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준연동형 유지'…'꼼수 위성정당' 재연되나
제22대 총선의 비례대표 국회의원(47석) 배분 방식이 현행 '준연동형' 유지로 사실상 확정됐습니다.
원내 다수당인 민주당이 오늘(5일) 이재명 대표의 결정에 따라 준연동형 비례제로 당론을 정하면서 이변이 없는 한 공직선거법 개정 없이 현행 제도대로 총선을 치르게 됐습니다.
이에 따라 거대 양당인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했고, 원내 군소정당들과 제3지대 신당들은 '준연동형 비례제'에 따라 의석수를 최대로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직전 21대 총선 때 처음 도입된 준연동형 비례제는 각 정당이 전국 정당 득표율만큼 지역구 의석수를 채우지 못했을 경우,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 의석으로 채워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당시엔 비례 의석 47석 중 30석에 한해서만 준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고 나머지 17석은 병립형(정당 득표율로만 의석 배분)으로 채웠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법 개정이 없다면 47석 전부에 대해 준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하게 됩니다.
준연동형 비례제는 소수 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는다는 취지로 21대 총선을 앞두고 2019년 여당과 소수 정당이 힘을 합쳐 제1야당을 배제한 채 도입됐습니다.
그러나 일반 유권자는 표 반영 방식을 이해하기 어려운 데다, 거대 정당들이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애초 도입 취지도 무색해졌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163석,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84석을 각각 차지하고 두 정당의 비례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각각 17석, 19석을 가져갔습니다.
정의당은 6석, 국민의당과 열린민주당은 각 3석에 그쳤습니다.
더불어시민당의 경우 기본소득당, 시대전환 등도 참여한 비례연합정당이긴 했지만,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받은 인사 대부분이 민주당으로 복귀하면서 결국 양당 중심 체제가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그동안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고심해오다 당론 결정 권한을 이 대표에게 위임했고, 이 대표는 이날 준연동형 유지 방침을 밝혔습니다.
앞서 민주당이 대선 공약으로 '위성정당 금지를 전제로 한 비례대표 확대'를 내세웠던 만큼, 병립형 비례제로 회귀할 경우 군소정당들의 반발 등 정치적 부담을 고려한 결정으로 해석됐습니다.
그러나 '위성정당 금지법' 같은 제도적 보완 장치도 없이 현행 제도가 유지되면서 정치권이 꼼수 비례위성정당 난립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당장 민주당은 이날 '통합형 비례정당'을 공식화했습니다.
정권 심판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비례대표용 연합 전선을 꾸리겠다는 취지입니다.
국민의힘은 그동안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주장하면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유지될 경우에 대비해 위성정당 창당을 준비해왔습니다.
국민의힘은 위성정당 명칭을 '국민의미래'로 정하고 온라인 창당 발기인 대회까지 마친 상태입니다.
원내 1·2당 모두 비례용 위성정당을 공식화하면서 거대 양당 체제가 22대 국회에서도 재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군소정당과 제3지대 신당들의 움직임은 한층 분주해질 전망입니다.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준연동형 비례제'를 통한 의석 확대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에 이합집산이 본격화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들의 행보는 민주당의 통합비례정당에 참여하는 정당과 그렇지 않은 정당들로 크게 나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직전 총선에서 민주당의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에 참여했던 기본소득당 등은 이번에도 민주당과 연대할 가능성이 큽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나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 등도 민주당의 통합비례정당에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녹색정의당(정의당과 녹색당의 총선용 연합 정당)은 통합비례정당 참여 여부를 놓고 명분론과 현실론 사이에서 고심할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 출신 이준석 대표의 개혁신당, 민주당 출신 이낙연 대표와 민주당 탈당파가 이끄는 새로운미래 등은 일단 독자 노선을 모색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이들 제3지대 신당의 경우, 선거 연대나 합당을 시도한 뒤 자체적으로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창당할 가능성도 있습니다.
여야는 준연동형 비례제 유지와 위성정당 재연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였습니다.
이 대표는 "안타깝지만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전혀 없다"며 통합비례정당 추진을 국민의힘 탓으로 돌렸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중요한 선거제가 이 대표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게 말이 되나"라고 맞섰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장민성 기자 ms@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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