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러 외무차관, ‘尹 편향’ 대변인 발언에 수습…사전 조율 아니다 취지로 설명

조아라 2024. 2. 5.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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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방한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차관. 뉴시스

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지적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을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편향 됐고 혐오스럽다”고 비난해 양국이 정면 충돌한 가운데 최근 방한했던 러시아 외무차관이 이 발언에 대해 사전에 조율된 것이 아니라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 됐습니다.

5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1~4일 방한한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은 당시 김홍균 외교부 1차관과 정병원 차관보,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을 잇달아 만났습니다. 이 자리에서 루덴코 차관은 마리야 자하로바 외교부 대변인의 윤 대통령 비난 논평에 대해 “해당 발언이 당국자들 간에 사전 조율이 된 내용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우리 당국자들에게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당 발언은 루덴코 차관이 방한한 첫 날인 1일 나왔습니다. 자하로바 대변인은 1일(현지 시간) 논평을 내고 지난 달 31일 열린 중앙통합방위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북한 비판 발언을 지적하며 “(한국의) 북한에 대한 공격적인 계획을 은폐하기 위한 것으로 발언은 편향 됐고 혐오스럽다”고 비난했습니다.

이에 대해 외교가 안팎에서는 러시아 외교 대변인의 도를 넘는 비난에 외교 차관이 수습을 하며 우리나라와의 ‘외교 공간’을 남겨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옵니다.

또 러시아 대변인의 논평 이틀 뒤인 3일 우리 외교부는 “일국의 외교부 대변인의 발언으로는 수준 이하로 무례하고 무지하며 편향돼 있다. 혐오스러운 궤변이다”라며 입장문을 냈는데, 우리 정부가 당초보다 수위를 높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외교 소식통은 “대변인에 대한 항의를 넘어 러시아 국가에 엄중한 메시지를 전하려 했다”고 밝혔습니다. 이후 우리 정부는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초치해 추가로 항의한 바 있습니다.

루센코 차관의 이번 방한은 지난해 9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이후 한 차례 연기됐다 성사됐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러시아 당국자의 방한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조아라 기자 likeit@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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