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맨, '억대 연봉' 거절한 이유 "솔직히 돈도 문제지만…"

한 기업의 억대 연봉 제안을 거절했다고 밝힌 김선태 충주시 주무관. /사진=유튜브 채널 '꼰대희' 캡처

충주시 공식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36)이 최근 한 기업으로부터 억대 연봉을 제안받았으나 이를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 주무관은 지난 3일 개그맨 김대희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꼰대희'에 공개된 '나랏밥 먹는 사람 vs 구글밥 먹는 사람'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얼마 전 (한 기업으로부터 연봉) 두 배 제안받았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김 주무관은 "솔직하게 돈도 문제지만, 내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뭐냐면 제안받은 기업에 가게 된다면 전권을 못 받을 것 같다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김 주무관은 유튜브 '충TV'를 통해 B급 감성을 내세우며 다른 지자체와 차별화된 홍보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다. 일각에서는 그를 향해 "유명 유튜버 못지않은 인지도를 얻었다"면서도 "이 정도 성과를 내는데 공무원 월급은 턱없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반응도 나온 바 있다. 

하지만 이날 방송에서 김 주무관은 유튜브 채널 운영에 대한 열정과 책임감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지금 전권을 갖고 나 혼자하고 있다"며 "그전엔 (전권을 가져오는 것 때문에) 좀 싸웠지만, 현재는 제가 알아서 다 만들 수 있다. 그래야 성공할 수 있다"고 웃어 보였다.

이어 "어느 기업에 가더라도 내가 전권을 받지 못하면 무조건 망한다"며 "내 퀄리티가 훌륭한 게 아니라 남들과 다른 기획, 발상으로 성공한 건데, 결재받기 시작하면 그 발상을 발현 못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앞으로 계획에 대해서는 "지자체 공무원 최초 스트리머(BJ)가 되고 싶다"면서도 "충주시 이름으로 개인 방송을 하고 싶지만, 개인으로 할 생각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김 주무관은 충주시 1월 정기 승진 인사를 통해 지방 행정주사(6급)로 승진한 바 있다. 통상 공무원이 행정 9급에서 6급으로 승진하려면 평균 15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김 주무관은 2016년 9급으로 입직한 지 7년 만에 '초고속 승진' 타이틀을 달았다.

해당 방송에서 김 주무관은 자신의 연봉에 대해 밝히며 "저희(공무원의) 연봉은 공개돼 있다"며 "세후 4200만원 받고, 세전으로는 5000만원이 조금 덜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새해 첫 국무회의에서 정책 홍보 혁신을 강조하며 "충주시 젊은 주무관이 참신하고 재미있게 정책홍보를 해 구독자가 충주 인구의 두 배를 넘어섰다"고 김 주무관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