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김은미 총장, 유엔여성기구 한국 친선대사 임명
“여성 역량강화·성평등 위한 연구·정책 자문 기여”
유엔여성기구의 친선대사는 각 분야의 영향력을 발휘해서 유엔의 미션을 홍보하는 저명인사로, 글로벌 친선대사로는 앤 해서웨이, 니콜 키드만, 엠마 왓슨 등이 있었으며 김은미 총장은 한국인이자 학자 최초로 대한민국 초대 유엔여성기구 친선대사로 임명됐다.
이화여대 17대 총장이자 국제대학원 교수인 김은미 총장은 2009~2013년에 한국연구재단으로부터 세계 수준의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WCU 사업)의 일환으로 ‘국제개발협력의 효율성에 대한 국제사례비교연구’로 한국과 세계의 주요 선진공여국의 국제개발협력 제도에 대한 비교연구를 시작으로 공적개발원조(ODA)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시작했다. 그로부터 한국의 공적개발원조 시스템의 제도, 정책, 주요 섹터 등을 연구해, 다수의 저서와 논문을 국·영문으로 발표했다. 2013년부터 세계적인 자선단체인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연구비를 국내 대학 최초로 지원받으며 공적개발원조의 주요 분야인 국제보건분야에 대한 연구를 본격적으로 하게 되면서, 여성과 소녀건강 분야로 연구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의 소녀와 여성건강의 열악한 상황에 대한 심층적 연구를 진행하면서 UN의 새천년개발목표 (MDGs)와도 연계해, 전 세계적으로 열악한 소녀건강·소녀교육·소녀권익 문제에 큰 관심을 갖고, 연구·교육·사회공헌 활동 전반에서 여성과 소녀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
2009년 한국이 처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면서 개발도상국 원조를 본격화하던 시기에 한국의 대외원조에 있어서 젠더 역량강화와 소녀 건강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강조했다. 이후 국무총리실 직속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위원, 외교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여성가족부 정책자문위원회 위원, KOICA 자문위원회 위원, 국제개발협력학회 회장을 거쳐 유네스코한국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으며 공적개발원조(ODA)에 젠더적 관점을 도입하고 국제개발협력 과정에서 성평등 증진을 위한 노력을 확대시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왔다. 이 분야 연구로 세계 최대 규모 자선재단인 ‘빌 앤 멜린다 게이츠 재단’으로부터 국내 최초로 2013년, 2016년, 2019년, 2023년 잇따라 연구비를 지원받아 활발한 연구활동을 펼쳤으며, 아시아재단이 수여하는 2021 창린티엔 리더십상도 받았다.
국제적으로는 유엔고위급정치포럼(High-Level Political Forum, HLPF)에 제출되는 글로벌 지속가능발전 보고서 공동저자 중 유일한 한국인으로 2016년 선정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에서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는 불평등, 특히 젠더 불평등 해결의 시급성과 엄중함을 강조했다. 개발도상국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는 연구와 프로그램도 다수 진행해 2007년부터 이화여대에서 개발도상국 출신 여성 공무원을 교육하는 이화-코이카(Ewha-KOICA) 국제학 석사학위 과정을 설립, 운영했으며 이화의료원 글로벌소녀건강연구원 원장을 맡아 개발도상국의 여성과 여아의 보건 문제를 연구했다.
김은미 총장은 향후 유엔여성기구 대한민국 친선대사로 활동하면서 국제개발협력 전문성을 바탕으로 유엔여성기구의 업무 범위인 △여성의 경제적 역량 강화 △여성폭력 근절 △평화 안보 △기후변화에 대한 활동을 지원할 예정이다.
알리아 엘-야시르 유엔여성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 소장은 “김은미 총장을 대한민국의 첫 친선대사로 맞이하게 돼 기쁘다”면서 “유엔여성기구가 성평등센터를 통해 한국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김은미 총장이 성평등과 여성 역량 강화에 함께 힘써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은미 총장은 “성평등을 달성하고 여성과 여아의 역량을 강화하는 일은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는 일이기에, 유엔여성기구의 대한민국 친선대사로 임명돼 영광이다”라면서 “국제협력의 힘을 믿는 사람으로서 유엔여성기구의 소임에 뜻을 함께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29일 서울 종로구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에서 개최된 김은미 총장 친선대사 임명식에는 이정심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 소장을 비롯한 양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김 총장은 국내 최초로 여자대학에 인공지능(AI)대학을 설립한 이화여대의 AI 연구와 교육에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AI에 젠더 감수성이 포함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기술과 응용에만 국한된 AI가 아닌 사회적 규범과 책무성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성숙한 AI 구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은 여성의 과학기술(STEM) 분야 진출이 더 활발해야 한다는 점에서 매우 동의하며 여성이 진정으로 영향력을 발휘해,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사회 구현에 힘을 합칠 것에 공감했다.
유엔여성기구는 성평등과 여성 역량강화를 위해 2010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유엔회원국이 성평등 달성을 위한 국제적 기준을 마련하고, 정부 및 시민 사회가 협력해 이런 기준을 효과적으로 준수하는 데 필요한 법과 규제를 개선하고, 전 세계 여성이 진정으로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필요한 정책, 프로그램, 서비스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지원한다. 한국에선 2022년에 유엔여성기구 성평등센터가 설립돼 운영되고 있다.
김윤정 (yoon95@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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