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돌고 돌아 ‘꼼수 위성정당’ 회귀

이재명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
통합형비례정당 준비하겠다”
한동훈 “李 입맛 맞게 게리맨더링”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병립형 비례제 회귀냐,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냐를 놓고 고심하던 끝에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선언한 것이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사실상 위성정당인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했다. 거대 양당이 모두 위성정당 창당을 예고하면서 4·10 총선은 다시 한 번 ‘꼼수 위성정당 선거’란 불명예를 안을 수밖에 없게 됐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5·18민주묘지 민주의문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준연동제는 비록 불완전하지만 한 걸음 진척된 소중한 성취”라며 “과거로의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지도부가 5일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기위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그는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연동제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며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해 민주당의 승리, 국민의 승리를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민주당뿐 아니라 진보·개혁 진영이 함께 비례 후보를 내는 식으로 ‘제2의 더불어시민당’을 만들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이 대표는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 국민께 약속드렸던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 결국 위성정당에 준하는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6일 당 의원총회에서 의견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그 제도(준연동형 비례제)는 왜 그렇게 계산돼야만 하는지 필연적인 논리적 근거가 없고, 저도 봐도 헷갈리고 국민들이 표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가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5000만 국민이 이재명 대표 한 사람의 기분과 눈치를 봐야 하느냐”고 꼬집었다.

한 위원장은 설 물가 점검을 위해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찾은 자리에선 이 대표의 통합형비례정당 구상에 대해 “모든 게 이 대표 입맛에 맞게 게리맨더링하는 거냐”며 “비례대표를 가지고 게리맨더링하는 건 처음 봤다”고 비판했다. 게리맨더링은 정당이 선거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선거구를 기형적으로 바꾸는 행태를 뜻한다.

광주=최우석 기자, 조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