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대기표…공공산후조리원 입실 ‘하늘의 별 따기’
[앵커]
인구 소멸 위기를 겪고 있는 지방에선 분만 병원뿐 아니라 산후조리원도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분만 취약지에서 어렵게 출산 병원을 찾아야 하는 산모들은 몸조리를 위한 산후 조리원 찾기에도 내몰리고 있습니다.
갈 수 있는 조리원이 사실상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공공조리원 밖에 없기 때문인데요.
조리원 입실을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하는 지방의 임산부 관리 실태를 정재훈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번호표가 붙은 의자에 사람들이 줄지어 앉아있습니다.
휴가를 내고 온 남편부터, 아이와 함께 온 만삭의 임신부까지, 매달 첫째 주 월요일만 되면 충남의 유일한 공공산후조리원에서는 새벽부터 이런 진풍경이 펼쳐집니다.
[성○○/충남 홍성군 : "새벽 3시부터 기다리고 있어요. 많이 힘들죠. 지금 한 9시간 10시간째 기다리고 있어요."]
한 달에 예약할 수 있는 조리원 방은 단 8개뿐, 산후조리원이 아예 없는 인근 시·군 임신부들에겐 조리원 입실이 너무나 간절합니다.
[임송/충남 보령시 명천동 : "제가 사는 곳에 산후조리원이 없고, 가장 근처에 있는 곳이 공공산후조리원밖에 없어서 이쪽으로 어쩔 수 없이 꼭 와야 하는 부분이 있었습니다."]
인기 비결은 무엇보다, 저렴한 비용입니다.
2주에 182만 원, 민간 산후조리원의 절반도 안 됩니다.
저소득층이나 다태아, 다문화가정 등은 여기서 또 절반이 감면됩니다.
[최정훈/홍성의료원 산부인과 과장 : "아무래도 저렴하기 때문에 많은 분이 오시고, 제한된 입원실 때문에 산모 수요를 충족시켜드리지 못하는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새벽부터 줄을 서야 하는 이용자들은 공공 산후조리원이 더 늘어나길 바랄 뿐입니다.
[박미영/충남 보령시 내항동 : "많이 생겨서 저 같은 혜택을 많은 산모님이 이용하실 수 있으면 저출산 문제도 조금 해결되지 않을까."]
자치단체도 추가 설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지만 부족한 예산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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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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