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돋보기] 경산, 2천 년 전 비밀 풀다
[KBS 대구] 사적으로 지정된 경산 임당동과 조영동 고분군.
2천 년 전 고대 왕국인 압독국의 유적입니다.
1980년대부터 16차례에 걸쳐 발굴조사가 펼쳐졌습니다.
천 7백여 기의 무덤과 2만 8천 점에 달하는 유물은 고대왕국의 비밀을 푸는 열쇠입니다.
특히 259개체의 인골을 확보한 것은 세계적으로도 이례적입니다.
고분군 일대가 암반 지질이어서 비교적 썩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겁니다.
덕분에 최신 과학기술을 통해 무덤의 주인공 6명의 얼굴이 복원됐습니다.
또 순장 풍습의 실체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습니다.
주곽의 주인과 함께 매장된 두 명의 여자아이는 부곽에 순장된 성인남녀의 딸인 것으로 확인된 겁니다.
이밖에 당대의 사람들이 무엇을 먹었는지, 어떤 질병을 앓았는지, 그리고 신분에 따라 어떤 신체적 차이가 있는지 등을 밝혀냈습니다.
[김용성/한빛문화재연구원 조사단장 : "천 년간에 걸쳐서 층층이 형성된 유적입니다. 특히 무덤 속에서 나오는 많은 유기물과 인골은 사람들의 당시 생활 모습을 아주 잘 보여준다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많은 유기물과 인골이 출토된 유적은 세계적으로도 아주 드물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산시와 영남대는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기본연구를 통해 이 같은 성과를 냈고, 2028년까지 심화연구를 계속합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 등 국내외 기관 9곳과 공동 연구합니다.
인골을 통해 얼굴뿐만 아니라 전신을 복원하고 압독국 중심집단과 주변 집단의 관계 등 당대의 생활 모습을 그려 낼 계획입니다.
[정인성/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 "묻힌 사람들의 가족관계나 친족 관계나 이런 것들을 미루어 짐작할 뿐이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거든요. 그렇지만 최신 과학기술, DNA 분석, 이런 것들은 그런 것들을 알아낼 수 있게 만들었다는 것이죠. 그래서 지금까지의 고고학 연구의 흥미 요소들을 두 단계, 세 단계 더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압독국의 문화유산을 한 자리에서 보여 줄 임당유적 전시관.
228억 원을 들여 내년에 개관할 예정입니다.
고인돌과 동식물 자료 등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경산 사람들의 2천 년 전 삶의 풍경을 복원하려는 것이 특징입니다.
또 임당 유적에서 출토된 돔배기와 꿩고기, 복숭아를 주제로 체험형 공간을 연출할 계획입니다.
[박장호/경산박물관 학예연구사 : "(임당유적 전시관은) DNA 분석이나 얼굴 복원 등을 통해 만들어진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와 그 사람들이 먹었던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들을 함께 이야기로 만들어서 쉽게 관람객들한테 전달할 수 있도록 만들 전시관이어서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특별한 전시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경산시는 기존의 시립 박물관과 삼성현 역사 문화관을 서로 연계하는 역사 문화도시를 설계하고 있습니다.
임당유적과 관련한 국제 학술대회를 준비하며 세계적 석학들과 접촉 중인 가운데 각별한 관심과 참가 의사를 보이고 있다며 성공을 자신하고 있습니다.
[조현일/경산시장 : "더 연구하고 더 발굴하고 고증사업도 더 할 생각입니다. 그래서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 관광객들이 올 수 있게, 역사 고증 자료로 쓸 수 있게, 세계적 문화유산으로 우뚝 설 수 있게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2천 년 전 삶의 실체를 찾아 나선 경산.
과거의 비밀이 미래를 살릴 열쇠로 보고 있습니다.
KBS 뉴스 김영재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
김영재 기자 (cha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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