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기자]준연동형제, 여야 누구에게 유리?

유승진 2024. 2. 5.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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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아는 기자, 아자 정치부 유승진 기자 나와있습니다.

[질문1]유 기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조금 복잡한 제도인데 다시 한번 정리해주시죠.

선거 때 투표용지 2장을 주잖아요.

한 장은 지역구 후보를 뽑고, 한 장은 비례대표 선출을 위해 지지 정당을 뽑죠.

이 지지 정당 득표율대로 비례대표 47석을 가져가는 게 기존의 병립형 비례대표제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죠.

계산식을 한번 볼게요.

정당 득표율이 10%이고 지역구서 10석을 얻은 당이 있다고 가정하면요.

국회의원 정수 300명에 정당 득표율 10%를 곱하면 30석, 여기에 지역구서 얻은 10석은 뺍니다.

그럼 20석이 되죠.

이걸 그냥 다 가져가면 '연동형'이고, 절반만 주면 '준연동형'입니다.

준연동형으로는 10석만 가져가는 거죠.

병립형보다는 아무래도 복잡하죠.

[질문2] 복잡한데, 왜 이렇게 하는 거에요?

취지는 소수정당의 국회 진출을 돕자는 거였는데요.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만들면서 그 의미는 퇴색됐습니다.

계산식을 한번 다시 보면요.

병립형과 달리, 준연동형은 지역구에서 얻은 의석수를 빼죠.

지역구에서 의석 많이 가져가는 거대 양당 입장에선 불리하잖아요.

그래서 생각해낸 게 위성정당입니다.

기존 당에서는 지역구 후보만 내고 위성정당 만들어서 비례를 여기다 몰아주는거죠.

이렇게 되면 이 위성정당은 지역구 의석수가 0이니까 비례대표 의석수가 10석이 아닌 15석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소수정당을 배려한 제도인데, 거대양당은 비례대표도 놓칠 수 없다며 위성정당을 기정사실화 해버렸습니다.

[질문3]지난 총선 때도 준연동형이 도입되면서 정당이 난립한 기억이 나는데요, 왜 이렇게 난립하는 건가요?

비례대표 의석을 받기 위한 정당 득표율 마지노선이 3%입니다.

3%만 넘으면 해볼만하다는 생각에 여기저기서 비례정당을 만들어서 지난 총선때 무려 35개 정당이 난립했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투표용지가 엄청 길어졌죠.

길이만 48.1cm에 달했고요.

자동개표기에 안 들어가는 사이즈여서 일일이 수개표해야했습니다.

결과적으로 3% 넘는 정당은 5곳 뿐이었고요.

미래통합당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9석, 더불어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이 17석을 가져갔습니다.

거대 양당이 비례도 가져갔고, 정당 난립 사태만 키웠던 거죠.

꼼수는 더 있었습니다.

투표용지 다시 보시면요.

미래한국당이 기호 4번, 더불어시민당이 기호 5번이죠.

현역 의원 수대로 기호가 배정되다보니, 저렇게 윗 번호 받기 위해서 미래통합당, 민주당이 뭘했냐면요,

현역 의원을 위성정당으로 보내는 '의원 꿔주기'로 기호를 앞 순번으로 올렸습니다. 

그 바람에 정의당은 오히려 6번으로 밀렸고요.

이뿐만이 아닙니다.

결국 총선 끝나고 이 위성정당들, 합당이나 흡수 통합 방식으로 원래 정당으로 돌아갔습니다.

[질문4] 이번 준연동제는 그럼 국민의힘, 민주당 누구에게 유리한 겁니까?

거대양당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어차피 양당이 가진 힘으로 비례대표에서도 표를 가져가잖아요.

그러니 이 선거제가 국민의힘, 민주당 어느 한 쪽 의석수 확보에 딱히 유리할 것도, 불리할 것도 없습니다.

양쪽 다 손해보는 장사는 아닌 거죠.

다만 국민의힘은 병립형 회귀를 일관되게 주장해온 만큼, 민주당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위성정당 만든거다, 그러니 명분은 우리에게 있다며 여론에서 우세하단 입장입니다.

반면 민주당은 기본소득당 등 소수정당들과 연합비례정당을 만들면 준연동형을 요구하는 당 내부 여론도 달랠 수 있고, 외연 확장도 가능하다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연합비례정당 만들때 비례 앞 번호를 두고 잡음이 불거질 수도 있겠죠.

민주당 한 중진 의원은 "앞번호에 소수 정당을 줄지 민주당과 번갈아가면서 받을지는 조율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질문5] 신당들은요?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요?

이준석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은 나쁘지만은 않다고 봅니다.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더라도, 개혁신당의 중도층 표를 뺏어가진 않을 거라고 보고 있고요.

또 의석수가 예전보다 많지 않은 국민의힘이 이전처럼 쉽게 의원 꿔주기를 할 수 있겠냐는 반응입니다.

이낙연 대표와 김종민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미래 관계자는 "위성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을 공략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유승진 기자 promotion@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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