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PBR 테마주도 `옥석가리기`… "키포인트는 주주환원 의지"
유동성·수익성 등 실질 PBR 유의
이달 중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최근 주식시장의 관심이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주'에 쏠리고 있다. 당국은 이들 종목을 지원할 구체적인 방안을 아직 내놓지 않았다. 하지만 관련주로 꼽히는 주요 종목의 주가 변동성이 벌써부터 커지고 있다.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 중에서도 PBR 개선 여력과 의지가 있는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저 PBR 종목'으로 꼽히는 은행 업종 주가는 혼조세를 보였다. 기업은행(2.72%)과 우리금융지주(0.48%)는 상승했다. 반면 최근 '저PBR' 수혜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며 급등했던 제주은행(-1.25%), DGB금융지주(-1.76%) 등은 하락 마감했다. 이 외에도 KB금융(-4.52%), 신한지주(-5.30%), 하나금융지주(-0.89%) 등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은행주의 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지난 한 달(1월 8일~2월 5일)간 4대 은행 지주는 하나금융지주(33.82%)를 비롯해 KB금융20.11%), 우리금융지주(17.72%), 신한지주(15.56%) 등 급등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자동차 대표주 현대차(28.16%), 기아(33.07%)등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한화(25.31%), LS(21.83%), SK(16.4%), LG(14.43%), CJ(4.83%) 등 주요 지주사 역시 크게 올랐다.
같은 기간 0.51% 상승에 그친 코스피 수익률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이들 종목이 큰 폭으로 상승한 이유는 낮은 PBR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서다.
PBR은 기업의 현 주가를 주당 순자산 가치로 나눈 수치다. PBR이 1배 미만이라는 것은 시가총액이 청산가치보다 낮을 만큼 평가 절하된 상황이라는 의미다.
지난해 말 국내 상장사의 평균 PBR은 1.1배로 미국(4.5배)이나 일본(1.4배)보다 낮은 수준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거래소는 PBR이 낮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품 지수와 이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개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금융당국은 저PBR주를 포함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내용 등을 2월 중 발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논의된 프로그램은 기업지배구조보고서에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하고 공시우수법인 선정시 가점을 부여하는 등의 대책이다.
일본의 경우, 지난해 4월 정부가 주도하는 기업가치상승 프로그램 발표 후 실제로 실적개선 등 펀더멘탈(기초체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닛케이 평균주가가 지난 1년여간 30% 이상 올랐다.
하지만 증권가에서는 저평가 해소의 핵심은 '주주환원'이라고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PBR이 낮은데 기대감만으로 오른 종목의 주가는 테마성 움직임에 그칠 수 있다"며 "반면 돈을 잘 벌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고 주주환원 의지가 확고하고 배당수익률이 높거나 높아질 기업의 재평가 가능성은 높아보인다"고 설명했다.
서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PBR 1 미만 주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기대감은 비합리적"이라면서 "기업이 자구책을 내놓을 여력과 의지가 있는지와 유동성, 수익성, 총자본 등을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인지 실질 PBR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기업 밸류에이션(가치 평가) 제고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꾸준하게 이어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이날 금융위원장과 신임 거래소 이사장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을 통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 지지한다"면서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을 △최소한 3년간 추진 △별도 보고서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 기재 △프로그램 시행 및 미시행사 리스트 정기적 업데이트 △상장사는 계획 발표 후 진행 상황 정기적으로 공시할 것 △독립 위원회 구성해 상장사 성공 케이스 공개 등을 촉구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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