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부동산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 만든 스페이스브이 박형준 대표 | 진화하는 주택 단기 임대 시장…“주기 짧고 이유도 다양”

이미호 조선비즈 기자 2024. 2. 5. 18: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연세대 도시공학, 전 삼성화재 방재연구소 선임연구원 사진 스페이스브이

“대치동 시대인재(학원명) 근처. 베란다 발코니와 방이 분리돼 커튼 없이 사생활 보호가 가능해요. 1주일에 34만원.”

부동산 단기 임대 플랫폼 ‘삼삼엠투(33㎡)’를 통해 찾은 대치동 원룸 소개 글이다. 삼삼(33)은 33㎡를 의미한다. 단기 임대 시장에서 가장 많이 거래되는 유형으로, 10평 남짓의 원룸이나 오피스텔 공간을 뜻한다. 임대차 계약 체결 시 가져가는 보증금도 주택 유형·면적과 상관없이 무조건 33만원만 받는다.

삼삼엠투를 운영하고 있는 박형준 스페이스브이 대표를 1월 19일 만났다. 그는 연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금융회사에서 방재 컨설팅 연구원이라는 다소 이색적인 경력을 쌓았다. 하지만 흥미를 못 느껴 퇴사했다. 이것저것 사업 구상을 하며 시간만 보내던 때, 마침 강남구 역삼동에서 부동산 중개소를 운영하는 사촌 형에게 연락이 왔다. ‘잠시만 일을 도와 달라’는 부탁에, 흔쾌히 응했다. 박 대표는 “통상 남들은 사업을 하려고 회사를 그만두는데, 난 회사부터 일단 관두고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했다”며 멋쩍게 웃었다.

삼삼엠투 홈페이지. 사진 스페이스브이

부동산 중개소 3개월 경험이 사업 밑천

그는 단기 임대를 원하는 세입자 요청을 받고 직접 집주인을 연결해 주는 일을 맡았다. 이 ‘3개월의 경험’은 사업 밑천이 됐다. 이른바 ‘틈새시장’을 찾은 셈이다. 그는 “단기 임대 수요는 넘치는데, 공급과 유통망이 없었다”면서 “단기 임대를 구하는 사람들은 이유가 각양각색이다. 또 시기도 3개월 또는 짧게는 1주일 단위로 방을 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이어 “부동산 중개소를 통해 원하는 조건대로 방을 구하려면 발품을 몇 번씩 팔아야 한다. 그런데 시간과 비용을 들이고도 (방을) 못 구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부동산 중개소가 ‘강남 한복판’에 있다는 점도 박 대표가 공부하는 데 도움이 됐다. 강남은 단기 임대 시장에서 중요한 지역 중 하나다. 그는 “해외에서 거주하는 재외 동포들이 서울에 출장을 와서 몇 주씩 거주하는 경우, 유학을 떠났다가 잠시 한국에 있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물론 호텔이나 모텔 등 숙박 시설을 이용하면 편리하지만, 내 집이 주는 ‘편안함’과는 비교 불가”라고 했다. 삼삼엠투가 추정하는 강남구 내 단기 임대 공급량은 1만5000호에 달한다.

박 대표는 부동산 중개소 경험 중 가장 어려웠던 것으로 ‘월세 집주인’을 상대로 설득했던 일을 꼽았다. 애초 2년간 월세 받을 목적으로 집을 내놓은 사람들이라, 단기 임대를 받도록 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는 “공급만 창출해 낼 수 있다면 시장의 ‘수급 불균형’을 해결할 수 있겠다고 확신이 들었다”고 했다.

박 대표는 2018년 6월 자신 있게 사업을 시작했지만 바로 성공으로 이어지진 않았다. 원래 처음에는 파티룸 등 공간 대여로 시작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이후 정부 지원 사업으로 상업용 단기 임대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었다. 공공기관이나 아파트 커뮤니티 공간 등 소위 ‘놀고 있는’ 장소가 많다는 점에 착안했다. 그러면서도 ‘주택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결국 주택 단기 임대만 하는 방향으로 정리가 됐고 2019년 12월 정식으로 삼삼엠투를 론칭하게 됐다.

