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배워야 돼요?"…'파격' 외국인 작전코치, 선수들도 처음이라 궁금하다
[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일본어로 해야 돼요? 통역 형이 코치님이랑 3루에 있을 수 있나?"
두산 베어스 야수들은 올해 새로운 작전코치로 고토 고지 코치가 선임되자 놀라워했다. 사실 외국인 코치 자체가 낯선 것은 아니다. 두산에서만 살펴봐도 고토 코치를 비롯해 세리자와 유지 배터리코치가 1군 선수단과 함께하고 있다. 세리자와 코치와 고토 코치 옆에는 항상 일본어 통역 직원이 함께한다. 훈련할 때는 물론이고 더그아웃에서도 코치와 선수들이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통역 직원은 늘 두 코치 가까이에서 대기한다. 그러나 경기 중에 3루 베이스로 나가 있어야 하는 작전코치를 외국인에게 맡기는 것은 꽤 파격적인 선택이다. 경기 도중 긴박한 상황에서 소통의 우려가 있을 수 있어서다. 고토 코치는 지난해까지 두산에서는 타격 파트만 맡아왔다.
두산에서 작전을 가장 많이 수행하는 편인 외야수 조수행은 "고토 코치님이 작전코치를 맡으신 게 적응이 안 된다. 계속 타격코치님으로만 계시다가 갑자기 작전코치를 하신다고 하니 실감이 안 난다. 3루에 계신 걸 본 적이 없으니까. 그래도 경기 중에는 3루 코치님보다는 1루 코치님과 대화를 더 많이 하는 편"이라며 소통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바라봤다.
내야수 강승호는 "타격코치로 계실 때는 통역 형이 계속 따라다니면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3루에서 고토 코치님을 만나면 소통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걱정이 있긴 하다"며 스프링캠프를 통해서 걱정이 해소되길 바랐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고토 코치가 새로운 자리에서도 충분히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믿었다. 이 감독은 "(지난해 작전코치였던) 정수성 코치가 빠지면서 3루가 비었다. 고토 코치는 일본에서 4년 정도 작전코치를 한 경험이 있다. 적임자로 생각했다. 올해 베이스 크기도 바뀌고 조금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하려면 3루 코치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토 코치는 지난 1일부터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진행하는 1군 스프링캠프에서 원활한 소통을 최우선 목표로 선수들을 지도하고 있다. 지난 3일에는 베이스 러닝 훈련을 이끌면서 고토 코치가 생각하는 주루 플레이를 선수들에게 설명하기도 했다. KBO는 올해부터 도루 시도가 더 많아질 수 있도록 베이스 크기를 확대하기로 했는데, 고토 코치는 직접 새로운 규정에 맞는 크기로 간이 베이스를 직접 만들어 훈련에 활용하기도 했다.
고토 코치는 새로운 보직과 관련해 "일본에서는 자주 맡았던 보직이다. (요미우리 자이언츠) 2군에서 3~4년 정도 작전코치를 했다"며 "작전코치는 작전을 성공시키는 게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실수를 하지 않게 준비시키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실수를 하면 멘탈이 흔들리게 되니까. 작전코치는 선수들의 실수를 줄이는 게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소통을 걱정하는 선수들의 고민을 전해 들은 고토 코치는 "선수들이 일본어를 배우면 된다"고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이어 "선수들이 걱정할 정도니까. 그런 불안을 떨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1군은 물론이고, 2군도 작전과 관련해서는 똑같은 용어를 영어로 사용하게 통일할 것이다. 그런 규칙을 만들어 가는 게 내가 당장 해야 할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지난해 처음 부임했을 때부터 선수들에게 한 베이스 더 가는 공격적인 야구를 강조했다. 한 베이스가 더 가는 전략이 도루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두산은 지난해 도루 133개로 리그 2위에 올랐다. 대신 도루성공률은 73.5%로 7위에 머물렀다. 그만큼 많이 시도했다는 뜻이다.
올해도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한다. 1군 스프링캠프에 신인 외야수 전다민을 포함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전다민은 조수행, 이유찬, 김태근 등과 마찬가지로 발이 매우 빠른 선수로 분류된다. 이번 캠프에서는 전다민이 대주자로 활용할 만한 센스가 있는지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고토 코치는 "아웃카운트는 한 이닝에 3개밖에 없다. 그런데 베이스는 4개가 있다. 아웃카운트 하나가 사라질 때 주자가 똑같은 베이스에 머물면 득점할 확률이 떨어진다. 아웃카운트 하나에 한 베이스라도 더 가는 것을 추구하는 이유다. 그런데 선수가 기세가 없으면 용기를 갖고 한 베이스를 더 가지 못한다. 그런 자신감을 가지라고 선수들에게 항상 이야기한다"고 했다.
지난해 10월 19일 창원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을 복기하면서 선수들이 추구해야 할 방향을 강조했다. 고토 코치는 "작년에 NC와 와일드카드결정전 때 무사 2루에서 타자였던 허경민이 1루 쪽으로 강하게 쳤고, 2루주자는 3루로 갔다. 포스트시즌이 아니더라도 그런 플레이가 돼야 한다. 그런 작은 것부터 시작하고 싶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득점력이 높을 수 있도록 선수들을 돕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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