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청년 탈모인' 지원한다는데…"포퓰리즘" 논란은 여전
이지현 기자 2024. 2. 5. 17:37
"만 39세 이하 청년 등에게 탈모 치료 지원해 드려요."
서울 성동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탈모 지원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탈모 진단을 받은 만 39세 이하 성동구민이라면 연간 20만 원 한도 내에서 경구용 약제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입니다. 청년은 물론 청소년도 지원 대상입니다.
지난해 이 사업으로 988명이 탈모 치료 지원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650명 넘는 주민들에게 탈모 치료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올해 지원사업은 오늘(5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는데, 신청 전부터 많은 문의가 있었다"며 "탈모 치료가 단기에 끝나는 게 아니다 보니 지난해에 지원을 받았던 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충청남도 보령시 역시 지난해부터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령시는 탈모 진단을 받은 만 49세 이하 시민들에게 진료비 및 약제비 본인 부담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인당 월 15만원, 연 50만원까지 지원 가능하며 최대 2년 동안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지난해 보령시는 약 350명에게 치료비를 지원했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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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성동구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탈모 지원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의료기관에서 탈모 진단을 받은 만 39세 이하 성동구민이라면 연간 20만 원 한도 내에서 경구용 약제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입니다. 청년은 물론 청소년도 지원 대상입니다.
지난해 이 사업으로 988명이 탈모 치료 지원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650명 넘는 주민들에게 탈모 치료를 지원할 계획입니다.
성동구청 관계자는 "올해 지원사업은 오늘(5일)부터 신청을 받고 있는데, 신청 전부터 많은 문의가 있었다"며 "탈모 치료가 단기에 끝나는 게 아니다 보니 지난해에 지원을 받았던 분들을 비롯해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충청남도 보령시 역시 지난해부터 탈모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습니다.
보령시는 탈모 진단을 받은 만 49세 이하 시민들에게 진료비 및 약제비 본인 부담금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1인당 월 15만원, 연 50만원까지 지원 가능하며 최대 2년 동안 지원하는 방식입니다.
지난해 보령시는 약 350명에게 치료비를 지원했고, 올해도 비슷한 규모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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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비 지원'이 갑자기 부상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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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비 지원 정책의 시작은 20대 대선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탈모약 건강보험 적용'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운 건데요.
공약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 '탈모 갤러리'에서 큰 반향이 일었습니다. 당시 이 후보는 '이재명을 뽑는다고요? 이재명은 심는 겁니다'라는 홍보 영상까지 제작해 화제를 모았습니다.
이후 각 지자체들도 탈모 지원책을 추진하겠다고 나섰습니다. 탈모 치료비를 구·시 예산으로 지원해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서울 성동구와 충남 보령시, 대구시 등에서는 지난 2022년 말 청년 탈모 치료 지원을 위한 조례가 각 구의회·시의회에서 통과됐습니다. 부산시 사하구 역시 지난해 관련 조례를 가결했죠.
왜 탈모증, 그중에서도 청년을 지원하는 걸까.
지자체마다 각각의 사정은 다르지만 탈모에 대해 유권자 관심이 워낙 뜨거운 데다, 탈모증을 앓는 대다수가 20~30대 젊은 층이라는 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됩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6~2020년 '탈모증' 질환의 건강보험 진료 현황을 조사해보니, 이 기간에 탈모증 진료 인원은 21만 2000명에서 23만 3000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그중 가장 많은 연령대가 30대(22.2%)였고, 이어 40대(21.5%), 20대(20.7%) 순이었습니다.
부산 사하구 관계자는 "사하구의 경우 청년 인구 감소가 심각하다"며 "청년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정책을 시범적으로 해보면 어떻겠냐는 의견에 따라 조례가 통과됐고 사업을 추진하려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특히 청년들이 취업 준비 기간 동안 탈모 때문에 고통을 겪는 경우들이 있어 미취업 청년을 위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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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제동에 예산 부족까지…쉽지 않은 치료비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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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 치료에 대한 많은 관심이 쏟아지고 지자체들도 조례 개정에 나섰지만 정작 지원 사업을 시행하는 곳은 두 곳뿐입니다.
부산 사하구는 지난해 5월 조례를 만든 뒤 보건복지부와 정책 협의에 나섰습니다. 지자체는 사회보장제도를 신설하거나 변경하려면 복지부와 의무적으로 협의를 해야 합니다.
하지만 복지부는 사하구 측에 "사업 시행이 어렵다"는 불가 통보를 보냈습니다.
당시 복지부는 "사업이 전국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보이고, 건강보험 재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사하구 측은 청년 인구 감소 등을 이유로 사업의 시범 운영을 제안하는 의견을 다시 복지부 측에 보냈지만 아직 답을 받지 못했습니다.
대구시 역시 올해 탈모 치료비 지원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지만 재정 문제 때문에 올해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습니다.
대구시 관계자는 "탈모 치료비 지원에 대해서는 조례도 제정되었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도 "다만 현재 대구시 재정 상황 때문에 신규 사업으로 추진하기 어려워 올해 예산 편성이 안 됐다"고 말했습니다.
청년 월세 지원 등 우선순위에 있는 청년 복지 사업에 예산을 먼저 분배하다 보니, 탈모 치료비 지원 예산은 마련하지 못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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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 여론도 거세…"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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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공공 부문에서의 탈모 치료 지원이 합리적인가 하는 논란과 맞닿아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시의회에서는 19~39세 청년에게 탈모 치료비 일부를 지원하는 조례안이 발의됐습니다.
당시 조례안을 발의한 이소라 서울시의원은 "청년층은 학업·취업·창업·연애·결혼 등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사회·경제적 이행기"라며 "탈모로 인한 부담과 고통이 더욱 가중될 우려가 있다"고 조례안 발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일부 시의원들도 "탈모가 있으면 청년들의 자존감이 더 낮아진다"면서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죠.
하지만 반대 의견도 나왔습니다. "청년에게만 탈모 치료 지원을 하면 형평성의 문제가 있다", "포퓰리즘 정책을 보일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었습니다.
결국 서울시의회는 논의를 보류하기로 했고 조례는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전문가들도 탈모 지원 정책에 부정적입니다.
정재훈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탈모라는 걸 사회적 문제로 우리 사회가 합의를 보면 지원해주는 게 맞겠지만 아직은 그렇지 않은 상황"이라며 "정말 사회문제라고 하면 지자체 재원이 아니라 건강보험으로 지원해주는 게 맞지 않겠냐"고 지적했습니다.
정 교수는 이어 "또 지자체가 재정을 써서 지원하면 해결이 돼야 하는데, 이건 해결할 수 없는 문제"라며 "전형적인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꼬집었습니다.
이상이 제주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교수도 "탈모는 질병이 아니며 전 세계적으로도 탈모에 대한 지원을 해주는 곳은 없다"며 "미용 목적의 탈모에 대해 세금으로 지원을 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비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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