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령 북아일랜드서 '아일랜드 민족주의자' 총리 탄생
[앵커]
영국령 북아일랜드에서 사상 처음으로 아일랜드의 통일을 내세우는 민족주의 정당 출신이 새 총리에 임명됐습니다.
북아일랜드 역사상 중요한 정치적 지각 변동으로 평가되는 일인데요.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한 세기 전 아일랜드가 독립할 때 본토에서 이주해 온 신교도들이 많았던 북아일랜드는 영국의 자치 정부로 남았습니다.
이후 북아일랜드에서는 신교도들의 연방주의 정당이 주도권을 잡아 왔습니다.
아일랜드 통일을 지향하는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은 2022년 선거에서 처음으로 다수당을 차지하면서 총리 지명권을 확보했습니다.
하지만 친영국 성향의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이 브렉시트 이후 생긴 무역 장벽에 불만을 품고 연정 구성을 거부하면서 의회와 행정부 출범이 2년 가까이 지연돼 왔습니다.
최근에야 영국 중앙정부와 합의한 민주연합당이 연정에 복귀하면서 신페인당의 미셸 오닐 부대표가 총리로 임명됐습니다.
<미셸 오닐 / 북아일랜드 신임 총리> "우리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순간입니다. 많은 사람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날입니다. 제 부모님과 조부모님 세대는 민족주의자가 총리 자리에 오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을 겁니다."
오닐 총리는 아일랜드 독립을 위해 무장 투쟁을 벌였던 아일랜드공화국군, IRA 집안 출신입니다.
아버지는 IRA의 일원으로 수감된 전력이 있고, IRA에 속해 있던 사촌은 영국 공군 특수부대에 살해됐습니다.
북아일랜드의 유혈 분쟁을 종식하고 평화 체제를 구축한 벨파스트 협정 이후 정치에 입문한 오닐 총리는 평화를 강조해 왔습니다.
다만 아일랜드 통일을 위한 투표는 비현실적이라는 영국 정부의 전망에는 이의를 제기했습니다.
<미셸 오닐 / 북아일랜드 신임 총리> "영국 정부가 언급한 내용에 절대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겁니다. 제가 선출된 건 이 섬에서 일어나고 있는 변화를 보여줍니다. 그건 좋은 일이고 건강한 일입니다. 이런 변화는 우리 모두에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오닐 총리는 '기회의 10년'이라고 언급하며 그 안에 통일을 위한 주민투표를 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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