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시장 찾은 韓 "이재명 말 못믿어" vs 李 "정권심판해야"

조성은 2024. 2. 5.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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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경동시장 방문 "상생모델, 모두에게 좋은 것"
이재명 양동시장 방문 "불평등·불균형 해소해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왼쪽)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설 명절을 앞두고 전통시장을 방문하며 민심 잡기에 나섰다. 두 사람은 지지 호소와 함께 서로를 향한 비판도 이어갔다. /이동률 기자·뉴시스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여야가 설 명절을 앞두고 민심 잡기에 들어갔다. 5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험지인 서울 동대문구를 찾아 집중 공략을 시도했다. 선거제도를 마무리지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텃밭인 광주를 찾아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한 위원장과 이 대표는 각각 서로를 겨냥한 기싸움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해 민심을 청취했다. 지난 2일 경기 구리시와 3일 김포시를 방문한 데 이어 세 번째 민생행보다. 모두 야당 세가 강해 국민의힘 험지로 분류되는 지역으로, 한 위원장은 열세인 수도권 민심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한 위원장은 시장 인근의 유명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취재진과 만나 "설 명절을 앞두고 경기가 굉장히 안 좋다"며 "저희가 더 노력하겠다는 마음, 그리고 미안한 마음을 갖고 왔다"고 했다. 그는 해당 카페가 판매되는 제품 하나당 300원씩 상생기금으로 경동시장 상인회에 기증하는 것을 언급하며 "이런 식의 상생 모델은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 "우리가 하는 정책들은 공약과 동시에 실천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야당을 견제했다. 한 위원장은 "저희는 온누리상품권을 2배로 늘린다고 말씀드렸다. 그외에도 저희가 준비하는 공약이 있다"며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을 내고 실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설 명절 연휴를 나흘 앞둔 5일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청과물시장·경동시장을 방문해 시장 상인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이동률 기자

이 대표를 겨냥한 비판도 이어갔다. 한 위원장은 이날 오전 이 대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를 결정한 것과 관련해 "이 중요한 선거제도가 이 대표 마음에 달려있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국민이 모두 이 대표가 마음을 바꾸면 거기에 따라야 하나. 이건 민주주의가 아니다"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비례대표 제도와 관련해서 2020년께부터 2024년 2월 오늘까지 이 대표가 얼마나 말이 바뀌었는지 한번 비교해 봐 달라"며 "도대체 이 대표가 하는 말을 어떻게 국민이 믿을 수 있겠는지 저는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선거제 마침표를 찍은 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의 텃밭 광주를 방문해 5·18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등을 약속하며 민심을 다졌다. 일각에서는 호남을 기반으로 한 '이낙연신당'의 바람을 잠재우려는 의도라는 해석이 나왔다.

광주 양동시장에서 상인들과 간담회를 연 이 대표는 민생을 강조하는 한편 정권심판론을 부각했다. 그는 지난해 자신이 '신용 대사면'을 먼저 제안했다는 점을 거론하며 "(당시) 여당에도 촉구했는데 아무 소식이 없더니 최근 여당에서 갑자기 공약이라고 들고나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절박한 상황에 처한 국민의 삶을 놓고 이번에도 '표를 주면 해줄게'라고 기만, 소위 정책사기를 하는 것을 보고 참 못됐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신용 대사면 같은 건 (정부·여당이) 결단하면 된다. 어느 수준까지 할지 정하고 결정해서 사인하면 되지 않냐"며 "지금이라도 공약하지 말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에 정부·여당이 나서서 실천해 주길 부탁드린다"고 촉구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후 설 명절을 앞두고 광주 서구 양동시장을 찾아 상인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그는 골목상권이 어려운 이유를 부의 불균형·불평등으로 지목하며 "(정부가 불균형·불평등을) 악화시키는 정책을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대표적인 것이 지역화폐 예산"이라며 "소비형태가 대형유통·대기업으로 몰리는데 지역화폐 예산을 수천억 하면 수조 원 효과가 나고 세수도 늘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러니 일선 전통시장이나 지역 상권·자영업자가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 대표는 "권한을 가진 정부·여당이 잘못된 국정 기조를 바꿀 것 같지 않다. 결국 죽비를 빼야하지 않겠느냐"며 "그래서 이번 총선이 중요하다. 집권여당이 이런 식으로 가면 안 된다는 생각에 심판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통화에서 "명절을 앞두고 여야가 으레 '민생행보'라고 전통시장을 방문한 것이다. 공약을 얘기하고 있지만 아직은 선명성 경쟁 수준"이라며 "선거가 다가오면 본격적인 공약 차별화 경쟁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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