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가 힘든 ‘진짜 이유’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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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사는 남달리 봉사 정신 투철한 사람이 하는 것일까.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한 사람이 특수교사를 하는 것일까.
요즘 여론을 보면 특수교사라는 직업을 '봉사' '희생' 등의 단어와 연결 짓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특수교사라는 직업에 재미와 보람을 갖고 임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자꾸 봉사하는 사람으로, 궂은일 하느라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으로 대상화해버리면 교사효능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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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교사는 남달리 봉사 정신 투철한 사람이 하는 것일까. 자신을 희생하는 숭고한 사람이 특수교사를 하는 것일까. 요즘 여론을 보면 특수교사라는 직업을 ‘봉사’ ‘희생’ 등의 단어와 연결 짓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그런데 이런 분위기가 오히려 특수교사들의 의욕을 떨어트리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음을 알았으면 좋겠다. 특수교사라는 직업에 재미와 보람을 갖고 임하고 있는데 주변에서 자꾸 봉사하는 사람으로, 궂은일 하느라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으로 대상화해버리면 교사효능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전문성은 사라지고 어느새 봉사자의 위치가 되어버리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다. 사람들은 특수교사가 발달장애 학생 때문에 힘들다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주변에 아는 특수교사가 한 명이라도 있다면 제발 물어보길 바란다. 오히려 발달장애인만이 가진 매력(그 투명하고 솔직하고 엉뚱한!)을 가족 다음으로 많이 아는 이들이 특수교사다.
특수교사는 장애 학생들이 예쁘다. 그래서 계속 교사를 한다. 덩치가 산만한 제자도 귀엽기 그지없다. 웃을 일 많지 않은 세상에서 그나마 매일 웃을 수 있는 삶을 사는 건 느린 속도로 천천히 성장하는 제자들이 매일 예기치 못한 웃음보따리 선물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예쁜 학생도 말 안 듣고 떼쓰고 자해나 타해를 하기도 하지만 전문성과 경험을 가진 특수교사는 그런 상황을 현명하게 잘 넘기고 마음에 담아두지도 않는다. 학생을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특수교사를 힘들게 하는 건 다른 부분들이다. 수업에만 집중할 수 없는 과도한 행정업무, 담당한 학생 수가 역량을 넘어가는 과밀 학급, 전문성을 갖추지 못해 오히려 일거리를 늘리는 특수교육지원인력, 이런 것들이 특수교사를 힘들게 한다.
사람 때문에 힘들기도 하다. 그 대상은 예상외로 학생이나 학부모가 아니다. 관리자인 교장 교감, 장애 이해가 전무한 일반 교사들로 인해 힘든 상황이 많다고 한다. 오죽하면 통합교육 중인 특수학급 교사들은 자신들을 학교 안에서 둥둥 떠다니는 ‘외로운 섬’이라고 한다. ‘섬’이라는 단어가 일반 학교 안에서 특수교사가 처한 현실을 잘 보여준다.
물론 어느 해에는 학생과 학부모로 인해 힘들기도 하다. 하지만 그럴 때조차도 예쁜 학생들과 고마운 학부모들 덕에 힘을 얻는다.
이런 특수교사들을 희생과 봉사의 아이콘으로 대상화해 그들의 ‘집단적 교사효능감’을 끌어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정말로 특수교사들을 위하고 싶다면 그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그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학교 구성원 인식변화를 위해 각자의 자리에서 애써줬으면 좋겠다. 그런 일에 여론을 모아줬으면 좋겠다.
봉사자, 희생자 논리는 특수교사들의 심란한 마음에 어떤 위로도 되지 않을뿐더러 현실의 어려움을 해결하는 일과는 아무 상관도 없다. 그저 개인의 ‘장애 혐오’를 당당히 드러내기 위해 특수교사라는 직업군을 예로 들며 이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류승연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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