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안 한 동성 커플도 사회보장 혜택”…국제앰네스티, 대법원에 법률의견서
국제앰네스티가 5일 동성 커플 소성욱·김용민씨가 제기한 ‘동성 파트너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 행정소송을 심리 중인 대법원에 법률의견서를 냈다. 동성 결혼 인정 여부와 무관하게 동성 커플에게도 사회보장 정책에 평등한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국제앰네스티는 의견서에서 동성 결혼이 인정되지 않아도 동성 커플에게 동등한 사회보장 혜택을 적용한 해외 판례를 제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유럽인권재판소가 ‘이탈리아의 동성 파트너 가족 단위 거주허가 발급 거부는 성적 지향에 의한 차별’이라고 결정한 판례, 홍콩 법원이 ‘타국에서 법적으로 결혼한 동성 커플에 부여되는 고용 및 세제 혜택을 이성 커플과 동등히 누려야 한다’고 본 판례 등을 제시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성적 지향만을 근거로 동성 커플의 보험상 피부양자 지위를 거부하는 것은 평등권 및 사회보장권 침해”라며 연금 수령과 관련한 해외 판례도 제시했다. 미주인권재판소가 사망한 동성 파트너의 연금 수령권 부정은 미주인권협약 위반으로 본 사례, 유럽연합 사법재판부가 연금수령권이 결혼한 이성 커플에게만 인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사례 등이다.
장보람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동성 배우자에게 이성 배우자와 같은 권리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며 “한국 정부는 당국에 구속력이 있는 국제인권협약에 명시된 권리를 보장·보호할 의무를 진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헌법 제6조 1항는 일반적으로 승인된 국제법규가 국내법과 같은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한다.
2021년 소성욱씨는 국민건강보험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2020년 소씨가 동성 파트너 김용민씨의 피부양자로 자신을 등록한 사실이 언론보도로 알려지자, 건보공단은 소씨의 피부양자 자격을 취소했다. 소씨는 2022년 1월 1심에서 패소했으나 지난해 2월 2심에서 승소했다. 건보공단이 상고해 대법원이 사건을 심리 중이다.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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