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갔다 듣기 싫어 독하게 득점 1위까지 멈출 수 없죠"

임정우 기자(happy23@mk.co.kr) 2024. 2. 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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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축구 등 팀 스포츠에서 베테랑은 상상 이상으로 중요하다.

김정은은 "운동선수에게 과거에 잘했다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 눈앞에 있는 한 경기를 잘 치르기 위해 100%를 쏟아붓는 게 프로라고 생각한다"며 "나이가 들면서 실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30대가 된 뒤 두 배 이상으로 노력했다. 독하게 마음먹고 농구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런지 나이가 들어서도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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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KBL 8000점 돌파 김정은
103점 더하면 정선민과 동률
통산 8000득점을 돌파한 김정은이 이제 통산 득점 1위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농구, 축구 등 팀 스포츠에서 베테랑은 상상 이상으로 중요하다. 경기장 안에서 감독과 같은 역할을 하며 동료들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게 베테랑이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부천 하나원큐 여자 농구단에는 실력과 리더십 등 모든 면에서 특별한 베테랑이 있다. 19년째 변함없는 실력을 자랑하며 지난달 28일 WKBL 통산 8000득점을 돌파한 김정은이다.

김정은은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프로 데뷔전을 떠올려봤을 때 통산 8000득점과 같은 대기록을 세울 것이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매일 전투 모드로 임했던 하루하루의 노력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스스로에게 엄격한 편인데 8000득점을 돌파한 건 칭찬해주고 싶다. 이제는 통산 득점 1위 기록 경신에 도전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교 시절부터 특급 기대주로 주목받았던 그는 2005년 12월 21일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경쟁이 치열한 프로 세계에서 반짝 잘하고 사라지는 선수가 많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만큼 이를 악물었다. 타고난 재능에 노력과 경험이 더해지면서 김정은은 WKBL을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특히 득점에서는 역대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골밑은 물론이고 외곽에서도 남다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2023~2024시즌에도 경기력은 엄청나다. 평균 득점 11.24점(13위), 리바운드 5.38개(13위) 등을 기록하며 열 살 넘게 차이 나는 후배들과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서도 김정은처럼 20년 가까이 최고 실력을 자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나이가 들면서 운동 능력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크고 작은 부상이 숙명처럼 따라다니는 만큼 10년 이상 에이스로 활약하는 선수는 많지 않다.

김정은 역시 부상 때문에 선수 생활을 그만둘 뻔한 몇 차례 위기가 있었다. 그러나 다시 경기장에 나서겠다는 불굴의 의지로 이겨냈고, WKBL 리빙 레전드가 됐다. 김정은이 30대가 훌쩍 넘어서도 최고 기량을 발휘하는 원동력은 '한물갔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서다.

김정은은 "운동선수에게 과거에 잘했다는 건 아무런 의미가 없다. 지금 눈앞에 있는 한 경기를 잘 치르기 위해 100%를 쏟아붓는 게 프로라고 생각한다"며 "나이가 들면서 실력이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듣기 싫어 30대가 된 뒤 두 배 이상으로 노력했다. 독하게 마음먹고 농구에 투자하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런지 나이가 들어서도 경기력이 떨어지지 않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했다.

김정은이 19년째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 체중과 생활습관을 보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하는지 알 수 있다. 그는 "하루에 체중을 세 번씩 재는데 숫자가 조금이라도 올라가면 바로 관리에 들어간다. 최고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는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지금도 가족과 지내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농구와 관련된 일정을 가장 많이 소화한다. 농구를 한 지 벌써 20년이 넘었지만 지금도 정말 재미있고 더 잘하고 싶다"고 설명했다.

5일까지 8037점을 기록 중인 김정은은 남은 시즌 WKBL 통산 득점 1위를 정조준한다. 현재 1위에 이름을 올린 정선민 전 국가대표 감독(8140점)과는 103점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김정은은 "통산 8000득점을 돌파하면서 WKBL 통산 득점 1위에 한 걸음 가까워졌다고 느꼈다. 특별한 기회가 생긴 만큼 더욱더 철저히 준비하려고 한다"며 "농구를 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는데 이 기록을 달성하면 기분이 남다를 것 같다. 남은 시즌 경기장에서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강조했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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