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업무·주거·여가 아우르는 '콤팩트시티'로···24년만에 첫삽 뜬다

김연하 기자 2024. 2. 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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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용산업무지구 개발계획
국제업무존 등 3개 구역으로 나눠
오피스·MICE·R&D센터 등 건립
6000가구 규모 주거시설도 들어서
美 허드슨야드의 4.4배 규모 개발
개발완료땐 연32조 생산유발효과
[서울경제]

10년 넘게 표류하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다시 한 번 본격 추진된다. 2001년 지구단위계획 결정에 이어 도시개발구역 지정까지 완료됐으나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여파로 2013년부터 중단됐던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이 무려 24년 만에 첫 삽을 뜰 것으로 기대된다.

용산정비창 부지는 높은 개발 가치를 인정받아 ‘서울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릴 정도다. 하지만 개발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서울시는 2001년 7월 국유지였던 용산정비창 부지를 대규모로 개발하겠다며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지정했고 2006년 12월 한국철도공사(코레일)도 용산역세권 개발사업자 공모에 나섰다. 무려 31조 원을 투입해 111층 규모의 빌딩 등을 짓겠다는 이 사업은 ‘단군 이래 최대 프로젝트’로 불리며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 개발 방식과 사업비 마련을 둘러싼 코레일과 시행자 간의 마찰 등으로 사업은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또 2013년 시행자의 파산으로 시가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시행자 지정 취소와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를 고시하며 사업은 백지화됐다.

하지만 서울시가 5일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해 일과 주거, 여가를 한곳에서 누리는 ‘입체 복합 수직 도시’ 개발 계획을 내놓으면서 개발 작업이 순항을 거듭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는 우선 업무와 주거, 여가 문화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활동과 이동을 한 건물 또는 도보권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콤팩트시티’를 구현한다는 방침이다. 구역을 주용도에 따라 △국제업무존 △업무복합존 △업무지원존 등으로 구분한다. 이 중 국제업무존은 기존 용도지역 제3종일반주거에서 중심상업지역으로 상향하고 용적률을 최대 1700%까지 부여해 고밀복합개발을 유도한다. 획지를 분양받은 민간이 창의 혁신 디자인을 제안하면 도시혁신구역이나 특별건축구역으로 지정해 용적률을 높여주는 방식이다. 국제업무존은 80층 내외로 구성되는 가운데 금융 및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프라임급 오피스와 마이스(MICE)·호텔·광역환승센터 등을 조성한다. 업무복합·업무지원존은 각각 60층·40층 내외의 규모로 들어선다. 시는 이들의 용도지역을 일반상업지역 등으로 상향해 전체 사업지구 평균 용적률이 900% 수준이 되도록 계획했다. 업무복합존에는 용산전자상가와 현대 연구개발(R&D)센터와 연계한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 업무 및 기업지원시설이 입주해 서울의 신산업 경쟁력을 선도하도록 한다. 주거시설은 업무복합존과 업무지원존에 약 6000가구(공동주택 3500가구, 오피스텔 2500가구)가량이 들어선다. 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14만 6000명의 고용 및 32조 6000억 원의 생산을 유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는 이를 통해 뉴욕 최대 복합개발지인 허드슨야드의 4.4배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 도시가 서울 한복판에 탄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도심 한가운데에 50만㎡에 가까운 부지가 비어 있다가 동시에 개발되는 것은 찾아보기 매우 힘든 드문 사례”라며 “계획대로 잘 추진해 서울을 글로벌 톱5 도시에 진입시키는 밑바탕으로 용산국제업무지구를 활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체계적 운영과 관리를 위해 ‘용산국제업무지구 타운매니지먼트(가칭)’를 설립해 국내외 유수 기업, 국제기구 등 유치를 위한 홍보에도 나선다. 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용산은 국제도시인 서울의 도심 한가운데 남아 있는 핵심지이기 때문에 서울의 어떤 지역보다도 국제기구와 국제기업들이 관심을 가지는 곳”이라며 “이런 부분을 홍보하기 위해 서울투자청 등을 통해 마케팅을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총괄계획가인 구자훈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도 “서울 내 오피스 수요는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있고 공실도 거의 없다”며 “현재 4차산업 등에서 늘어나는 오피스 수요를 받아줄 수 있는 데다 시내 교통 체계까지 다 갖춘 만큼 선호도가 높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김태영 기자 young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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