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먼저 치고나갈게요”…글로벌 형님들 주춤한 사이 질주하는 현대차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차의 이날 주가는 4.85% 오른 23만 8000원으로 마감됐다. 현대차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 3거래일 동안 22.3%가 올랐다. 이날 종가는 2021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주가다. 현대차의 이날 종가 기준 주가는 50조 3445억원으로 50조 2783억원에 그친 삼성전자우를 넘어섰다.
외국인들은 이달들어 1일에 82만 6747주를 순매수한 뒤, 2일에는 250만 5164주를 순매수한데 이어 5일에도 81만 1282주를 순매수했다. 3일 간 외국인이 순매수한 금액만도 9143억원을 넘는다. 3거래일 동안 1조원에 가까운 외국인 투자자금이 현대차 한 종목에 몰린 것이다.
현대차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최근 20% 넘게 올랐음에도 여전히 0.72배에 불과하다. 여전히 현대차의 시가총액이 장부가치의 70% 남짓에 머물고 있다는 얘기다. 윤혁진 SK증권 연구원은 “2024년 실적 가이던스와 주주환원 정책이 긍정적이었던데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으로 현대차의 저 PBR 매력이 부각되면서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경쟁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최근 들어 주가 모멘텀을 잃고 있다는 것도 현대차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도를 부각시켰다. 토요타의 대규모 부정이 적발된데다 테슬라가 부진한 모습을 보인 탓이다. 2009년 토요타의 대규모 리콜사태 이후 현대기아차 그룹의 폭발적인 성장이 이뤄졌던 시절의 데자뷔라는 평가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토요타는 미국을 제외한 모든 시장에서 충돌테스트 조작, 부품 교체 등으로 품질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토요타는 2025사업연도 판매 목표를 10%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윤 연구원은 “테슬라는 모델 3와 모델Y의 노후화와 AI사업 불투명성으로 주가가 부진하다”면서 “외국인의 입장에서는 현대차의 저평가 상황이 무척이나 매력적일 수 밖에 없고, 이번 매수세는 일회성 쇼핑이 아니라 판단한다”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도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했다. SK증권과 삼성증권이 목표주가를 29만원으로 상향했고, 메리츠증권과 교보증권은 28만원으로 올려 제시했다.
한편, 로이터에 따르면 현대차 인도법인은 250억~300억달러(약 33조3400억∼40조원) 규모로 기업가치를 평가받고 주식 일부를 상장해 최소 30억달러(약 4조원)를 조달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인도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해외 법인에선 처음으로 기업공개 추진이라는 광폭 행보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세계 3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에서 최대 판매 실적을 보이며 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현지 특화·중저가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 전략을 펼쳐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60만대 이상을 판매했다.
현대차는 1998년 인도 첸나이 공장에서 현지 특화 모델인 쌍트로를 생산하며 이 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인도 첸나이에는 현대차 제1·2공장이 있다. 중부 아난타푸르에는 기아 공장도 있다. 현대차는 지난해 제너럴모터스(GM)로부터 탈레가온 지역에 있는 공장을 인수하면서 생산 규모를 늘리고 있다.
인도 정부가 강력하게 전동화 전환을 추진하고 있어 현대차도 이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난 25년 동안 인도에서 누적 약 900만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두 회사를 합산한 인도 시장 점유율은 21.3%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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