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립형 깜빡이’ 켰던 이재명, 민주·진보진영 거센 반발에 ‘유턴’ [민주, '꼼수 위성정당' 회귀]

김승환 2024. 2. 5. 19:17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결국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로 돌아선 건 병립형으로 회귀할 경우 터져나올 민주·진보 진영 내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준연동형 유지 필요성을 피력했던 민주당 의원 80명과 함께 야권 주요 정치인·원로·시민단체가 압박하면서 4·10 총선 이후 대선을 바라보는 이 대표로서는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택할 수밖에 없었을 거란 해석이 나온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준연동형 유지 배경·정치권 반응
당초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 주장했다
야권 주요 정치인·시민단체 압박에 선회
친문 “국민·역사 진보에 대한 맹세” 찬사
李대표 “칼 든 상대 맞서 냄비뚜껑 들어”
與 “비례의석 노린 정당 난립 우려” 비판
내부적으론 위성정당 창당·대응책 고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결국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로 돌아선 건 병립형으로 회귀할 경우 터져 나올 민주·진보 진영 내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지난해 11월만 해도 “멋지게 지면 무슨 소용이냐”며 병립형 회귀를 시사한 터였다. 그러나 준연동형 유지 필요성을 피력했던 민주당 의원 80명과 함께 야권 주요 정치인·원로·시민단체가 압박하면서 4·10 총선 이후 대선을 바라보는 이 대표로서는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당장 전날 예방한 문재인 전 대통령만 해도 “민주당과 우호적인 제3의 세력들까지도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고 해 사실상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요구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 대표가 이날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발표한 이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친문(친문재인)계 고민정 최고위원이 이 대표 결정에 대해 “국민과 역사 진보에 대한 맹세”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준연동형을 유지해야 한다며 불출마 선언까지 했던 민주당 이탄희 의원도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의 최종적 결단으로 선거제 퇴행을 막을 수 있게 돼 다행”이라며 “단일대오로 윤석열 정권 심판과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헌신하겠다”고 밝혔다.
긴급 회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 유지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연합뉴스
◆李 “위성정당 책임만큼 권한 가질 것”

그러나 이 대표가 ‘통합형비례정당’ 창당을 예고하면서 사실상 거대 양당의 ‘꼼수 위성정당 선거’를 거든 셈이 된 데다 비례 의석을 노린 ‘떴다방 정당’이 난립할 판을 깔아줬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이 대표는 2022년 대선 때만 해도 위성정당 창당에 대해 반성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차재원 부산가톨릭대 특임교수는 이날 통화에서 “어떤 미사여구를 갖다 붙여도 결국 4년 전 (21대 총선에서의) 구태를 반복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와 관련해 “똑같이 칼을 들 순 없어도 최소한 냄비뚜껑이라도 들어서 막아야 하지 않겠나”라고 해명했다.

이 대표는 통합형비례정당 구성 방법에 대해선 “민주당 주도로 창당하겠다”며 “지역구 문제를 포함해서 비례대표까지 선거에 대한 대연합을 할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지역구 단일화에 대한 협조를 전제로 통합형비례정당 참여가 가능하단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비례대표 후보 수나 순번 또한 양보할 뜻이 없단 걸 분명히 했다. 그는 “민주당이 범야권 진보 개혁 진영, 민주 진영의 가장 큰 비중을 가진 맏형이기 때문에 그 책임을 크게 질 수밖에 없고 그 큰 책임에 상응하는 권한도 당연히 가져야 한다. 그것이 상식”이라며 “양보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하지만 그게 과연 도덕적이고 멋있고 합리적이냐는 점을 보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했다.
◆국힘, ‘미래한국당 사태’ 재발 방지 고심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주장에 격앙된 반응을 보이면서도 내부적으론 위성정당 창당을 위한 실무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과거 위성정당 비례대표제 순번이 뒤바뀌는 홍역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본인이 투표하는 결과가 명쾌히 드러나는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국민의힘의 흔들림 없는 주장”이라며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국 지지 기반으로 비례대표 의석을 차지하기 위한 정당 난립의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창당을 두고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과거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불출마를 선언한 중진 의원이 나서주길 바라고 있지만 마땅한 인물이 없다”며 “위성정당 창당 후 기존 정당에서 간 사람들의 비례대표 순번이 바뀌거나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승환·조병욱 기자, 광주=최우석 기자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