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DGB생명 대표 “리더십은 논리 아닌 행동으로” [한양경제]

이승욱 기자 2024. 2. 5.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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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人터뷰] ‘녹명(鹿鳴)정신’으로 직원과 신뢰 형성
“사회공헌활동, 공동체 의식 느끼게 하는 힘”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 글로벌 전파도 힘써

 이 기사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 기사입니다

DGB생명 제공

민간기업에도 ‘사람중심’이라는 캐치프레이즈가 통용된 것은 이미 오래다. ‘결국은 사람’이라는 가치의 공감대가 정치와 사회 분야를 넘어 경제 분야로 확대되는 양상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사람중심’이라는 경영 및 조직운영 가치가 ‘이익 극대화’를 요구하는 기업의 조직문화에 온전히 전이된다는 건 쉽지 않다. 생존경쟁이라는 냉엄한 기업생태계에서 ‘사람중심’이라는 가치는 말의 수사에 불과할 수 있다는 인식 탓이다.

그런 점에서 보자면, 김성한 DGB생명 대표는 ‘사람중심’의 경영 가치를 노래하는 ‘전도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는 단순히 기업의 외부 평판을 높이는 수단 정도로 ‘사람중심’을 언급하는 세태를 지적했다. 또 기업 내부 구성원들이 신뢰 관계 통해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대목에서는 진정성이 묻어있었다.

■‘사람중심’ 가치 전도사…“함께 나눠 먹을 줄 아는 정신 중요”

김 대표는 종합경제매체 ‘한양경제’와 90분가량 이어진 긴 인터뷰 내내 ‘사람중심’의 철학을 강조하며 자신의 경영 및 조직관리 노하우를 설명했다. 김 대표는 “공감대 형성이 없는 논리적, 이성적 판단으로는 리더십이 생길 수 없다고 확신한다”며 “녹명(鹿鳴)정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함께 나눠 먹을 줄 아는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먹이를 발견하면 무리를 모으려 애써 울음을 내는 사슴처럼, 김 대표는 좁게는 사내 조직에서 넓게는 국가 공동체 틀 안에서 ‘진짜 나눠 먹으려 애쓰는 사람’으로 각인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의 사람중심의 경영 및 조직운영 철학이 성과를 낸 것일까. 30여년 ‘교보맨’을 정리하고 DGB생명 대표이사로 취임한 지 만 4년 만에 회사 실적도 개선되는 성과를 보이고 있다.

김 대표 취임 이후 DGB생명은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로 업계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하고 있고, 순자산도 27.1% 증가율을 보이면 업계 1위가 됐다. DGB생명은 지난달 23일 ‘DGB금융 2023 윤리경영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 대표는 “성과는 어떤 재능으로, 기술로 낸다고 보지 않는다”면서 “대표의 역할은 조직원들이 스스로 자기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라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인구절벽’이라는 외부 환경 변화에 맞써 보험업계의 대응을 고민해야 한다는 김 대표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의 말을 인용하며 “보험은 ‘머니 스토리’(money story)가 아닌 ‘러브 스토리’(love story)로 돈 얘기가 아니고 사랑 얘기라는 것이다”라며 “사랑이 없으면 보험은 필요없다는 마음으로 고객 대응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와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서울 중구에서 소재한 DGB생명 대표실에서 진행됐다. 다음은 김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Q. 최근 ‘DGB금융 2023 윤리경영 대상’을 수상했다. 수상 이유와 소감이 궁금하다.

A. 저는 자주 금융회사를 자동차에 비유한다. 자동차에는 엑셀레이터(accelerator)와 브레이크(break) 기능이 있다. 보통 회사들은 성장 일변도 문화 속에 액셀레이터 기능을 강조하고, 역점을 둔다. 하지만 자칫 자동차의 브레이크 기능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위험한가? 특히 금융회사의 경우 시대가 갈수록 소비자 보호 컴플라이언스(compliance, 기업들이 각종 규제나 법규를 준수하기 위해 행하는 준법감시활동), 내부 통제 등 브레이크 기능이 굉장히 중요하다.

