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정수기라 해서 썼는데” 매달 꼬박꼬박 나오는 플라스틱 쓰레기…이거 못 없애? [지구, 뭐래?]

2024. 2. 5.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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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정수기가 있다.

이 필터를 분리해 플라스틱으로 된 본체는 계속 다시 쓸 수 있도록 한 것.

먼저 정수 주전자 생산자인 독일의 '브리타'가 필터 쓰레기까지 책임지고 회수하라는 캠페인을 펼쳤다.

2020년 환경단체들이 1500여개의 필터 쓰레기와 약 1만5000명의 서명을 모아 항의한 끝에 2021년부터 국내에서도 필터 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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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거된 정수 주전자 필터 쓰레기들 [십년후연구소]

[헤럴드경제=주소현 기자] “소모품이라 많이 필요하고 또 버릴 때마다 양심이 콕콕 찔렸는데 이걸로 완전 해방될 것 같아요!” (도토리 필터 구매 후기)

환경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정수기가 있다. 바로 필터만 장착하면 수돗물을 바로 여과해 마실 수 있는 정수기. 친환경 소비자 사이에서 생수나 정수기의 대안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문제가 있다. 이 필터는 여전히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로 남는다는 것. 이것도 해결할 순 없을까? 사소할 수 있지만 이런 부분조차 고민하고 대안을 마련하는 이들이 있다.

도토리 필터도 그 중 하나다. 이 필터를 분리해 플라스틱으로 된 본체는 계속 다시 쓸 수 있도록 한 것.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겠다는 고민의 일환이다.

정수 주전자 [블로그 캡처]

정수 주전자는 중금속, 잔류염소, 부유물 등 오염물질을 거르는 자연여과식 정수기다.▷그물망(먼지 및 이물질) ▷코코넛 활성탄(잔류 염소) ▷이온 수지(중금속) 등 4중으로 된 필터를 거치면서 물을 끓이거나 전기를 연결하지 않아도 간단하게 정수된다는 게 특징이다.

대신 필터가 정수할 수 있는 용량이 150~170ℓ 정도로 정해져 있다. 이를 넘어서면 성능이 떨어져 한두 달마다 필터를 바꿔야 한다.

결국 정수 주전자도 일회용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필터의 본체는 플라스틱이지만 충전재는 재활용이 되지 않아 일반쓰레기로 버려야 한다. 쓰레기를 줄이려는 정수 주전자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셈이다.

2022년 6월 3D프린팅으로 제작한 열고 닫을 수 있는 정수 주전자 필터 시제품 [도토리컴퍼니 제공]

이에 정수 주전자 이용자들은 그동안 필터 쓰레기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왔다. 먼저 정수 주전자 생산자인 독일의 ‘브리타’가 필터 쓰레기까지 책임지고 회수하라는 캠페인을 펼쳤다. 브리타는 독일·영국 등 해외에서는 1992년부터 필터 쓰레기 수거했다. 2020년 환경단체들이 1500여개의 필터 쓰레기와 약 1만5000명의 서명을 모아 항의한 끝에 2021년부터 국내에서도 필터 쓰레기 수거 및 재활용이 시작됐다.

생산자가 쓰레기를 책임지고, ‘재활용’하는 것보다 더 좋은 방식은 썼던 필터를 버리지 않고 계속 쓰는 ‘재사용’이다. 이에 몇몇 정수 주전자 이용자들은 일체형으로 된 필터에 구멍을 내어 성능이 다 된 충전재를 버리고 새 충전재를 넣는 방식을 연구해 공유하기도 했다.

일체형 정수 주전자 필터에 구멍을 내서 충전재를 교체하는 모습 [금자의 쓰레기덕질 유튜브]

리필할 수 있는 정수 주전자 필터를 개발한 서희경 도토리컴퍼니 대표도 정수 주전자를 쓰면서 이와 비슷한 고민을 했다. 서희경 대표는 “필터 회수율이 10%대로 낮은데다 필터에 구멍을 내서 충전재를 바꾸는 것도 어려웠다”며 “애초에 필터를 열고 닫을 수 있게 설계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고민을 실물로 구현하는 데 2년이 넘는 시간이 걸렸다. 현실성 있는 도면을 그리고 3D 프린팅으로 만드는 데 1년이 걸렸다. 이후 활성탄과 이온 수지 등 필터 원료 공급업체를 확보하고 원료 안전성 인증 성적도 갖췄다.

분해와 조립이 가능한 정수 주전자 필터 [도토리컴퍼니 제공]

지난해 9월부터 두차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판매한 뒤 올 초부터 자체 온라인 판매 채널을 열었다. 오프라인에서는 알맹상점 등 10여 개의 제로웨이스트 상점에도 공급하고 있다.

뚜껑을 여닫을 수 있는 본체를 한번 사면 이후에는 충전재를 계속 리필할 수 있다 보니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서희경 대표는 “친환경이라고 해도 가격이 비싸면 접근성이 떨어질 것”이라며 “정가의 절반 이하로 가격을 맞추려고 했다”며 “디자인권을 등록했고, 수출 등울 고려해 KS인증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address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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