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학교 인력·공간 대책 없어"…교원단체 반발

유효송 기자 2024. 2. 5.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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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올해 2학기부터 희망하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모두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봐주는 '늘봄학교'를 전국에서 시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단체가 한목소리로 반발하고 나섰다.

늘봄 프로그램 운영 주체와 공간을 학교 안으로 집중시키는 방향은 결국 교원의 부담을 늘릴 것이란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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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늘봄학교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있다/사진=뉴스1

정부가 올해 2학기부터 희망하는 초등학교 1학년 학생은 모두 오후 8시까지 학교에서 돌봐주는 '늘봄학교'를 전국에서 시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교원단체가 한목소리로 반발하고 나섰다. 늘봄 프로그램 운영 주체와 공간을 학교 안으로 집중시키는 방향은 결국 교원의 부담을 늘릴 것이란 점에서다.

5일 전교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해부터 교실 겸용 금지, 학교 수업과의 원천 분리를 위해 지방자치단체 이관을 비롯한 각종 요구 사항을 제시했으나 교육부 실행계획에는 별도 대책이 담기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학교 리모델링, 모듈러 교실 설치, 교사 연구실 확충 등 방안을 제시했으나 장기적으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방안이기에 당장 늘봄학교를 시작하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어쩔 수 없이 임시방편으로 기존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데, 학교 내 공간들은 수업을 마치고 학생들이 떠난 뒤에도 수업준비와 교사 업무를 위해 필요한 공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장에서 발생하고 있는 교사에게 업무 전가, 방과후 사고에 대한 책임 소재에 교사를 어떻게 보호할지 대책을 내놓지 않았다"며 "저녁 석식비를 지원해줘도 지역에 따라 학교 주변 식당이나 편의점 등 식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없는 경우가 많다"고 비판했다.

전교조는 "학교에 부담을 주는 늘봄학교 정책은 저출생 문제의 해법이 될 수 없다"며 "학교 안에 집중된 사회적 돌봄 기능을 지역사회로 분산시켜 지자체 이관 및 협력 체계를 구축하라"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돌봄지원실장에 교감과 전문직을 포함하는 방안은 당초 대통령 업무보고 때 밝힌 '교원과 분리된 늘봄학교 운영' 원칙을 뒤엎은 것"이라며 "작은 학교가 많은 도 지역의 경우 사실상 교감이 늘봄지원실장을 맡게 된다면 그게 무슨 교원 분리 운영체제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소규모 학교 등 여건상 어려운 학교를 위해 교감 겸임을 열어놓은 것"이라며 "어떠한 경우이든 교감의 부담을 현재보다 크게 줄여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들 또한 정규 전담인력을 충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본부는 "늘봄학교가 교육부의 목표대로 추진되기 위해서는 늘봄학교 1곳 당, 정규 전담인력 1명 이상 배치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며 "정규 전담 인력 충원이 없이, 지금처럼 늘봄학교가 졸속적으로 추진된다면 학교 현장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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