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호 “새해 자유의 북진정책 추진…北 내부 이념 혼란 예의주시”

2024. 2. 5.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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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 장관-4대 연구기관 신년 특별좌담회
김영호 통일부 장관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 4대 연구원장 신년 특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5일 “새해 들어 정부는 자유의 북진정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의 자유의 국정철학에 기초한 4대 자유노선에 따라 대북정책과 대외정책을 추진하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날 서울의 한 호텔에서 통일·외교·안보 분야 4개 연구기관과 '자유롭고 평화로운 통일 한반도 실현을 위한 2024년 정세환경 평가 및 전략 구상'을 주제로 신년 특별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 박영준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장, 김천식 통일연구원장이 참여했다.

김 장관은 ▷핵전쟁 공포로부터의 자유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연대의 자유 ▷한반도 전 주민의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적 자유 ▷평화통일을 통한 자유를 꼽았다.

김 장관은 “윤석열 대통령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적인 자유가 북한을 포함해 한반도 전체에 사는 주민에게 확보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그런 면에서 북한인권증진을 위한 노력을 윤석열 정부 대북정책의 핵심 중에 핵심”이라고 밝혔다.

이어 “헌법 4조에 따라 자유통일은 대한민국 정부의 헌법적 책무”라며 “북한이 새해 들어 동족관계를 부정하고 남북관계를 교전 중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통일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조국통일3대헌장을 부정하는 등 김일성, 김정일 등 선대가 추진한 정책을 뒤엎고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김 장관은 “세습 권력의 기반이 되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이 허문다면 북한 내부에 이념적인 공백과 혼란을 야기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고 그 점을 정부는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북한 내부의 문제로 발생한 혼란을 외부의 도발로 돌리는 정책으로 만회하려 할 것이라 군사적으로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美중심 국제질서 유지세력과 현상 변경 시도 세력 간 경쟁 심화”
김영호 통일부 장관(가운데)과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왼쪽부터),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박영준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 4대 연구원장 신년 특별좌담회에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

박철희 원장은 2024년 3가지 국제질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고 밝혔다.

첫 번째는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를 유지하려는 세력과 국제질서의 재편 및 다극화 유도를 통해 미국 중심의 질서에 현상 변경을 가하려는 세력들의 경쟁 대결이 심화되는 국면이다.

박 원장은 “미국의 힘의 약화가 유리하다고 생각하는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 등의 국제질서에 대한 도전이 현실화되는 상황”이라며 “강대국 간 직접적 충돌이 일어날 것 같지 않지만 지역 패권을 둘러싸고 국가, 또는 유사 행위자들 사이에 강대국들이 지원하거나 개입하는 대립과 갈등이 첨예하게 나타나는 상황이 현재의 모습”이라고 짚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에 이어 대만과 한반도의 움직임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두 번째는 국제경제 질서의 변화를 꼽았다. 박 원장은 “공급망 교란, 핵심기술 및 핵심광물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 네트워크를 재편해 경제가 안보화되는 시대가 됐다”며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 간 ‘트러스티드 벨류체인’(trusted value chain)을 구성하려는 재편의 움직임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우호국가, 파트너 국가, 유사입장국에 대한 강조가 옛날보다 많이 일어나는 상태”라고 말했다.

세 번째는 국제기구와 다자기구의 효용성이 약화된 상황이다. 박 원장은 “기존 규범에 기반한 국제질서가 흔들리는 상황이 현재의 모습”이라며 “다자주의와 국제기구에 의해 조정될 이슈들이 조정되지 않으면서 갈등이 심화되는 부분이 있다”고 했다.

이어 “올해 76개국 42억명이 투표를 한다”며 “예전에는 투표는 국내 정치, 선거는 자국민만 관심을 갖는 것이었는데 국가에서 일어나는 모든 선거들이 다른 나라에 전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제질서뿐만 아니라 각국 국내질서의 변화에도 첨예한 관심을 가지고 봐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北군사행태 위험하지만 한반도 전쟁 가능성 단언은 일러”
김영호 통일부 장관(가운데)과 한석희 국가안보전략연구원장(왼쪽부터), 김천식 통일연구원장, 박철희 국립외교원장, 박영준 국방대 국가안전보장문제연구소장이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통일부 장관 - 4대 연구원장 신년 특별좌담회에서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연합]

북한의 대외정책과 관련해 한석희 원장은 “북한이 신냉전을 자국의 대미전략 대외전략을 강화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러 간 군사협력과 양 정상 간 상호 답방을 추진하고 있고, 중국은 북한과의 관계 강화에 노력하면서 결국 북한은 “중국, 북한, 러시아 세 나라가 한미일처럼 삼각관계를 맺고 싶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영준 소장은 최근 미국 일부 전문가가 제기한 전쟁 가능성에 대해 “북한의 군사행태가 위험스러운 모습인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이 한반도에서 전쟁 가능성이 있는 것인가에 대한 단언을 하기는 이르다”고 밝혔다.

박 소장은 “북한의 군사력은 핵전력은 앞서지만 재래식 군사력이나 군사태세가 전쟁을 도발할 능력은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생각한다”며 “러시아에 대해 탄약 미사일을 공급했다는 것은 북한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도발할 의지가 있는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대내적으로 결속을 다지고 한국에 대해 심리적인 압박과 위협감을 불러 양극화를 부추기고, 올해 말 미국 대선 선거를 보면서 미국에 대한 자신들의 존재감을 보이고, 북미 간 관계를 타개하기 위해 전술적 목적을 가지고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것”이라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예의주시해야 하지만, 한반도 위기를 가져오는 것으로 단언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덧붙였다.

김천식 원장은 적대적 두 국가를 선언하고 유사시에 핵무력으로 남한 영토를 초토화하겠다는 북한의 대남정책 변화의 배경에 남한과의 체제경쟁에서 패배한 데 대한 좌절감과 김정은 체제의 생존을 위한 방어조치라고 분석했다.

김 원장은 “남쪽을 위협해 위축시키고 우월적 지위에 있다는 것을 은연중에 과시해 불안을 조성하고, 남한 사회를 흔들려고 할 것”이라며 “북한의 도발 위협을 정확하게 보고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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