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한마디에 훈련장 빵 터졌지만... 요르단전 3대 불안 요소는
“영권이형! 머리를 갖다 대야죠!” 축구 대표팀 주장 손흥민(32·토트넘)이 지난 4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훈련장에서 몸풀기를 위한 공 뺏기를 하다가 주전 수비수 김영권(34·울산)에게 핀잔을 주자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전까지는 2연속 연장전 여파 탓인지 분위기가 무거웠는데 손흥민 한마디에 화기애애해졌다. 그러나 정상 훈련보다는 회복 훈련 위주였다. 호주전 주전 11명과 교체 출전한 이재성(32·마인츠)은 회복 훈련에 집중했다.
이제 대표팀은 7일 0시(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요르단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4강전을 치른다. 국제축구연맹(FIFA) 23위인 한국의 객관적 전력은 요르단(87위)보다 한 수 위다. 축구 통계 전문 매체 옵타도 승리 확률을 분석한 결과 한국(69.6%) 손을 들어 줬다. 요르단과 역대 A매치에서 한국은 한 번도 진 적이 없다. 3승3무.
방심은 금물이지만 이렇다 보니 일단 4강전 한국 최대 목표는 연장전 차단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16강전, 호주와 8강전 모두 후반 추가 시간 동점 골을 넣어 ‘좀비 축구’라는 훈장도 달았으나 A매치 122경기를 뛴 손흥민도 “2경기 연속 연장전을 치른 건 선수 생활 동안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그만큼 피로가 많이 쌓였다. 한국이 결승에 오르면 마주칠 이란(21위)이나 카타르(58위) 모두 만만찮은 팀이다. 결승전은 4강전 4일 뒤에 열린다. 체력을 최대한 아끼는 게 중요하다.
물론 요르단이 쉽게 넘을 수 있는 상대는 아니다. 이미 조별 리그 2차전에서 고전 끝에 2대2 무승부를 거뒀다. 그나마도 계속 뒤지다 후반 추가 시간 자책골을 유도한 덕분이었다. 요르단 역습에 수비가 허둥지둥댔다. 웅크리고 있다가 틈이 보인다 싶으면 측면을 파고들어 빠르게 공격하는 요르단 전술에 애를 먹었다. 한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호주전에서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다. 아직도 역습에 대한 뚜렷한 파훼법을 찾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요르단 선봉은 무사 알타마리(27·몽펠리에). 요르단 내 유일한 유럽파다. 위력적인 왼발로 지난 경기에서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이번 대회 2골을 넣었다. 역시 이번 대회 2골 2도움을 기록 중인 야잔 알나이마트(25·알아흘리)도 경계 대상이다. 알나이마트는 한국과 2차전에서 두 번째 골을 넣은 주인공이다. 이 두 선수 활약을 등에 업고 요르단은 아시안컵 최고 성적인 4강으로 진군했다.
알타마리는 이강인(23·파리 생제르맹)과 같이 프랑스 리그앙에서 뛰고 있다. 같은 왼발잡이다. 하지만 지난 맞대결에선 명암이 갈렸다. 이강인은 요르단전에서 공을 잡자마자 수비수 2~3명이 달려드는 바람에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알타마리는 측면과 중원을 넘나들며 한국 진영을 위협했다. 평점 매체 풋몹은 2차전에서 알타마리에게 7.5, 이강인에게 6.8점을 줬다. 사실상 판정패를 당했던 이강인은 이번 경기에서 설욕을 노린다. 한국은 지난 요르단전에선 부상으로 황희찬(28·울버햄프턴)이 빠졌는데 이번에는 선발로 나설 전망이라 공격진 중량감은 사뭇 달라진다.
경고 누적 결장 선수 타격은 매한가지다. 8강전까지 옐로카드 2장을 받으면 다음 경기에 못나오는데 한국 수비 중추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가 그렇고, 요르단은 공격수 알리 올완(24·알 사말)과 수비수 살렘 알아잘린(36·알파이살리)이 빠진다. 김민재 대신 나설 것으로 보이는 정승현(30·울산)이 얼마나 공백을 메워줄지가 변수다.
위르겐 클린스만(60·독일) 한국 감독은 5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알다시피 우리는 조별 리그에서 요르단에 두 골을 내줬다. 그들은 정말 잘했다. 우리는 공격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우리는 많은 드라마를 겪었다.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요소를 얻었다. 이제 자신감으로 경기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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