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발묶였던 兆단위 M&A… 하만 이후 7년만에 '청신호' [이재용 '불법승계 혐의' 1심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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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3년 반 동안 발목을 잡았던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부정' 의혹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당분간 사법 리스크에서 벗어나게 됐다.
이 회장은 경영 최전선에서 대규모 투자계획을 진두지휘하는 가운데 사실상 올스톱된 대형 인수합병(M&A)을 추진하는 등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로 삼성의 대형 M&A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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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투자 진두지휘하는 李회장, 당장 연휴에 미국 출장 가능성도
■7년 멈춘 대형 M&A 기대감
5일 재계에 따르면 이날 부당합병·회계부정 1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의 사법 리스크 해소로 삼성의 대형 M&A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삼성이 대형 M&A를 수년간 추진하지 못한 것은 최종 결정권자인 이 회장이 사법족쇄에 묶였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7년 이 회장 주도로 미국 전장업체 하만을 80억달러(당시 약 9조원)에 인수한 이래 7년여간 조 단위 M&A가 전무하다.
인공지능(AI), 로봇, 전장, 6세대(6G) 통신, 바이오 등 신산업을 둘러싼 글로벌 패권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삼성도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형 M&A를 추진하고 있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인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도 올 초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삼성의 리더십을 위한 대형 M&A 계획이 나올 것으로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대형 M&A 추진 준비는 이미 마쳤다. 무엇보다 보유한 현금 실탄이 넉넉하다. 한때 120조원을 웃돌던 삼성전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최근 실적부진과 투자확대로 소폭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지난해 3·4분기 말 기준 93조1000억원에 달한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 경영진은 미래 먹거리 분야 M&A를 선택이 아닌 필수로 인식하고 있다"며 "이 회장의 무죄 선고를 계기로 연내 대형 M&A 성사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글로벌 현장경영 탄력
이 회장의 글로벌 현장경영 행보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이 회장은 재판 출석을 위해 매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 향했다. 매주 목요일은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 합병 혐의, 3주 간격으로 금요일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재판에 출석했다. 지난 2021년 4월 22일 첫 공판에 출석한 이래 총 106번의 재판이 열렸고, 이 회장의 법정 출석횟수만 95차례에 달했다. 매주 재판일정이 잡히며 이 회장의 해외출장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이 회장은 중요한 해외출장마다 재판부에 미리 불출석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제출해 양해를 구하거나, 설·추석 명절 연휴나 연말 재판 휴정기에 일정을 맞춰야만 했다.
당장 이 회장이 이번주 설 연휴기간을 활용해 해외출장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 회장은 지난해 추석 사우디아라비아·이집트·이스라엘 등 중동 3개국을 방문하는 등 명절마다 해외출장길을 떠났다. 가장 유력한 행선지는 미국이 거론된다. 삼성전자의 시스템반도체 육성 전초기지인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2공장의 연내 가동을 앞두고 이 회장이 생산시설을 점검할 것이란 분석이다. 또 미국에 AI 선두기업들이 대거 위치한 만큼 현지 파트너사들과 회동해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사업 협력방안을 논의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지난해부터 해외출장 강행군을 이어가며 미래 먹거리를 직접 챙겨왔다"며 "매년 대외환경이 급변하고 있는 만큼 올해도 이 회장이 숨 가쁜 해외일정을 소화하며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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