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에 100층 랜드마크… 업무·주거·여가 ‘콤팩트시티’ 세운다 [뉴스 투데이]

이규희 2024. 2. 5.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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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비창 부지, 국제업무지구 개발 재시동
공공·민간 51조원 들여 복합개발 나서
도보권 복합 공간 조성… 2030년 입주
업무존 45층엔 1.1㎞ 잇는 보행 전망교
아파트 등 6000가구… 50만㎡ 녹지 확보
吳시장 “UAM 확충… 저탄소 교통 구현”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린 서울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좌초한 지 11년 만에 다시 궤도에 오른다. 50만㎡에 이르는 옛 용산 정비창 부지에 최대 용적률 1700%, 높이 100층 내외의 랜드마크가 자리 잡는다. 45층 높이 건물을 공중에서 연결하는 1.1㎞ 길이의 ‘스카이트레일(보행전망교)’도 설치한다. 내년 착공해 이르면 2030년 초 입주를 시작할 예정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5일 이런 내용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계획을 발표했다. 사업부지 면적은 49만4601㎡에 달한다. 세계 대도시 가운데 도심부에서 이 같은 대규모 융복합 개발 사례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시는 올해 상반기 중 구역지정을 마치고 내년 상반기 실시계획인가에 착수한다. 내년 하반기에는 기반시설 공사를 시작하고 토지를 분양한다. 2028년까지 기반시설을 준공하고 2030년 초 입주에 들어간다는 목표다.
6년 뒤엔 미래 도시로 100층 안팎의 랜드마크가 중심부에 우뚝 세워지고 주변으로 세계 최초 45층짜리 건물을 잇는 1.1㎞ 스카이트레일이 설치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그린스퀘어 조감도. 서울시 제공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업무·주거·여가를 도보권 내에서 누리는 ‘콤팩트시티’로 조성된다. 중심부의 국제업무존을 기준으로 업무복합존과 업무지원존을 배후에 차례로 배치한다.

국제업무존(8만8557㎡)은 고급 오피스·호텔부터 전망대, 콘서트홀과 광역환승센터까지 갖춘 100층 내외의 복합공간으로 설계한다. 국제설계공모를 거쳐 뉴욕 허드슨야드의 랜드마크 ‘베슬(Vessel)’과 같은 조형물도 설치한다.

업무복합존(10만4905㎡)에는 업무시설과 기업 지원시설이 입주한다. 업무지원존(9만5239㎡)에는 주거·교육·문화 등 지원시설이 들어선다. 업무복합존 45층에는 9개 건물을 공중에서 연결하는 보행전망교 ‘스카이트레일’을 설치한다. 전망교를 통해 건물 간 이동이 쉬워지고 서울 시내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스카이트레일은 시민에게 무료 개방할 예정이다.

주택으로는 아파트(3500가구)와 오피스텔(2500가구) 등 6000가구가 건립된다. 3500가구는 일반 분양되며, 아파트 875가구는 임대 물량이다.
사업부지 면적과 동일한 50만㎡에 달하는 녹지를 만들겠다는 점도 이번 계획의 큰 특징이다. 녹지 면적의 절반은 벽면에 식물을 자라게 하는 벽면녹화, 건물 테라스와 옥상 빈 공간에 식물을 심는 등의 방식으로 확보한다. 민간의 공개공지(도심 환경을 쾌적하게 하기 위해 일부러 남겨놓은 빈 땅)도 녹지로 활용한다. 용산역 남측 선로 상부에는 8만㎡의 공중녹지 ‘그린스퀘어’를 만든다. 한강공원과 용산역을 직선으로 잇는 이 공원이 용산국제업무지구를 상징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시는 기대했다.

오 시장은 또 자율주행셔틀과 도심항공교통(UAM) 등 첨단 대중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용산 지역의 대중교통 수단 분담률을 현재 57%에서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친환경 신교통수단을 도입하고 용산국제업무지구 내 내연기관 차량 운행은 단계적으로 제한하겠다”며 “저탄소 미래 교통도시를 구현하겠다”고 말했다.

시는 사업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기반시설을 우선 조성하고 민간이 토지를 분양받아 개발하는 방식을 택했다. 1단계로 공공이 도로·공원·문화시설·주차장 등을 구축하고, 민간사업자가 2단계로 개별 획지를 개발한다. 앞서 2010년에는 민간이 주도해 통합개발을 추진하다 무산됐다.
오세훈 서울시장(앞줄 오른쪽 두번째)이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가 들어설 서울 용산정비창 부지를 찾아 관계자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사업비는 공공과 민간이 총 51조원을 투입하게 될 것으로 시는 추산했다. 우선 기반시설 조성에 코레일과 SH가 약 16조원을 투입한다. 전체 사업부지의 약 73%는 코레일 소유인데, 토지비가 약 8조~10조원 상당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반시설 공사비로 쓰일 4조~5조원 중 3조원은 SH가, 나머지는 코레일이 부담한다. SH는 공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고 부족분은 이후 용지를 분양해 확보한다. 토지를 분양받을 민간사업자의 사업비까지 모두 포함하면 51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가 될 전망이다.

오 시장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서울을 ‘글로벌 톱(Top) 5’ 도시로 올려놓기 위해 추진 중인 ‘도시공간 대개조’의 핵심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경제·문화의 중심지로 새로운 용산 시대를 여는 그림이 만들어졌다”며 “도심과 여의도, 강남 3도심을 연결하는 교통 요충지인 동시에 비즈니스의 중심 공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서울이 국제사회에서 주목받는 지금이 용산국제업무지구를 개발할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강조했다.

이규희 기자 l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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