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 놓쳤지만, 여자골프 미래 재확인..이효송, 김민솔, 양효진 '톱10'
김민솔 공동 5위, 양효진 공동 10위로 '톱10'
톱10 3명 한국이 유일..아시아 최강 재확인
박서진, 오수민, 김시현도 톱30으로 전원 컷통과
골프 여자 국가대표 이효송(16)이 4일 태국 파타야 시암 컨트리클럽 워터사이드 코스(파72)에서 열린 위민스 아시아 퍼시픽 아마추어 챔피언십에서 합계 16언더파 272타를 쳐 준우승했다. 경기 막판까지 선두 우전웨이(대만·18언더파 270타)를 추격했으나 아깝게 역전하지 못했다.
비록 기대했던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리지는 못했으나 이효송에 이어 국가대표 에이스 김민솔(18)은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쳐 공동 5위, 양효진(17)은 공동 8위(11언더파 277타)를 쳐 한국 선수 3명이 톱10에 들었다. 이번 대회에서 한 국가 선수 3명이 톱10에 이름을 올린 것은 한국이 유일하다.
여기에 함께 참가한 박서진(16) 공동 22위(5언더파 283타), 오수민(16) 공동 26위(4언더파 284타), 김시현(18) 단독 30위(3언더파 285타)로 한국 선수 6명은 전원 컷을 통과하며 톱30에 들었다. 한국 여자 골프가 여전히 아시아 최강임을 재확인할 만한 성적이다. 특히 톱10에 이름을 올린 이효송과 김민솔, 양효진의 성장은 가장 주목받고 있다.
이효송은 여자 아마추어 골프의 떠오르는 강자다. 할아버지를 따라 골프연습장에 갔다가 9세 때 골프를 시작했다. 처음엔 집 마당에 미니 골프연습장을 만들어 공을 때렸다. 창원 무학초등학교 시절부터 각종 대회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어 올려 주목받았다.
2022년 역대 두 번째 최연소 나이로 한국 여자 아마추어 선수권을 제패했고 지난해 2연패에 성공했다. 국내 여자 골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이 대회에서 연속 우승은 1986∼1988년 3연패를 했던 원재숙 이후 35년 만이자 역대 두 번째였다.
프로 무대에도 종종 출전한 그는 지난해 KLPGA 투어 OK금융그룹 오픈 공동 31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 공동 58위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무엇보다 이효송에게 더 큰 기대가 쏠리는 이유는 그가 이제 고등학생이 돼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경기를 마친 이효송은 “후반에는 괜찮았다. 전반 9홀에서 쇼트 퍼팅 실수가 있었다. 아쉽긴 하지만, 결과가 좋다. 만족한다”라며 “이번에는 우승 경쟁을 제대로 한 것 같아서 좋다. 다음에는 꼭 우승하겠다”라고 더욱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던 국가대표 에이스 김민솔은 이번 대회에선 공동 5위(13언더파 275타)를 기록했다. 순위만 놓고 보면 아쉬운 결과다. 그러나 2년 연속 톱5를 기록하며 정상급 실력자를 재확인했다.
김민솔은 골프 여자 아마추어 세계랭킹 5위다. 한국 선수 중에선 가장 높다. 오는 7월에는 프로 전향을 앞두고 있다. 2022년 강원도 원주시 오크밸리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그는 쟁쟁한 프로를 상대로 우승 경쟁을 펼쳐 공동 10위를 기록해 주목받았다. 이후에도 지난해 KLPGA 투어 DB그룹 한국여자오픈 공동 4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 공동 9위 등 출전하는 대회마다 수준급 성적을 거뒀다.
김민솔은 177cm의 신장을 앞세운 장타가 장점이다. 한국여자오픈에서는 300야드를 넘나드는 장타력을 과시하며 골프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일찌감치 잠재력을 인정받은 김민솔은 아마추어로 활동하며 이미 두산건설의 후원도 받고 있다.
6개월 뒤 프로가 되는 김민솔은 “이번 대회에서 느낀 점들을 보완하겠다”라며 “프로골퍼 전향 전까지 스윙을 다듬겠다. 열심히 준비할 테니 많이 기대해달라”고 포부를 밝혔다.
양효진의 상승세 또한 주목할 만하다. 그는 158cm의 크지 않은 체구지만, 드라이버샷 평균 220m에 정확한 아이언샷이 장점이다.
10세 때 골프를 시작한 양효진은 지난해 처음 태극마크를 달았다. 국제무대 경험이 많지 않지만, 이번 대회에서 공동 8위를 기록하며 무서운 성장 속도를 보여줬다.
국가대표가 되는 첫 번째 목표를 이룬 양효진은 올해는 아마추어 세계랭킹 1위, 그리고 내년에는 KLPGA 투어에 데뷔해 신인상을 차지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놨다.
주영로 (na1872@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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