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컬처] "살아있는 동안 빛나라"…소프라노 박혜상 두번째 DG앨범 `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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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니 슬퍼할 시간을 빛나게 살자'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베를린 국립오페라 등 세계 무대를 누비는 '차세대 디바' 소프라노 박혜상(36)이 2020년 첫 도이치그라모폰(DG) 앨범 '아이 엠 헤라'(I AM HERA) 이후 4년 만에 새 음악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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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을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니 슬퍼할 시간을 빛나게 살자'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베를린 국립오페라 등 세계 무대를 누비는 '차세대 디바' 소프라노 박혜상(36)이 2020년 첫 도이치그라모폰(DG) 앨범 '아이 엠 헤라'(I AM HERA) 이후 4년 만에 새 음악으로 돌아왔다. 두 번째 앨범은 팬데믹 동안 고뇌한 죽음과 삶에 대한 실존적 고민·해답을 담은 콘셉트의 '숨'(BREATHE)이다.
박혜상은 5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팬데믹 당시 고민과 고찰의 시간을 보내면서 힘들었는데 부정적 마음이 가득 찬 상황에서 앨범을 준비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이어 "레퍼토리를 찾던 중 이번 작품의 핵심 주제이기도 한 '결코 슬퍼하지 말라, 살아있는 동안 빛나라'는 문구가 있는 세이킬로스의 비문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현대 음악 작곡가 루크 하워드의 곡 '시편'을 떠올렸고 루크 하워드에게 기존작에 세이킬로스 비문을 넣은 편곡 작품 'While You Live'를 의뢰했다.
박혜상은 "해당 문구를 접하고 순간적으로 힐링이 되면서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다가왔다"며 "그래서 '세이킬로스의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보면 어떨까' 생각해봤고, 앨범 주제를 '살아있는 동안 빛나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앨범 작업은 감정적으로 소비를 많이 하게 돼 제겐 정말 어려운 일"이라며 "앨범만 생각하면서 살아오다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해 산티에고 순례길도 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8월부터 25일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하루에 20~30㎞씩 걸으면서 그곳에서 영적인 여러 가지 체험을 했고 외로움도 강렬하게 느꼈다"며 "하지만 그 순간 자연이 주는 선물에 '살면서 많은 것들이 필요하지 않았구나'라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또 "아침마다 맞이하는 일출은 거대한 우주의 포용처럼 느껴졌고, 세이킬로스의 말이 더욱 다가와 앨범 작업의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며 "이번 작품을 듣는 이 모두 삶의 평화와 힘을 맛보며 살아갈 용기를 얻길 바라는 희망을 담았다"고 전했다.
앨범 표지로 물속에서 숨을 쉬는 사진을 선택한 것에 대해선 "녹음을 마치고 숨을 쉬기 위해 물속으로 사라지는 꿈을 꿨는데 세이킬로스의 비문과 순례길에서 경험한 충만함을 느꼈다"며 "물속에서의 숨은 가장 평안했고, 본연 그 자체의 모습이었기에 깊은 평화를 느낀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엔 한국 작곡가 우효원의 작품 'Woo: Requiem aeternam(어이 가리)'도 수록했다. 한국 전통 현악기 아쟁 연주에 목소리를 얹어 상례악 어이 가리를 레퀴엠에 연결해 만들었다.
박혜상은 2015년 몬트리올 국제 음악 콩쿠르 준우승과 최다 관객상을 수상했고, 오페랄리아 콩쿠르에서 여성부문 2위, 지르주엘라(스페니시 아리아) 부문 1위에 올랐다. 2019~2020년 베를린 코미셰 오퍼에서 공연한 '라보엠'의 무제타 역, 영국 글라인드본에서 선보인 '세비ldi의 이발사' 로지나 역으로 주요 오페라하우스 무대에 데뷔했다. 2020년엔 아시아 소프라노로서 최초로 세계적 클래식 레이블 DG와 전속계약을 체결했다.
그는 오는 13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새 앨범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 이후 LA 필하모닉, 런던 필하모닉, 뉴욕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교향악단과 협연을 예정하고 있다.박은희기자 ehpar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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