DGB생명이 지난해 초유의 이익을 냈다. 비록 큰 규모의 회사는 아니지만, 우리 조직원들이 리스크 매니지먼트(risk management)를 충분히 인식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것이 우리의 기업 문화이고,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본다. 때문에 우리 임직원들이 매우 자랑스럽고, 감사하다. 제가 한 것은 없다. 단지 ‘좋은 문화’, ‘착한 성과’를 내기 위해 평소에 함께 공감하고, 공유하려 노력했을 뿐이다.

Q. ‘좋은 문화’라는 표현을 흔히 쓰지만, 문화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조직 문화를 변화시키기 위한 리더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사실 ‘리더십’(leadership)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책을 쓰는 사람들을 인정하지 않는다. 리더십은 논리로 정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지난 2015년 중국 길림성 용정시 명동촌(吉林省 龙井市 明东村) 지역에 방문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독립운동가이자 윤동주 시인의 외숙부로도 잘 알려진 김약연 선생의 유언을 접했다. 김약연 선생의 유언이 벽에 써 붙어있었는데, 그 내용은 ‘나의 유언은 나의 행동이다’였다.

너무 인상 깊어 사진도 찍어왔다. 김약연 선생이 존경받는 이유를 단 한 줄의 유언 문구를 통해 새삼스레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유언 문구를 보면서 리더의 목숨, 덕목은 조직원들과 팔로우(follow)들의 ‘팔로우십(followship)의 합(sum)’이라고 생각했다.

리더가 스스로 리더십을 얘기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리더에 대한 제 철학은 조직원들과의 신뢰관계가 중요하고, 이 신뢰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리더가 먼저 실천하고, 솔선수범하고, 희생하고, 헌신하고, 봉사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라, 해라’가 아니라 ‘하자, 하자’가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철학을 갖고 저는 나름대로 조직원들과의 공감대 형성에 노력을 해왔다. 공감대 형성 없는 논리적‧이성적 판단으로는 리더십이 생길 수 없다고 확신한다.

Q. 조직원들과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 어려움은 없었나.

A. DGB생명은 1988년 부산생명으로 태동했고, 지금까지 대주주가 6번 바뀌었다. 그러다 보니 조직원들 사이에서는 새로운 CEO가 부임하면 ‘언제까지 할까’, ‘1년, 2년 하면 가더라’ 등의 정서가 굉장히 팽배했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제가 처음 DGB생명에 들어와 변함없이 외치고, 강조하고, 보여주려 노력했던 것은 ‘녹명(鹿鳴)정신’이다. ‘녹명’은 ‘사슴의 울음소리’라는 뜻이다.

세상의 모든 짐승들은 먹잇감이 생기면 혼자 다 먹고, 먹고 남으면 나중에 자신이 먹기 위해 숨겨놓는다. 인간들도 똑같다. 그래서 인간이 유목, 수렵 채취하던 시대에는 전쟁이 없었지만, 정착을 시작하면서 전쟁이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지만 유일하게 먹잇감이 생기면 함께 나누는 아름다운 짐승이 사슴이다. 사슴은 먹이를 발견하면 배고픈 동료들과 함께 먹기 위해 소리 높여 운다. 울음소리로 무리들을 모으는 것이다. 이 말을 처음 접한 40대 후반, 저는 ‘이보다 더 고귀한 가치와 생물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린 시절 시골에서 열린 장날에 할머니께서 장 보러 오는 사람들에게 밥을 해 먹였던 모습도 연상됐고, 아마도 그렇기 때문에 녹명이라는 말이 더 인상 깊게 와 닿았던 것 같다. 우리 조직원들에게도 녹명정신을 지속적으로 강조한 것은 ‘함께 나눠 먹을 줄 아는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 것이고, ‘진짜 나눠 먹는 사람’이라는 점을 행동으로 보여주려 노력했다. 제가 마음이 그렇다고 하더라도 모든 조직원들을 다 만족시키진 못했겠지만, 그래도 기본적인 서로의 의식과 철학을 공유하다보니 신뢰가 쌓일 수 있었다.

