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되기 전 90분 안에 끝낸다'...클린스만호, 요르단전 특명

이석무 2024. 2. 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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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한국 축구대표팀 손흥민, 문선민, 김영권이 밝게 웃으며 훈련에 임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4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대표팀 선수들이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훈련장을 뛰며 몸을 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다음 경기는 120분이 아닌 90분 안에 끝내고 싶다”

기적 같은 역전드라마를 펼치면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 오른 클린스만호. 이제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라는 목표에 단 2경기만 남았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7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중동 복병’ 요르단을 상대로 대회 준결승전을 치른다.

△요르단 이기면 카타르vs이란 승자와 결승...체력 안배 절실

클린스만호는 토너먼트에서 2경기 연속으로 120분 혈전을 펼쳤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 모두 선제 실점 후 후반 추가시간에 동점골을 넣고 연장전 끝에 승리했다. 사우디전은 승부차기까지 갔고, 호주전은 연장 전반에 터진 손흥민(토트넘)의 결승골로 이겼다.

경기 내용은 만족스럽지 못했다.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투지 덕분에 기사회생했다. 분명히 죽은 것 같은데 기어코 살아나는 모습에 ‘좀비 축구’라는 별명을 얻었다.

다가올 4강전에선 ‘좀비’로 변하기 전, 90분 안에 깔끔한 승리를 거둬야 한다. 한국의 목표는 결승이 아니다.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이 유일한 목표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최대한 좋은 컨디션으로 결승에 올라야 한다.

한국이 결승에 진출하면 이란과 카타르의 4강전 승자와 우승 트로피를 놓고 대결한다. 중동 축구 최강을 다투는 두 팀이다. 누가 올라오더라도 한국에겐 껄끄러운 상대다.

이란은 오랜 시간 동안 한국의 천적으로 자리했다. 압도적인 피지컬을 바탕으로 한국을 괴롭혔다. 2022년 3월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전에서 2-0으로 승리하기 전까지 10년 넘게 이란을 이기지 못하고 3무 4패에 그쳤다.

개최국 카타르는 홈어드벤티지가 부담스럽다. 직전 대회에서 한국의 덜미를 잡은 팀도 카타르였다. 한국은 카타르와 역대 A매치 전적에서 6승 2무 3패로 앞서있다. 하지만 최근 3차례 맞대결에선 1승 2패로 오히려 열세다.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도 같다. 그는 “다음 경기는 120분이 아닌 90분 안에 끝내고 싶다”며 “한국 축구 팬들이 기다리는 아시안컵 트로피를 꼭 들어 올리고 한국에 가져가는 꿈을 꾼다”고 말했다.

△만만치 않은 ‘복병’ 요르단...핵심 공격수 부상 의혹은 희소식

한국은 요르단이 만만치 않은 상대임을 잘 알고 있다. 조별리그 2차전에서 요르단과 만나 1-2로 끌려가다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즈베즈다)의 슈팅이 상대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간신히 패배를 면했다. 요르단의 빠른 역습과 개인기에 한국 수비진이 크게 고전했다.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는 요르단 공격의 핵심인 무사 알타마리(26)다. 프랑스 리그1 몽펠리에에서 뛰는 알타마리는 요르단의 유일한 ‘빅리거’다. 한국전에선 골을 넣지 못했지만 말레이시아와 조별리그 1차전에서 2골을 터뜨렸다. A매치 54경기에서 14골을 기록할 만큼 골 결정력이 탁월하다.

다만 알타마리는 한국전을 앞두고 컨디션이 100%가 아니다. 요르단 대표팀에 따르면 그는 허벅지에 문제가 생겼다. 팀 훈련을 소화하지 못하고 개인훈련을 진행 중이다. 물론 연막작전일 수도 있지만 알타마리가 제대로 뛸 수 없다면 한국에겐 ‘희소식’이다.

그밖에도 요르단은 주전 선수 가운데 왼쪽 공격수 알리 올완, 센터백 살렘 알 아잘린이 경고 누적으로 나서지 못한다. A매치 125경기 출전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공격수 알 다르두르도 16강전 당시 다이렉트 퇴장으로 인해 3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아 출전이 불가하다.

한국도 수비진 핵심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다. 하지만 전력 손실 면에선 요르단이 더 심각하다.

오히려 한국은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팀이 단단하게 뭉치는 모습이다. 힘들게 올라오는 상황이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고 있다. 지금의 좋은 분위기가 2경기만 더 이어진다면 우승의 꿈이 현실로 될 수 있다.

이석무 (sport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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