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례 사과한 野 "준연동형 취지 훼손한 장본인은 한동훈과 국민의힘"

5일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더불어민주당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5일 이재명 대표의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결정을 비판한 국민의힘을 두고 "준연동형 비례제 취지를 훼손한 장본인은 위성정당을 만들고 있는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정당이 연대해 일방적으로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만들었고,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책임을 국민의힘에 떠넘긴 것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백주대낮의 적반하장에 기가 막힌다"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려면 위성정당을 금지해야 하지만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방지법 제정을 반대했다"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병립형 비례를 채택하되, 민주당의 오랜 당론인 권역별 비례에 이중등록제를 허용하고, 소수정당 배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는 안을 제시했다"면서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중등록제를 끝까지 반대하며 권역별 병립형으로 회귀냐, 준연동제냐 양자택일을 강요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에 민주당은 어쩔 수 없이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통해 승리의 길을 찾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민의를 올바로 담기 위한 제도를 위해 무슨 노력을 했느냐"라면서 "국민의힘이 무책임한 집권여당인 줄은 알고 있었지만 최소한의 부끄러움은 알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 위원장과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창당부터 포기하고 병립형을 주장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권 수석대변인의 이같은 주장은 이 대표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결정을 정당화하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 대표도 또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까치밥으로 남겨놓은 감 한쪽까지 다 따먹겠다, 이런 생각을 지금 집권여당이 하고 있지 않으냐"며 여당의 위성정당 창당 추진에 어쩔 수 없이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다만 이 대표는 이날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입장을 밝히면서 총 3차례 사과했다. 이 대표는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을 사과드린다. 약속드린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결국 준(準)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사과드린다"고 했다.

한편 한 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가 '준연동형 유지' 입장을 밝히자 "5000만 명이 영향을 받는 선거제를 이 대표 기분 맞춰 정한다니"라면서 "선거제를 이재명이라는 한 사람의 기분에 맞춰서 정한다는 게 정말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