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과정서 성매매 여성 나체 찍은 경찰관…항소심도 “위법한 증거”

노기섭 기자 2024. 2. 5.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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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단속 과정에서 동의 없이 촬영한 성매매 여성의 신체 사진을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2심에서도 유지됐다.

성매매 단속에 나선 경찰이 성관계 직후 나체 상태인 여성 A 씨와 성 매수 남성 B 씨의 사진을 동의 없이 촬영한 점이 인정된다며, 해당 사진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본 1심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이 판결은 법원이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성매매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첫 판단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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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심, 해당 사진 증거 배제 결정…성매매 여성은 국가 상대 손해배상 소송
서울중앙지방법원 전경. 법원 홈페이지

경찰이 단속 과정에서 동의 없이 촬영한 성매매 여성의 신체 사진을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법원의 첫 판단이 2심에서도 유지됐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강희석)는 지난달 31일 성매매 처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 사건의 항소심에서 A 씨의 사진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본 1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은 피촬영자의 의사에 반하는 사진 촬영이 강제수사에 해당해 법원이 발부한 영장에 의해야 함에도 법원으로부터 사전영장 또는 사후영장을 발부받지 않았다는 이유로 증거 배제 결정을 했다"며 "이러한 판단을 기록과 대조해 면밀히 살펴보면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간다"고 밝혔다. 성매매 단속에 나선 경찰이 성관계 직후 나체 상태인 여성 A 씨와 성 매수 남성 B 씨의 사진을 동의 없이 촬영한 점이 인정된다며, 해당 사진을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본 1심 판단을 유지한 것이다.

지난해 9월 1심 재판부는 "사진 촬영으로 인한 A 씨와 B 씨의 인격권 침해가 상당하다"며 해당 사진에 대해 증거 배제 결정했다. 이 판결은 법원이 성매매 단속 현장에서 성매매 여성의 동의 없이 촬영한 사진의 증거 능력을 인정하지 않은 첫 판단이어서 주목을 받았다. 촬영된 사진은 단속팀 소속 경찰 15명이 있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 공유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해 7월 경찰의 이런 행위를 인권침해로 판단하고, 경찰청장에게 성매매 단속 관련 규정과 지침을 제·개정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한편, A 씨는 "경찰이 사진 촬영뿐 아니라 성적 굴욕감을 느끼게 하는 언동과 함께 부당하게 자백을 강요하기도 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5000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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