■“기업은 ‘빵’을 키워서 나누어 먹는 곳”

연탄봉사 활동 중인 김성한 DGB생명 대표. DGB생명 제공

Q. 평소에 강조하던 ‘사람 중심’의 가치는 녹명정신이 근원인가.

A. 그렇다. 녹명은 원래 ‘시경(詩經)’에 나오는 이야기인데, 논어에는 섭공(葉公)이 공자(孔子)에게 정치란 무엇인지 묻고, 이에 공자는 ‘근자열, 원자래(近者說, 遠者來)’라고 답했다는 구절이 나온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해주면 멀리서 찾아온다’라는 뜻이다. 저는 그게 정치뿐만 아니라 기업 경영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와 경영은 다를 게 없다. 그래서 저는 조직원들에게 ‘여러분들이 나의 고객이다’, ‘내가 여러분한테 하는 만큼 고객한테 하면 된다’고 말한다. 흔히 사용되는 ‘고객 만족’으로는 의미가 약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지난 코로나 때도 200명이 조금 넘는 우리 조직원들과 ‘도시락 미팅’을 하면서 소통하려고 노력했고, 이런 부분들을 우리 조직원들이 조금씩 인정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처럼 사람 중심의 가치를 강조하다 보니 1월 31일 세계중소기업학회(ICSB)가 주관한 ‘Top10 Trend for 2024 Global Conference’에서 한국 대표 트렌드로 선정된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에 대해 대표 선수로 주제 발표를 하는 영광의 기회를 얻기도 했다.

Q. 공동체의 기준을 ‘나눠 먹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흥미롭다.

A. 기업을 영문으로 하면 ‘company’인데, 이 어원은 라틴어 ‘compañía’다. ‘com’은 ‘함께’, ‘pa’는 ‘빵’, ‘ñía’는 ‘나눠 먹다’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기업은 ‘빵을 키워서 나누어 먹는 곳’이다. 다만, 예전에는 주주의 이익이 중요했지만, 이제는 주주 중심 경영으로는 지속 성장하지 못한다.

직원들도 있고, 주주도 있고, 지역사회, 관(官), 고객, 취약계층 등 주변에 이해관계자들 모두를 보면서 경영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해관계자 경영학회’에서 고문으로서 활동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다. 학회에서 ‘사람 중심 기업가 정신’을 글로벌하게 알리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개인 차원으로 ‘자살예방운동본부’ 위원 활동 및 ‘웰다잉 운동’ 참여하고, 행정안전부가 추진한 ‘어린이 교통안전 릴레이 챌린지’, 마약근절을 위한 ‘노엑시트 릴레이 캠페인’ 등에 참여한 것도 이와 같은 이유다.

Q. 사회공헌활동도 활발한 것 같다.

A. 그렇다. 탑골공원 노인 및 노숙인을 위한 무료 급식소 지원, 보육시설 ‘남산원’ 텃밭 가꾸기 봉사활동, 정신장애인 재활시설 ‘새오름터’에 임직원 기부 도서 기증, 튀르키예 지진피해 긴급구호물품 기부, 혈액수급 안정화를 위한 ‘사랑의 헌혈캠페인’ 동참 등 할 수 있는 한 다양하게 하려 했다.

이와 같은 활동을 하게 된 계기는 교보생명에서 재단 관련 담당 임원을 맡던 시절에 사회공헌위원회에서 라오스, 캄보디아,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들에 도서관, 학교 등을 짓거나, 묘목 등을 심는 활동을 함께 하면서다. 사회공헌활동이 소중한 가치라는 것과 공동체 의식, 인류의 사랑과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됐다. 그만큼 울림이 컸고, 변함없이 지속적으로 사회공헌활동을 이어가고 싶었다. 조직원들과 함께 앞으로도 계속 해나갈 생각이다.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 3년 연속 1위, 운이라고 볼 수 없다”

