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이재명, 게리맨더링으로 '떴다방' 차리나"(종합)

하지현 기자 2024. 2. 5. 17: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방침에
한동훈 "정략 이해관계…하루아침에 바꿔"
권성동 "싸구려 연출…이재명 '창당 정치'"
나경원 "누더기 선거제…장고 끝에 꼼수"
[김포=뉴시스] 최동준 기자 =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3일 경기 김포시 라베니체광장에서 김포검단시민연대 주최로 열린 '김포-서울 통합 GTX-D 노선안 환영 시민대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4.02.0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하지현 기자 = 국민의힘은 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말한 '통합비례정당'은 곧 '위성정당'"이라며 이 대표가 오는 4·10 총선에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을 비판했다.

전주혜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논평에서 "준연동형제를 폐지하면 위성정당 문제도 발생할 여지가 없다"며 "도로 위성정당을 차릴 거면, 선거법 처리 시한까지 넘기며 뜸 들인 이유가 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표는 '국민은 언제나 옳고, 더디지만 역사는 진보한다'고 했지만 정작 자신은 민주당을 퇴보의 길로 빠트렸다"며 "조국당, 송영길당, 용혜인당 등 이재명 대표를 결사옹위할 '떴다방'이 차려지길 기다린 것인가"라고 비난했다.

이어 "이 대표 한 사람 눈치를 여야 정치권은 물론 모든 국민이 봐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며 "이 대표는 대선후보 당시 위성정당을 편법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자신의 말을 뒤집은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날 당사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소수 정당 배려라는 명분은 껍데기"라며 "이 대표가 '통합 비례정당'이라고 얘기는 했지만, 조금 지나면 '통합 위성정당'이 나올 것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 대표가) 자당 소속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도 산식을 모르는 '깜깜이 선거'를 국민들에게 강요하는 것"이라며 "민주주의와 국민을 내 개딸정치를 위해 얼마든지 찢어버릴 수 있다는 속내"라고 비난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을 방문한 뒤 이 대표의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 방침에 "이 대표의 입맛에 맞는 게리맨더링"이라고 비판했다. '게리맨더링'은 정당이 선거에서 유리한 결과를 얻기 위해 선거구를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경하는 행태를 뜻한다.

그는 민주당 측에서 국민의힘이 먼저 총선에 대비해 위성정당을 만들었다고 지적한 것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시작할 때부터 정의당과 야합했던 거다. 정작 정의당을 뒤통수 친건 민주당"이라며 "이상한 제도를 만들어놓고 자기들 마음대로 모든 걸 끌어가겠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비례대표제에 대한 국민의힘 입장은 한 번도 변한 적이 없다"며 "어제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나고 (입장을) 바꾼 건가. 몇몇 정략적인 이해관계로 5000만 명이 모두 영향받는 선거제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건가"라고 비꼬았다. 국민의힘은 그간 병립형 비례대표제 회귀를 요구해 왔다.

그러면서 "왜 국민이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 문재인 전 대통령의 입장에 영향을 받아야 하나"라며 "서로 간의 의석수 나눠먹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주당과 이재명의 이익 실현을 위한 선거제"라고 비판했다.

[광주=뉴시스] 박기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02.05. pboxer@newsis.com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민주당은 며칠 전까지 선거제를 전 당원 투표로 결정하겠다고 분위기를 띄웠는데, 오늘은 이재명 대표가 마치 고뇌에 찬 결단인 양 연출을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이와 같은 싸구려 연출은 한국 정치에는 비극이며, 민주당에는 희극일 뿐"이라며 "그 본질은 기괴한 선거제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아래서는 매번 총선 때마다 수많은 위성정당이 생겨났다가 사라질 것"이라며 "정당정치를 해야 할 국회에서 '창당 정치'를 하는 것이다. 비례대표제를 도입한 취지 자체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나경원 전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 대표가 준연동제 취지를 살린다고 하면서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또 다른 위성정당의 창당을 시사했다"며 "한마디로 '고탄수·저단백 다이어트'이고 '장고 끝에 꼼수'"라고 비판했다.

나 전 의원은 "이 누더기와 같은 선거제로면 누가 또 국회에 발을 들일지 뻔하다"며 윤미향 의원과 조국 전 장관, 최강욱 전 의원 등을 언급했다. 그는 "의원 꿔주기, 가짜정당 난립, 선거구 획정안 장기 포류 등 꼼수 정치의 토양이 된 기형적 선거법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광주 5·18 민주묘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안타깝지만 여당의 위성정당을 막을 방법은 없다. 준위성 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며 "같이 칼을 들 수는 없지만 방패라도 들어야 하는 불가피함을 조금이나마 이해해달라"고 했다.

이는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 선거제를 유지하겠다는 취지로, 위성정당인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해 이른바 '민주개혁선거대연합'을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지난 21대 총선부터 시행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별 득표율에 따라 전체 의석수가 배분되고, 정당 득표율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수가 조정된다. 거대 양당 체제를 벗어나 다양한 정당이 진출하도록 돕자는 취지였지만, '꼼수 위성정당' 출현이라는 부작용을 낳았다.

반면 지난 20대 총선까지 적용된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47석의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선거 결과와 무관하게 정당 득표율대로 나누는 제도다.

☞공감언론 뉴시스 judyha@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