서 보여준 뛰어난 성적으로 팬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해당 시즌 21라운드까지의 성적은 11승 4무 6패(승점 37), 35득점 24실점. 7위를 기록한 그는 쫒겨나듯 맨유에서 경질됐다.

랑닉 시절 맨유의 기록은 '최악'을 한 데 묶어놓은 '최악 종합 선물 세트'였다.

맨유의 21R 현재 기록은 7위, 승점 31(9승 4무 6패), 득-실차는 단 +3(30골 27실점)이다. 이는 역대 최저 등수(13/14 모예스), 역대 최저 승점(19/20 솔샤르)과 동률이다. 동시에 역대 최저 득실차 기록(19/20 솔샤르, +7)을 넘어섰다. 맨유가 얼마나 최악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지가 눈에 확연히 드러나는 상황이다.

7일 첼시전 승리 후 팬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에릭 텐 하흐 감독 사진=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구단 공식 SNS

현임 '정식' 감독 턴 하흐 또한 마찬가지다.

임시감독이었던 랑닉의 기록, '21R 7위'를 넘어서 그는 'PL 개편 이후 21R 기준' 역대 최저 순위(8위), 역대 최저 승점(32), 역대 최악의 골득실(-5), 최다 패배(9) 기록을 모두 작성하며 맨유의 역사를 새로이 쓰고 있다. 왜 감독을 잘 들여야 하는지를 똑똑히 볼 수 있는 사례다.

다만 크루이프가 정말 감독으로 부임하게 될 지, 그리고 그 성패는 어떻게 될 지는 알 수 없다. 울버햄튼의 명장이던 누누 산투가 토트넘에서는 '최악의 감독'이 됐듯, 텔 아비브에서는 '좋지 못한 성과'를 거뒀던 크루이프 또한 바르셀로나에서 충분히 성공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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