Q. 유독 조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신경쓰는 듯하다.

A. 제가 강조해온 경영 원칙은 ‘5E’다. Empathy(공감), Empowerment(권한위임), Enablement(역량개발), Equity(공정성), ESG(지속가능경영)이 그것이다. 특히 조직원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 과정을 전폭 지원하고, 직원 스스로 관심 분야의 강의를 선택해 듣는 ‘더 차이나는 클래스’도 운영 중이다. 그리고 부서장을 대상으로 대표 주관으로 ‘북잇토크(Book. Eat. Talk)’라는 독서토론 모임도 하고 있고, 매월 DGB Insight(인사이트) 프로그램을 통해 대내외 전문가를 초청해 강의를 실시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공부’는 어느 정도 부담을 느껴야 가능한 부분도 있다. 지금은 우리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롱런(long run)’하려면 ‘롱런(long learn)’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리더의 몫은 팔로우들이 좋아하는 것만을 좇지 않도록 하고, 싫어해도 꼭 해야 하는 것도 함께 하도록 이끄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 조직원들의 역량 개발이 당장 성과로 나타날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다. 다만, 다른 영역 사람들과의 교류가 있어야 아이디어도 나오고, 창의적인 발상이 가능하다.

Q. 조직의 공정성은 어떻게 강화하고 있나.

A. 조직은 공정성을 잃게되면 무너지거나 힘을 얻지 못한다. 무엇보다 인사 평가의 기준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유돼야 한다. 이를 위해 전체 반기 평가 시 부서별 성과 자랑대회를 운영했고, 여성 부서장을 최초로 발탁하기도 했다. 현재 23명의 부서장 중 7명이 여성이다. 기존에 발표 당일까지 비공개됐던 인사관행을 혁파해 정기 승‧진급 결과와 인사이동을 사전에 공개하고, 인사평가위원회를 통한 이의제기와 재심절차를 마련하기도 했다.

Q.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경영철학이 적중한 결과인가.

A. 성과는 어떤 재능으로, 기술로 낸다고 보지 않는다. 대표의 역할은 조직원들이 스스로 자기 일에 몰입할 수 있도록 무대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보험은 ‘머니 스토리(money story)’가 아니고 ‘러브 스토리(love story)’다. 돈 얘기가 아니고 사랑 얘기라는 것이다. ‘사랑이 없으면 보험은 필요없다’는 것인데,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께서 말씀하신 것을 제가 공감하는 바가 있어 그대로 조직원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임파워먼트(empowerment·권한위임)는 자칫 뭔가를 떠넘기는 것 같지만, ‘역자’를 ‘저자’로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2인칭, 3인칭을 1인칭으로 바꾸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집단지성이 모아지고, 조직원 모두가 1인칭이 돼 몰입하다 보니 성과가 잘 나온 것 같다.

세부적으로 변액보험 펀드 수익률은 업계에서 3년 연속 1위를 기록했다. 업계 평균 수익률은 1.91%인 반면, DGB생명의 수익률은 11.48%였다. 3년 연속 1위라는 성적은 운이라고 볼 수 없지 않겠나. 변액보험 순자산 증가율도 27.1%로 업계 1위가 됐고, 이 또한 업계 평균 증가율이 6.5%을 크게 상회했다. 이밖에도 변액보험 신장률, 유지율, 자기자본이익률(ROE), 모바일 청약률 등도 현재 모두 1등이다. 제가 대표를 맡은 이후 지속적인 조직 변화 노력이 조직의 영업 체질 자체를 바꾸고 정착시키는데 어느 정도 영향은 줬을 것 같다.

■“상사가 부하직원을 관리하듯, 부하직원도 상사를 관리해야”

Q. 오랜기간 근무했던 교보생명을 떠난 아쉬움은 없었나.

A. 아쉬움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다만, 교보생명에서 임원을 15년 했고, 물러설 때였던 것 같다. 교보생명 후배들은 저에 대해 ‘비겁한 선배’가 아니라고 평가한다. 후배들 무덤 위에서 만세 부르지 않고, 동고동락할 줄 아는 선배로 자리매김하면 족하다. 지금도 무슨 일이 있어서 교보생명에 전화하면 ‘어렵다’고 얘기하는 사람은 없다. 그럴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

