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민, 故 이선균 언급 “유서에 저와 같은 얘기를 썼다더라”

언론 인터뷰서 “그분이 저랑 똑같은 말을 남겼다고 하더라. 많은 감정이 올라왔다.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추도하는 기도도 혼자 했었다”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1일 오전 경기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웹툰 작가 주호민씨가 자신의 발달장애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특수교사 A씨에 대한 유유죄 판결이 나온 후 언론 인터뷰를 통해 그동안 괴로웠던 심정을 털어놓았다. 특히 그는 극단적 선택을 할 생각으로 유서까지 썼으며 배우 고(故) 이선균씨의 것과 그 내용이 비슷했단 취지의 언급도 했다.

주씨는 지난 4일 공개된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 관련, “우리 사회의 민낯을 본 것 같았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를 통해 (장애인 인식에 대해) 포장돼 있던 게 벗겨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주씨는 “언론이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내고 본질을 왜곡하면서 여론이 불바다가 됐다”면서 “고통스러운 반년이었고, 판결이 나왔지만 상처만 남았다”고 심경을 털어놨다.

앞서 그는 선고공판 당일 트위치 생방송을 통해 “기사가 터지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아내에게 죽겠다고 말하고 유서를 쓰기도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관해 주씨는 이선균씨를 언급하며 “그분이 저랑 똑같은 말을 남겼다고 하더라. 많은 감정이 올라왔다. 개인적으로 알지 못하는 분이지만 추도하는 기도도 혼자 했었다”고 말했다.

수원지법 형사9단독 곽용헌 판사는 지난 1일 특수교사 A씨의 아동학대 혐의 1심 선고공판에서 A씨의 유죄를 인정, 벌금 200만원의 선고 유예 2년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난 2022년 9월13일 경기도 용인의 한 초등학교 맞춤학습반 교실에서 주씨의 아들(당시 9세)에게 “버릇이 매우 고약하다. 아휴 싫어. 싫어죽겠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 말하는 등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주씨 부부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담아 학교에 보냈고, 당시 녹음한 내용 등을 가지고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면서 수사가 시작됐다.

주씨 부부가 교사의 말을 몰래 녹취한 자료가 증거로 인정될지가 핵심 쟁점이 된 가운데, 재판부가 이를 인정한 것이다. 다만 주씨 부부는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것은 잘못했다고 인정했다.

재판부는 “해당 교실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고, 장애를 가진 소수 학생만 있는 만큼 달리 증거를 모을 방법이 없다”고 이유를 밝혔다.

한편, 특수교사 A씨 측 법률대리인 김기윤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는 5일 “법원에 6일 오전 항소장을 제출하기 전 기자회견을 통해 특수교사가 직접 입장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언론에 알렸다.

A씨는 주씨 부부가 아이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취득한 녹음 파일이 증거로 인정된 판결은 부당하며, 이로 인해 다른 특수교사들의 교육권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A씨의 기자회견은 6일 오전 10시30분 수원지법 민원실 앞에서 열리며 A씨와 김 변호사, 특수교사노조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