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씩 육아휴직·아빠도 할머니도…돌봄, ‘유연성’이 필요해

입법조사처 “육아휴직 활성화하려면 ‘나눠쓰기’ 등 유연성 높여야”

게티이미지뱅크

일·가정 양립을 위해 육아휴직 사용을 촉진하려면 필요할 때 이를 나눠 쓰거나 양도를 허용하는 등 제도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다.

국회입법조사처는 5일 펴낸 ‘남성 육아휴직 사용 활성화 및 제도 유연성 확보’ 보고서에서 “한국의 배우자 출산휴가와 육아휴직 제도가 경직돼 있다”며 “육아휴직 분할 사용 횟수와 최소 사용 기간 등에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하고, 양도 허용 가능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현행 국내 법정 육아휴직 제도는 자녀 1명당 1년간 쓸 수 있는데, 분할 사용은 두번까지 가능하며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다.

보고서를 보면, 독일 민간 싱크탱크인 노동경제연구소는 지난해 오스트리아 사례를 분석해 남성의 육아휴직 사용에 경제적 보상보다 제도의 유연성이 더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오스트리아에선 개인 선택으로 육아휴직을 2개월에서 최장 2년까지 쓸 수 있는데, 짧은 기간 휴직 선택권이 보장되자 육아휴직 사용률이 23% 증가해 소득대체율 상향 때(13%)보다 사용률이 더 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유럽 주요 국가들도 육아휴직을 필요에 따라 나눠 쓰고 있다. 아이슬란드는 부모마다 6개월이 주어지는데, 최소 2주 이상씩 여러번 사용할 수 있다. 룩셈부르크는 4∼20개월 육아휴직을 한달씩 네번에 나눠, 네덜란드는 한달씩 여섯번까지 나눠 사용할 수 있다. 스웨덴은 240일인 육아휴직을 1년에 최대 세번에 걸쳐 쓸 수 있다.

리투아니아와 헝가리는 조부모도 육아휴직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를 운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국내에서도 분할 사용과 양도 허용 등 육아휴직 제도적 유연성 확보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