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한 삼성… 이재용 ‘오너십 경영’ 날개 [‘불법 승계’ 이재용 1심 무죄]

이동수 2024. 2. 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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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삼성 내부에선 최악의 '총수 부재' 사태를 피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검찰이 항소하면 당장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긴 쉽지 않겠지만, 이 회장으로선 그간 이어왔던 '현상 유지'를 깨고 대형 인수·합병(M&A) 등 과감한 '오너십 경영'을 펼칠 공간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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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 부재 사태는 피했다” 한숨 돌려
李 “초일류 기업 도약 의무” 최후진술
재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념 관측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5일 부당 합병·회계 부정 혐의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삼성 내부에선 최악의 ‘총수 부재’ 사태를 피했다며 안도하는 분위기다. 검찰이 항소하면 당장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해소되긴 쉽지 않겠지만, 이 회장으로선 그간 이어왔던 ‘현상 유지’를 깨고 대형 인수·합병(M&A) 등 과감한 ‘오너십 경영’을 펼칠 공간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은 이날 별다른 입장은 내지 않았지만 내부에선 이번 무죄 선고로 사법 리스크 관련 ‘시계 제로’의 불확실성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법원 나서는 이재용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간 ‘부당 합병·회계 부정’ 등 혐의로 기소된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이 5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오고 있다. 법원은 이날 이 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에 불법행위가 없었다고 판단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남정탁 기자
재계에선 이 회장이 미래 먹거리 발굴에 전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삼성을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시켜야 하는 책임과 의무가 있다는 것을 늘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저의 모든 역량을 온전히 앞으로 나아가는 데만 집중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나설 분야로는 M&A가 꼽힌다. 그간 인공지능(AI), 핀테크, 디지털 헬스, 로봇, 전장 등에 대한 소규모 투자는 이뤄졌지만 조단위 초대형 M&A는 2017년 미국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을 9조원에 인수한 것을 마지막으로 ‘올스톱’ 상태다. 로이터 등 외신들은 “이 회장이 M&A 같은 주요 전략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의 모습. 연합뉴스
일각에선 이 회장이 ‘뉴삼성’ 선언을 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지난해는 이건희 선대회장이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꾸라’던 ‘신경영 선언’을 한 지 30년이 되는 해였지만 이 회장의 메시지는 나오지 않았다. 사법 리스크를 어느 정도 해소한 만큼 삼성의 새로운 30년을 바라보는 ‘이재용의 빅픽처’가 나올 수 있다. 뉴삼성 구축을 위한 대대적인 인사나 조직 개편, 나아가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과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 등도 추진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설 명절을 앞둔 6일에 정부가 특별사면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경제6단체는 이날 공동호소문을 통해 “국민 화합과 경제 활력 제고를 위해 경제인에 대한 특별사면과 복권을 시행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이들은 호소문에서 “우리 경제가 처한 엄중한 상황을 돌아볼 때 한 사람의 기업인이라도 힘을 보태 경제 활력을 불어넣는 것이 잘못을 뉘우치는 길이 될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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