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잠 설친다면 나쁜 투자… 제일 쉬운 원칙부터 지켜야"

박문수 2024. 2. 5.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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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 인터뷰] 김도아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 부지점장
손실 30% 넘어도 마음 편하다면 내 투자에 대한 확신이 있기 때문
고객에 포트폴리오 투자 늘 강조.. 美 금리인하 대비 장단기채 주목
주식시장선 상반기 ‘빅테크’ 관심
사진=박문수 기자
서울 강남역 GT타워 24층에 자리한 우리은행 TCE시그니처센터에서 만난 김도아 부지점장(사진)을 만났다. TCE시그니처센터는 우리은행에 30억원 이상 자산을 맡긴 부자들을 위한 특화지점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2년 'PB명가'로 알려진 한국씨티은행 출신 PB들을 대거 영입했다. PB 한명 한명이 고액 자산가와 연결되어 있는 만큼 PB의 영입은 곧 은행 수신액 증가로 이어졌다. TCE시그니처에는 씨티 출신 우리은행 PB 13명이 일하고 있다. '부자들의 투자정보'나 '새로운 자산관리 요령'을 묻자, 김 부지점장은 '돈을 잃지마라' '포트폴리오 투자가 답' '무릎에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 등 교과서같은 답변을 계속했다. 약 2000억원에 달하는 자산을 관리하는 그는 "제가 하는 말은 모두가 알고 있는 말, 오히려 최근에는 넘치는 각종 투자정보가 쓸만한 것을 가려내기 어렵다"면서 "제일 쉬운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고, 이게 제일 힘들다"고 강조했다.

■본인 성향 맞게 여윳돈으로

김 부지점장은 좋은 투자를 마음 편한 투자라고 정의했다. 그는 "손실이 30%를 넘어가도 '난 걱정 없어, 묻어두면 된다'고 판단해 마음 편한 A가 있다. 마이너스 10%면 밤잠을 설치는 B도 있다"면서 "1~2년 뒤에 수익을 아무리 많이 내더라도 B의 입장에서 좋은 투자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결국 투자는 본인 성향에 맞게 여윳돈으로 해야한다는 원칙의 반복이다.

그는 "옆에서 누가 '벼락부자'가 됐다는데 나만 '벼락거지'가 되는 게 아닌가하는 심리적 위축을 견디기란 어렵다"고 말했다. 투자원금이 큰 부자일 수록 원칙을 지키기가 더 어렵다. 한번의 잘못된 투자로 일시적으로 수억원이 사라진다면 '발 뻗고 잔다'는 것이 쉬운 게 아니다. 그는 고액자산가의 자산관리 상담 시 심리적인 조언에 중점을 둔다.

김 부지점장은 "수익을 내기 위해서 한다는 점에서 투기도 투자와 같지만, 투자는 거래 대상의 가치와 성격, 리스크를 잘 알고 '내가 일정 부분 손실도 감안할 수 있을 때' 하는 것"이라며 "합리적인 분석 없이 막연한 희망이나 타인에게 얻은 정보에 의존해 잘 알지 못하는 곳에 들어가면 투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고액자산가 고객에게 항상 포트폴리오 투자를 강조한다"면서 "예를 들어 새로운 기술로 떠오르는데다 수익이 좋다는 것을 듣고 가상자산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에게는 5% 미만만 투자하는 것을 권했다"고 했다. 그는 "자산의 5~10% 정도를 코인에 투자했는데 손실이 50%가 났다면 견딜 수 있다"면서 "만약 내가 가지고 있는 거의 모든 것 100%에 빚을 더해 들어갔는데 마이너스 50%가 되면 굉장히 견디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트럼프 당선시 인플레 자극 우려

올해 상반기 미국의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만큼 포트폴리오에서 단기채와 함께 장기채의 비중을 늘리라고 조언했다. 단, 장기채의 경우 금리의 변동성에 유의해야한다고 덧붙였다. 상반기 주식시장에서는 '빅테크'에 주목했다. 그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빅테크주의 성장스토리가 생겼다"면서 "일본의 반도체 장비와 한국의 비메모리를 중심으로 업황 개선이 될 것"이라고 봤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가 이긴다면 '물가 인상 우려에 금리 인하 시점은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바이든이 된다면 현재의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는 크게 내세우는게 2가지인데 미국 수입품에 관세 10%를 매기겠다는 것과 이민제한이다. 수입품의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물가 상승의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화를 보유하고자 한다면 '달러'를 추천했다. 그는 "달러를 권하는 이유는 물론 코스피하고 조금 반대로 움직이는 안전자산이라는 메리트도 있지만, 놀리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 많은 것도 장점"이라고 말했다.

mj@fnnews.com 박문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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