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만들어 개발업체 지원…중국 지방정부 ‘부동산 살리기’

이종섭 기자 2024. 2. 5.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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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다 사태’ 위기 확산 방지
3조3000억원 규모 대출 집행
‘비구이위안’ 사업장 다수 포함

중국 지방정부들이 부동산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본격적인 시장 지원에 나서고 있다. 최근 홍콩 법원이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에버그란데)그룹에 대해 청산 명령을 내린 이후 부동산 위기 확산 방지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기준 중국 26개 성 170개 도시가 부동산 업체의 자금 조달을 지원하기 위한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상업은행에 제출했다고 신화통신이 5일 보도했다.

부동산 화이트리스트는 지방정부들이 시장 침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우량 부동산 개발업체나 개발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화이트리스트에 오른 기업은 은행들로부터 개발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받을 수 있는 자격이 부여된다.

지난달 말 각 지방정부가 작성한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는 모두 3218개다. 상업은행들은 현재까지 27개 도시에서 진행 중인 83개 프로젝트에 대해 총 178억6000만위안(약 3조3000억원) 규모의 대출을 실행했다.

앞서 중국 주택도시농촌건설부는 지난달 26일 “질서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 개발과 건설은 안정적인 시장 운영의 기초이며 인민의 중요한 이익과 관련이 있다”면서 각 지방정부가 자금 지원 대상 프로젝트 목록을 신속히 작성하고 합리적인 자금 조달 요구를 지원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한때 중국 2위 부동산 개발업체였던 헝다그룹이 지난달 29일 홍콩 법원으로부터 청산 명령을 받자 지방정부들이 시장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방정부들이 작성한 화이트리스트에는 지난해 일부 채무에 대한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면서 위기에 빠진 또 다른 대형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진행 중인 사업도 상당수 포함됐다. 비구이위안은 현재 자사가 허난성과 후베이성, 쓰촨성, 산둥성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30여개 프로젝트가 화이트리스트에 올랐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부동산 화이트리스트에 대해 “자금 조달 메커니즘 조정을 통해 부동산 기업의 자금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프로젝트 개발과 건설을 지원하며 부동산 시장의 안정적이고 건강한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이징 | 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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