사실 국내에 직방과 같은 부동산 중개 플랫폼은 너무나 많다. 하지만 주택 단기 임대 거래만 주력으로 하는 곳은 삼삼엠투가 유일하다. 한 달 살기를 표방하는 ‘리브애니웨어’가 있지만, 주로 관광이나 여행 등을 목적으로 하는 숙소라는 점에서 다르다. 삼삼엠투 방문객은 월평균 약 20만 명으로, 지금까지 누적 2만5000건 이상의 계약 건수를 올렸다. 누적 투자 유치액은 12억원, 2023년 매출은 25억원(결산 전 추정)에 달한다.

정확하고 투명한 정보 제공이 성공 비결

박 대표는 성공 비결로 ‘투명하고 정확한 정보 제공’을 꼽았다.

그는 “부동산은 속성상 정보가 상당히 비대칭적이다. 집주인과 세입자가 각각 아는 정보의 질과 내용이 다른데 서로 공개를 잘 안 한다”라며 “이에 우리가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 삼삼엠투 플랫폼을 통해 양측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삼삼엠투 이용 고객 모두 비대면 계약을 한다. 정확한 이미지와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중요한 과업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사진과 실제 모습이 다르다는 컴플레인(불만)은 없냐’는 질문에는 “요즘 호스트팀이 활약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그는 “집주인들에게 정보를 확인하고 실제와 다른 부분은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직접 ‘이 집이 좋아요’라고 피력하는 것보다 정확한 정보를 전달할 때 훨씬 더 계약이 잘된다”라고 했다.

만약 집주인이 ‘과대 포장된 사진’을 올리면 호스트팀이 기존에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수정을 요구한다. 정보를 최대한 정확하게 전달하겠다는 취지다. 통상 임대차 계약은 집을 직접 보고 하지만, 단기 임대 수요자 대부분은 해외에 있거나 다른 여러 가지 이유로 ‘비대면 계약’을 할 수밖에 없는 경우가 상당수다. 박 대표는 “한 달 거주할 예정인데 집을 보려고 2~3일씩 시간을 내기엔 아까운, 그야말로 현실적인 이유도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전세 사기 이슈도 들여다보면 결국 정확한 정보 제공이 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며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했다. 실제 삼삼엠투 고객 가운데 ‘집을 직접 보여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는 20%도 채 안된다.

세입자 보증금 직접 관리 후 반환

세입자의 보증금을 집주인이 갖지 않고 삼삼엠투가 직접 관리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사업 초기엔 ‘당연히 보증금은 집주인이 갖고 있어야 한다’는 요구도 많았지만, 삼삼엠투를 이용하는 회원들 사이에선 이제는 당연한 공식이 됐다. 박 대표는 “임대차 시장에선 집주인과 세입자가 일단 서로를 잘 믿지 못한다”면서 “특히 집주인이 보증금을 갖고 있으면 세입자들은 ‘돈 떼일 것 같다’는 막연한 불안감에 휩싸인다. 그래서 우리가 보증금을 대신 갖고 있다가 계약이 만료되면 돌려준다”고 했다. 보증금은 딱 33만원만 받는다.

임대료는 세입자가 집에 안전하게 입주했는지 확인한 후 집주인에 전달하고, 세입자가 낸 보증금은 삼성엠투가 보관했다가 돌려준다. ‘계약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지금까지 임대료 지불 및 보증금 반환 관련 사고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삼삼엠투는 집주인에게 임대료(관리비 포함)의 3.3%, 세입자에게 9.9%를 수수료로 받고 있다. 향후 박 대표는 단기 임대가 국내 시장에서 또 하나의 주거 형태로 자리 잡도록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해외에서 단기 임대는 아주 일반적인 유형의 임대차 계약이다. 호주의 경우, 주 단위 계약도 많다. 그는 “우리나라는 임대차 시장이 매우 획일적이다. 2년짜리 전세와 월세가 전부”라며 “새로운 형태의 공급을 창출해 세입자들의 선택권을 넓히겠다”고 했다.

Company Info

회사명 스페이스브이
본사 서울 성북구
창업자 박형준
사업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운영
설립 연도 2018년 6월 25일
누적 투자액 12억원
매출 25억원(2023년 결산 전 추정)

Copyright © 이코노미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타임톡beta

해당 기사의 타임톡 서비스는
언론사 정책에 따라 제공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