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회복 흐름 못 타는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하향
미국은 1.5%서 2.1%로 대폭 상향
세계경제 평균 전망치 끌어올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소폭 하향조정했다. 세계경제 성장 전망은 높이고 한국의 전망치만 하향한 것이어서, 한국 경제가 글로벌 경기회복 흐름에서 소외되고 있는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OECD는 5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월 중간 경제전망을 발표했다. OECD는 올해 한국 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지난해 11월 내놓은 직전 전망치(2.3%) 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한 것으로 정부 전망과 같다.
정부는 지난달 내놓은 ‘2024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2.2%로 전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전망치로 2.2%를 내놨고, 한국은행은 이보다 낮은 2.1%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는데 정부와 한은, 국책연구기관의 전망치와 이번 OECD 전망치는 거의 차이가 없다. 기획재정부는 “OECD의 2024년 한국 성장률 전망은 경제정책방향의 우리 정부 전망을 반영해 수렴한 결과로 이해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OECD가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글로벌 경기 회복세가 완만하게 둔화하고 있는 상황, 세계 교역이 여전히 부진한 현상 등도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성장률 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OECD는 인플레이션(물가오름세) 둔화 속도가 예상보다 빠르고, 에너지 지원 정책이 가계소득을 완충한 효과 등으로 지난해 세계경제가 빠르게 회복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도 최근 지표 동향은 세계경제의 완만한 성장 흐름을 시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세계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미국의 성장률 전망을 종전 1.5%에서 2.1%로 대폭 상향했고, 이에 따라 OECD의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은 2.9%로 종전(2.7%) 대비 0.2%포인트 높아졌다. 주요 20개국의 성장률 평균은 2.8%에서 2.9%로 0.1%포인트 높였고, 반면 유로존은 0.9%에서 0.6%로 0.3%포인트 내려잡았다. 지난해 1.9% 깜짝 성장한 일본은 올해 1.0%, 중국은 5.2%에서 4.7%로 성장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1월 국제통화기금(IMF)도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주요 신흥개도국의 견조한 성장세를 고려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2.9%에서 3.1%로 한차례 상향조정했다. IMF는 OECD와 달리 세계경제 연착륙 가능성에 더 주목하며 한국 성장률도 2.1%에서 2.2%로 0.1%포인트 높였다.
OECD는 올해 한국의 물가상승률은 2.7%로 종전 전망치를 유지했다. 내년 물가상승률 전망치도 2.0%로 종전과 같다.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은 종전 전망치보다 높였다. 주요 20개국의 올해 물가상승률 평균은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5.8%보다 0.8%포인트 상승한 6.6%로 전망했다.
OECD는 올해 글로벌 경제를 위협할 요인으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부작용을 꼽았다.
OECD는 “중동 정세불안 확대시 공급병목 심화, 에너지가격 상승 등으로 공급측 물가 상방압력 확대 및 경제활동 저해가 우려된다”며 “금리인상의 후행적 영향이 예상보다 길거나 크게 나타나며 경기 하방압력으로 작용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인플레이션 압력 억제를 위해 당분간 통화정책 스탠스를 제약적으로 유지하는 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고, 조세·지출개혁을 통해 재정여력을 확보해 지속가능성을 제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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