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도 “거대 양당의 집단 이기주의” 반발…통합 논의 속도 붙을 듯
제3지대 신당들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4월 총선에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통합형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하자 거대 양당이 2020년 총선에 이어 또다시 위성정당을 만든다고 비판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로 회귀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는 불만도 나왔다. 거대 양당이 비례 의석마저 싹쓸이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제3지대 신당 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고심 끝에 준위성정당’이라고 발표했는데 고심의 흔적도 보이지 않고 직무유기였다”고 비판했다. 이준석 대표는 위성정당 창당을 추진 중인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겨냥해 “평생 법과 원칙을 강조하면서 살아왔던 검사정권이 어떤 판단을 할 것인지 볼 것”이라고 했다.
이낙연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제3의 소수세력들을 ‘관제 민주당’으로 끌어들여 의석을 늘리고 궁극적으로는 국회를 양당 카르텔 독과점 구조로 왜곡하겠다는 것”이라며 “민주당의 이기주의, 거대 양당의 집단 이기주의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SNS에 “의석 몇석을 더 얻자고 헌법 질서의 근간을 이루는 선거제도를 이렇게 누더기로 만들어도 되는가”라고 밝혔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 결정으로 개혁신당, 새로운미래, 새로운선택 등 제3지대 신당 통합 논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역구 의석을 얼마나 확보할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3개 신당이 각자도생해 전국 정당 득표율을 나눠 갖는 것보다 하나로 합쳐 비례 의석이라도 최대한 얻자는 계산 때문이다. 이준석 대표는 “빅텐트 참여 의지가 있는 정당들에 있어서 존속 정당으로 두고 정당한 분담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진보진영 군소정당 간에도 입장 차이가 나타났다. 기본소득당, 열린민주당, 사회민주당 창당준비위원회가 모여 만든 선거연합정당 ‘새진보연합’은 즉각 환영한다며 통합형비례정당에 참여할 의사를 밝혔다. 용혜인 새진보연합 상임대표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2대 국회가 이뤄내야 할 개혁과제를 중심으로 수평적이고 호혜적인, 그리고 개혁적인 연합을 구축하자”고 했다.
녹색정의당은 병립형으로 회귀하지 않은 것을 환영하면서도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지 여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대표는 SNS에 “최악은 피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탁지영 기자 g0g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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