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인공적으로 만들 수 없는 혈액…타인 살리는 생명줄"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입니다.
촌각을 다투는 응급환자 처치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적시에 혈액을 공급하는 건데요.
요즘 헌혈자가 많이 줄면서, 적정 혈액 보유량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대한적십자사 엄재용 헌혈증진국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봅니다.
국장님 어서 오세요.
헌혈량에 따른 우려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그렇다면 오늘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혈액 보유량 얼마나 됩니까?
엄재용 국장 / 대한적십자사 헌혈증진국
적혈구제제 기준으로 보유량 5일분 이상을 적정 수준으로 보는데요.
오늘 0시 기준으로 혈액 보유량은 5.7일분으로 현재는 적정 수준입니다.
하지만 혈액 수급 위기 단계에 근접한 상황이고 이번 주말부터 설 연휴에 들어가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들의 헌혈 참여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1, 2월에는 학교 방학, 해외여행 ,연초 각종 행사 그리고 설 연휴와 추운 날씨 등으로 헌혈에 참여하는 분들이 많이 줄어드는데요.
특히 올해는 잦은 눈과 추운 날씨의 영향과 함께 고교생 개인 헌혈이 대입 봉사활동 실적에 미반영됨에 따라 10대 헌혈자 감소한 것도 영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설 연휴 응급상황에 대비해서 미리 확보가 상당히 중요한 상황인데요.
그렇다면 시민들이 헌혈을 하면 어떤 절차를 거쳐서 공급이 되는 겁니까?
엄재용 국장 / 대한적십자사 헌혈증진국
네, 헌혈자분들로부터 체혈된 모든 혈액은 해당 지역 15개 혈액원으로 운송된 후 적혈구, 혈소판, 혈장 등 혈액 제제로 제조되어 제제별 적합한 보관 조건에 맞춰 저장 관리되는데요.
그 중 적십자 혈액검사센터의 혈액 검사 절차를 거쳐 문제가 없는 안전한 혈액만 의료기관의 요청에 따라 공급을 하게 됩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과거와 비교했을 때 헌혈하는 분들이 계속 줄고 있다는 인식이 있지 않습니까?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엄재용 국장 / 대한적십자사 헌혈증진국
저출생, 고령화에 따른 헌혈인구 감소로 전체 헌혈량은 감소 추세에 있는데요.
특히 2020년 코로나 전염병 확산으로 헌혈량이 급감하여 2019년 261만여 건이었던 헌혈량이 2021년에는 242만여 건까지 감소하였다가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접어든 지난해에는 254만여 건으로 코로나 전염병 확산 직전 연도인 2019년 대비 97.2% 수준까지 회복한 상태입니다.
서현아 앵커
조금 전 저출생 언급을 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이 청소년 인구가 줄면서 미치는 영향도 있을까요?
엄재용 국장 / 대한적십자사 헌혈증진국
네, 그렇습니다.
헌혈을 처음 참여하는 연령대인 10대의 헌혈 참여율이 급감하여 향후 혈액 수급에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데요.
지난 2019년 75만여 명이었던 10대 헌혈 건수는 지난해에는 47만여 명까지 감소하였고 점유율도 28.9%에서 18.5%로 10% 이상 감소하였습니다.
특히 2024학년도 대입부터 헌혈을 포함한 개인 봉사활동 실적이 반영되지 않고 헌혈의 경우 연간 학교 교육에 반영된 학교 내 단체 헌혈만 인정하면서 해당 정책이 적용되는 2021년 입학 고교생부터 헌혈 참여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데요.
2023년 고교생 헌혈 실적은 27만여 건으로 2019년 54만여 건 대비 약 49.9%가 감소했고요.
특히 헌혈의 집을 방문하여 참여하는 개인 헌혈의 경우 2019년 22만여 건에서 지난해 8만여 건으로 63.3%가 감소하였습니다.
개인 헌혈 봉사활동에 대입 미반영이 지속된다면 향후에도 계속해서 헌혈 참여 감소에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서현아 앵커
네, 감소 추세가 상당히 가파르네요.
그렇다면 일반인들이 혹시 이 헌혈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부분도 있을까요?
엄재용 국장 / 대한적십자사 헌혈증진국
네, 그렇습니다.
헌혈하다 전염병 등의 감염을 염려하시는 분들이 계신데요.
혈액백, 체혈침, 소독물품 등 헌혈에 사용되는 모든 체혈용 소모품은 일회용 멸균 처리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걱정을 하지 않으셔도 되고요.
현혈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 같은 인식이 일부 있는데요.
우리 몸에 있는 혈액량은 남자는 체중의 8%, 여자는 7% 정도, 우리 몸 전체 혈액량의 15%는 비상시에 대비해 여유를 가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헌혈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우리 몸의 조혈 기능에 따라 혈액량은 일정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므로 건강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그리고 오직 건강한 사람만이 헌혈에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헌혈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은 건강하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현아 앵커
헌혈을 통해서 감염이 되는 일은 없다 기억해 두시면 좋겠네요.
대한적십자사에서 헌혈 늘리려고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신답니다.
몇 가지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엄재용 국장 / 대한적십자사 헌혈증진국
그렇습니다.
전국 15개 혈액원에서 지역 여건과 시기에 맞는 다양한 기념품과 이벤트를 준비하여 헌혈을 권장하는 프로모션을 진행을 하고 있고요.
다회 헌혈자분들을 대상으로 문화 행사를 실시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헌혈자분들이 존중받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헌혈유공패', '헌혈 유공자의 집 명패' 증정 등 다양한 헌혈자 예우제도를 개발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요즘과 같은 헌혈 감소 시기에는 헌혈자분들께 참여를 요청하는 문자를 발송하고 TV나 라디오와 같은 미디어를 통해 국민 여러분들의 헌혈 참여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헌혈을 확대하기 위해서 우리가 또 해야 할 노력이 있을까요?
엄재용 국장 / 대한적십자사 헌혈증진국
실질적인 헌혈 증진을 위해서는 헌혈에 참여하는 헌혈자분들을 존중하고 예우받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질 필요가 있는데요.
헌혈 공가 제도, 공공시설 이용료 감면 등 헌혈자분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부여된다면 헌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질까 생각되고 있습니다.
현재도 많은 지자체에서 헌혈 장려를 위해 헌혈자분들께 지역 상품권 등 지역 특성에 맞는 기념품을 지원해 주고 일부 지자체에서는 주차료 감면, 무료 독감 예방접종 등 헌혈자 예우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요.
이런 제도들이 조금 더 확산되고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2024학년도 대입부터 연간 학교 교육에 따른 단체헌혈을 제외한 개인헌혈이 봉사활동으로 인정되지 않게 되었는데요.
학생들이 직접 헌혈의 집에 방문하여 참여하는 개인헌혈이야말로 진정한 자발적 봉사활동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교육적인 측면에서 개인헌혈을 장려하고 제도적으로 봉사활동은 인정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네, 생명을 지키는 헌혈, 마지막으로 덧붙이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엄재용 국장 / 대한적십자사 헌혈증진국
혈액은 인공적으로 만들 수가 없고, 사람이 헌혈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환자들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생명줄이고, 나의 헌혈로 누군가의 생명을 살릴 수 있듯이 나와 우리 가족도 누군가의 헌혈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헌혈이 우리 이웃과 서로 나누고 같이 행복해질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 생각을 하시고 국민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헌혈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서현아 앵커
헌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널리 확대돼서 응급의료 안전망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국장님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