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친환경 선박 수주 릴레이…뜨거워지는 ‘K조선의 봄날’
새 먹거리로 떠오른 고부가가치 선박…중 업체와 격차 벌릴 기회
HD한국조선해양, 독보적 수주…한 달 새 연간 목표 3분의 1 달성
화장실 악취의 주요인인 암모니아가 최근에는 친환경 선박의 연료이자 수소 저장·운송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화석연료를 친환경연료로 변경하려는 선주사들의 주문이 쏟아지는 가운데, 대다수를 국내 조선사들이 쓸어담고 있다.
5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은 총 15척으로 모두 한국 조선사가 수주했다. 업체별로는 HD한국조선해양 11척, 삼성중공업 2척, 한화오션 2척이다. 그동안 절대적 우위를 차지했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에 이어 조선업계에서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VLAC가 새로운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50년 해운사업 에너지 소비의 약 46%를 암모니아가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암모니아는 특유의 지독한 냄새로 그동안 주로 비료나 락스 등에 사용됐다. 최근에는 연소할 때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특성 덕에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떠올랐다. 암모니아는 차세대 연료로 꼽히는 수소의 저장·운송 수단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수소는 질소를 반응시켜 암모니아로 저장할 수 있다. 수소는 253도까지 온도를 낮춰야 액화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암모니아는 영하 33도에서 액화돼 더 경제적이다. 또 액화 암모니아는 액체 수소보다 저장밀도가 높아 같은 부피 대비 1.5배가량 많은 수소를 저장할 수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2050년 탄소중립’ 계획 발표에 따라 글로벌 선사의 친환경 선박 인도 시기가 가까워지면서 친환경 선박 연료 보급을 위한 운반선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연초부터 친환경 선박을 잇달아 수주하며 순항 중이다.
HD현대의 조선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연초부터 독보적인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지난달 4일부터 현재까지 유럽, 오세아니아, 아시아, 중동 소재 선사와 총 38척을 약 6조1500억원 규모로 수주했다. 이는 연간 수주 목표(약 17조원)의 34.4%로, 한 달 새 연간 목표의 3분의 1을 달성했다.
선종별로는 LNG 2척, 석유화학제품운반(PC) 15척, 초대형 액화석유가스(VLGC) 4척, VLAC 11척, 에탄운반선 1척, 액화이산화탄소운반선 2척, 탱커(액체화물을 선창 내에 그대로 싣고 운반하는 배) 2척, 해양설비 1기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VLAC 2척을 약 3150억원에 수주했다. 한화오션도 같은 달 오세아니아 소재 선사와 VLAC 2척을 약 3312억원에 수주하며 시동을 걸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체들의 기술력과 글로벌 선주사들과의 신뢰가 올해 초 수주 성과로 이어졌다”면서 “향후 몇년간의 일거리가 쌓인 만큼 기술 투자로 중국 업체와의 격차를 벌릴 기회”라고 말했다.
이진주 기자 jinj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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