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영그룹, 자녀 출산 직원에 1억씩 장려금
이중근 회장 “지원금 면세 혜택 주면 기업들 참여 가능성”
부영그룹이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자녀에게 현금 1억원을 지급한다고 밝혔다. 민간기업이 자체적으로 내놓은 저출생 지원책 중 1억원의 파격적인 장려금을 지급하는 것은 부영그룹이 최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5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진행된 시무식에서 2021년 이후 태어난 직원 70명의 자녀 1인당 현금 1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에 따른 지원 규모는 총 70억원이다.
이 회장은 “해당 정책을 앞으로 계속 운영할 것”이라며 “국가로부터 토지가 제공된다면 셋째까지 출산하는 임직원 가정은 출생아 3명분의 출산장려금이나 국민주택 규모의 영구임대주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대한민국은 현재의 출산율로 저출생 문제가 지속된다면 20년 후 국가 존립의 위기를 겪을 것”이라며 “저출생에는 자녀 양육에 대한 경제적 부담, 그리고 일과 가정생활 양립의 어려움이 큰 이유로 작용하는 만큼 파격적인 장려책을 도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영그룹은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장려금 제도 외에 자녀 대학 학자금 지급, 직계가족 의료비 지원, 자녀 수당 지급 등의 복지제도를 운영 중이다.
이날 시무식에서는 최근 아이를 출산한 직원이 소개됐다. 지난달 3일 아이를 출산한 손정현 주임은 “아이를 낳고 기른다는 게 경제적으로 얼마나 어려운지 출산 전후로 걱정이 많았는데, 회사의 파격적인 지원 덕분에 앞으로 둘째도 계획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그간 구상해온 ‘출생장려금 기부면세 제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2021년 1월1일 이후 출생아에게 개인이나 법인이 3년간 1억원 이내로 기부하면, 지원받은 금액을 면세 대상으로 하고, 기부자에게도 기부금액만큼 소득·법인세 세액 공제 혜택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이런 제도가 뒷받침된다면 개인이나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금 모으기 운동’처럼 저출생 위기를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50여년간 임대주택 사업을 해 온 이 회장은 영구임대주택 공급 방안에 대해선 “현행 민간임대주택 제도는 임대와 분양의 성격이 혼재된 분양 대기 임대주택제도라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으며, 분양 전환을 앞두고 하자 문제가 기획적으로 사용되는 등 무주택 서민 주거안정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거불안과 하자갈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거주만을 위한 영구임대주택 건설에 민간을 참여시켜 주택시장을 영구임대주택 30%와 소유주택 70%로 개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지원 기자 yjw@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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