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내 첫 반려동물 동반 스타벅스 매장 개장 | 하루 평균 1200명 다녀가는 스벅…“댕댕이와 라테 한 잔”

김가연 조선비즈 기자 2024. 2. 5.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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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 ‘연탄이’가 ‘웨이팅 룸’에서 음료를 받으러 간 반려인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 김가연 기자

“오픈 첫날이라 사람이 몰릴 것 같아 눈뜨자마자 달려왔다. 우리 ‘보리’가 스타벅스 반려동물 동반 매장에 온 첫 강아지가 됐다.”

1월 5일 오전 7시 경기 구리시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은 매장 개장과 동시에 반려인들이 강아지를 안고 하나둘 입장했다. 이곳은 반려동물과 함께 취식이 가능한 국내 첫 스타벅스 매장이다. 해당 매장 운영을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규제 샌드박스 특례’ 허가를 받았다.

박채은(30)씨는 5개월 된 푸들 ‘보리’와 함께 이른 아침부터 매장을 방문했다. 박씨는 드라이브 스루를 모티브로 한 포토존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는 “집 근처에 스타벅스 반려동물 동반 매장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문 여는 시각에 맞춰 왔다”며 “보리가 이제 사회화 훈련을 해야 할 시기가 됐는데, 여기서 다른 강아지들을 많이 만날 수 있어 훈련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매장은 지상 1·2층, 142석으로 구성돼 있다. 1층은 드라이브 스루 이용 고객을 위한 주문·픽업 공간과 일부 좌석 공간으로 운영된다. 반려동물 동반 소비자를 위한 ‘펫존’은 2층 한편에 165.3㎡(약 50평) 규모로 조성돼 있다. 2층 일반 좌석과 펫존은 방음벽과 이중문으로 분리돼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가이드에 따라 반려동물은 강아지·고양이에 한해 입장이 가능하고, 음료 제조가 이뤄지는 1층은 반려동물 동반이 제한된다. 반려동물 동반 고객은 1층 외부 전용 출입구를 통해 2층 펫존을 이용할 수 있다. 스타벅스에 따르면, 이 매장에 하루 평균 1200명이 다녀갔다.

‘펫 캔틴’ 구역에는 배변 봉투·패드, 반려동물 전용 물그릇 등이 마련돼 있다. 사진 김가연 기자

‘부스석’ 2시간 이용 제한…음료 수령할 땐 ‘웨이팅 룸’으로

펫존에 들어서자 ‘웨이팅 룸’이 눈에 띄었다. 웨이팅 룸은 반려동물 동반 고객이 주문한 음료를 1층에 받으러 가거나 화장실에 갈 때 반려동물을 넣어둘 수 있게끔 만든 공간이다. 소형견 6칸, 중형견 6칸이 마련돼 있다. 만약 칸이 꽉 찼다면 목줄을 걸어놓을 수 있는 고리(리시 홀더)에 반려견을 묶어둘 수도 있다.

경기 남양주에서 온 임수윤(37)씨는 강아지와 단둘이 방문했는데 웨이팅 룸이 있어 불안감을 덜었다고 했다. 그는 “연탄이(5세)를 웨이팅 룸에 넣어놓고 음료를 가지러 갈 수 있어 한결 마음이 놓였다”며 “음료를 받을 때 강아지를 리드에 묶어놓게 하는 카페가 많은데, 밖에 두는 것이다 보니 불안했다”고 말했다.

7개의 ‘부스석’은 인기가 많아 빠르게 자리가 찼다. 부스석은 투명한 간이문으로 외부 와 분리돼 있는 공간으로, 반려동물과 반려인이 편히 휴식할 수 있도록 한 곳이다. 부스석 독점을 방지하기 위해 2시간 이용 시간 제한 규칙을 뒀다. 자리 앞에는 스톱워치가 설치돼 있다.

호빵이(1세)와 함께 매장을 찾은 김소윤(21)씨는 “‘펫 프렌들리 매장’이었던 스타벅스 ‘더북한강R점’도 호빵이와 함께 다녀왔는데 지금처럼 같이 매장에 들어갈 수 없어 아쉬웠다”면서 “집 앞에 이런 매장이 생겨 앞으로 단골이 될 것 같다”고 했다.

김씨와 함께 방문한 조영채(21), 조은채(21)씨는 “친구네 강아지랑 여기 오려고 방학인데 오전 7시에 일어났다”며 “호빵이가 낯을 가리는 것 같은데 부스석이 방처럼 공간이 분리돼 있어 좋다”고 말했다.

1월 5일 스타벅스 구리갈매DT점 ‘펫존’을 방문한 사람들. 사진 김가연 기자

대형견·맹견 입장 불가…스벅, 반려동물 간식 판매 검토 중

매장에 들렀던 대형견은 아쉽게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이 매장은 안전상의 이유 등으로 견종이나 무게에 제한을 두기 때문이다. 50㎝, 25㎏ 이하 소형·중형견만 출입이 가능하고, 동물보호법에 따라 맹견 5종(도사견·핏불테리어·아메리칸스태퍼드셔테리어·스태퍼드셔불테리어·로트와일러)의 출입은 제한한다.

정지호(42)씨는 “아침 산책을 하다가 매장 문을 연 걸 발견하고는 기쁜 마음에 들어왔는데 진돗개는 대형견이라 입장이 안 된다는 얘기를 들어 속상하다”면서 “대형견도 이용할 수 있는 넓은 반려동물 매장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곳을 찾은 반려인들은 입을 모아 ‘퍼푸치노(반려동물용 커피)’ 미판매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50대 김모씨는 “진정한 반려인이라면 강아지와 함께 즐기길 원하는데, 매장에서 퍼푸치노를 판매하지 않아 너무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랜스(1세)는 펫 카페를 많이 다녀봐서 그런지 반려동물 전용 의자에 앉으면 퍼푸치노를 준다고 생각한다”면서 “의자에 앉았는데 퍼푸치노를 안 주니까 계속 시무룩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퍼푸치노 등 반려동물용 음식을 카페에서 제조·판매하기 위해선 사료제조업 관련 별도 허가가 필요해, 현재로서는 어렵다”면서도 “완제품에 한해 판매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반려인들은 매장에 반려동물용품이 구비돼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펫 캔틴’ 구역에는 배변 봉투·패드, 탈취제, 식기 덮개, 반려동물 전용 물그릇 등이 있다.

박모(33)씨는 “배변 패드와 물티슈를 따로 챙겨오지 않아도 되니 편하고 좋다”면서 “오늘 새로 나온 ‘크림 패밀리 가방 세트’도 구매했는데 코코(2세)가 등에 배변 봉투 가방을 메고 돌아다니니 귀엽다”고 웃으며 말했다.

포토존에서 반려견 ‘보리’가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김가연 기자

‘펫팸족’ 4가구 중 1가구꼴…BBQ도 반려동물 매장 열어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2012년 364만 가구(17.9%)에서 2022년 602만 가구(25.4%)로 증가했다. 덩달아 반려동물을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펫팸족(펫+패밀리)’이 증가하면서 반려동물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은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연평균 14.5%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7년 1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KB금융그룹이 발행한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인 81.6%는 반려동물을 가족의 일원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월평균 총양육비는 15만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유통 업계도 반려동물 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모양새다.

2013년 12월 제너시스BBQ는 서울 강남구에 330.5㎡(약 100평) 규모의 반려동물 복합 문화 공간 ‘피터펫 논현점’을 열었다. 또 LF의 헤지스는 2023년 3월 처음으로 반려견 의류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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