세종대왕께서 말씀하신 ‘임현사능(任賢使能)’이라는 말이 있다. ‘현자에게는 맡기고, 능자에게는 시킨다’는 뜻이다. 현자와 능자를 구분하는 안목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것인데, 어찌보면 이게 핵심이다. 제가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다. 또 오랫동안 조직 생활을 해보니 ‘배려심’이 제일 중요한 단어인 것 같다. ‘내가 아는 너를 생각해 주는 마음’. 대부분의 문제가 배려가 없어 생기곤 한다. 자신이 조금 더 가지려고 잔머리를 쓰다보면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상충하고 문제가 발생한다. 조직 상하관계에서도 상사와 부하직원은 서로 배려해야 한다. 상사가 부하직원을 관리하듯, 부하직원도 상사를 관리해야 한다.

우리 시조께서 보백당(寶白堂) 김계행이신데, 청렴의 상징이시고, 존경의 대상이셨다. 때문에 부자이지는 않아도 남들에게 부끄럽게 살면 안 된다는 가르침이 이어왔다. 그리고 유언으로 ‘ ‘지신근신 대인충후(持身勤愼 待人忠厚)’라는 말을 남기셨다. ‘몸가짐을 삼가고, 사람을 대할 때는 충하고 후하게 대하라’는 말이다. 할아버지의 유훈은 제가 살아가는 데 많은 도움이 됐다.

Q. 현재 보험업계의 최대 이슈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보험업계는 지금 급속도로 재판 분리(보험사가 판매조직을 법인보험대리점형 판매 자회사로 분리하는 조직 개편)가 되고 있다. 아직 재판 분리되지 않은 곳은 삼성생명, 교보생명 뿐이다.

업계 전반적으로는 고령화, 저출산, ‘인구절벽’이 가장 큰 이슈다. 인구가 줄어들고 있고, 기대 수명이 90세가 넘어가다 보니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 과거에는 100만명이 태어났지만, 현재 출생인구는 25만명으로 1/4수준으로 떨어졌다. 즉, 1명이 4명을 부양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때문에 노후에 대한 정부의 정책 차원에서 사보험회사에 인센티브를 부여하며 시장을 키울 필요가 있다. 정부에서 할 수 있는 공적부조에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세제 혜택, 연금 등 부분들을 사보험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향후 DGB생명의 계획은 무엇인가

A. DGB금융은 시중은행 전환에 맞춰 지주 차원에서 나름 규모의 경제를 가져가기 위한 고민을 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금융산업 발전에 기여할 부분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대고 있는 중이다.

올해 금리변동성 확대, 경기 침체 장기화 등 보험업계를 둘러싼 경영 환경 변화가 클 것 예상되고 있어 안정적인 CSM 확보를 위해 변액-보장성 투트랙(Two-Track) 전략을 유지할 계획이다. 안정적인 변액 시장 점유율과 노하우(know-how)를 바탕으로 보장성보험에서도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이다. 지난해 출시한 종신보험과 핵심적인 보장에 집중한 디지털채널 전용 암보험이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기도 하다.

앞으로 변액연금 보험과 종신보험 외 치매보험, 간병보험 등 실버 건강보험까지 확대해 은퇴, 노후준비에 특화된 실버 토탈케어 보험회사로 특화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 김성한 DGB생명 대표 주요 약력

△1961년 출생 △영남대학교 경제학과 학사 △서울대학교 경영대학원 MBA 과정 수료 △교보생명 대구지역본부장, 상무 (2006) △교보생명 변액자산운용 담당, 상무 (2010) △교보생명 마케팅 담당, 계성원장 (2011) △교보생명 경영기획/재무/법무 담당, 전무 (2013) △교보생명 정책지원 홍보 담당, 전무 (2017) △교보생명 정책지원담당 겸 노블리에지원팀, 전무 (2019) △DGB생명보험 대표이사 사장 (2020~)

이승욱 기자 gun2023@hanyangeconomy.com
이창원 기자 mediaeco@hanyangeco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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